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시립병원운동본부는 여전히 침묵 중:
로고

시립병원운동본부는 여전히 침묵 중

〔벼리의 돋보기〕시민운동에 대한 단상

벼리 | 기사입력 2008/11/07 [02:07]

시립병원운동본부는 여전히 침묵 중

〔벼리의 돋보기〕시민운동에 대한 단상

벼리 | 입력 : 2008/11/07 [02:07]
“시립병원설립과 민주노동당과의 관계는 뭘까요? 성남에서 …그 동안 가장 열심히 시립병원 설립운동에 앞장섰던 …정당을 뽑으라면 …민주노동당을 뽑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분은 없을 것입니다. 지난 시립병원설립 투쟁과정에서 다수의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연행되고, 구속되기도 했었습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민주노동당은 성남시의 어떤 정당보다 열심히 시립병원설립운동에 나섰습니다.”

누군가 성남투데이에 보낸 메일의 한 구절이다. 이 구절은 내게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고 지금도 그렇다. 이미 나는 민주노동당의 ‘헌신’이랄까 인용한 구절에 담긴 그런 것에 고개를 끄덕이기는커녕 오히려 ‘원리’란 것을 끌어들여 이 구절이 경험론적인 수준의 인식에 있다고 심하게 ‘깎아 내렸다’(<성남의 한계를 씹는다> 참조). 나는 ‘분명히’ 그렇게 했다. 더 솔직히 말하면 ‘일부러’ 그렇게 했다. 왜 그랬을까?

그에게, 나아가 그런 헌신이란 사실을 내세우는 모든 사람들에게 강한 임팩트를, 충격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게 경험론적 인식을 내세우는 이런 사람들의 태도는 오히려 ‘현실’이라는, ‘상황’이라는 ‘절대적 타자’ 앞에서 오히려 ‘장님’으로 출현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 내 생각이다. 실은 이런 유형의 사고야말로 아주 ‘흔해빠진’ 사고에 속한다. 보편적인 종교의 가르침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왼손이 하는 일,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
 
▲ 지난 10월 24일 수정구청 정문 인근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는 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 같은 날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는 시립병원에 온갖 험담을 늘어놓으며 내 집 앞에 시립병원 설립은 안 된다고 소란을 피운 신흥주공 주민들도 있었다. 이 '동시성'은 어떤 것일까?     © 성남투데이

‘의도’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 의도라는 것을 포함한 ‘주체’라는 것 자체가 넌센스하다고 이미 나는 말했다(<진정성이 있냐고 물으면> 참조). 역으로 위의 인용한 구절을 그렇게 말한 사람과 같은 수준에서 내가 받아들일 경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할 경우, 초래되는 것은 오히려 그 의도의 방향과는 정반대일 것이다. 민주노동당처럼 하지 못한 다른 정치세력들 나아가 그들처럼 나서지 못한 시민들을 ‘배제’시키게 된다는 것, 바로 이것이다.

다시 말하면 시립병원설립운동에서 특정세력의 헌신을 강조하면 할수록 보다 많은 정치세력들의 지지와 지원, 보다 많은 시민들의 참여 속에 진행되어야 할 이 운동 앞에 최대 ‘시립병원 설립운동은 민주노동당 거야, 우리가 왜 끼니?’라든가, 최소 ‘민주노동당이 열심히 앞장서는데 우리가 나설 필요가 있니?’와 같은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미 이런 현실이 조성되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타자의 배제는 우선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고립을 가져다준다(물론 내게 당은 언제나 관심 밖이다. 나중에 자세히 말할 기회가 올지 모르겠지만, 당은 결코 ‘운명’의 수준에 있지 않다고 보는 탓이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관점, 시민의 이익, 시민의 입장에서 원리적으로 이해되고 추진되어야 할 이 운동을 고립시키고 끝내는 변질이라든가 파괴라든가, 그런 파국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데 있다.

과연 쇠퇴하기 위해서 또는 죽기 위해서 이 나라 시민운동역사에 보기 드문 이 운동을 전개했나? 시립병원 설립부지 변경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나타난 이 운동의 모습은 내겐 시대에 뒤떨어진 C급영화를 보는 것 같은 그런 느낌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미 쓴 것처럼 내겐 단호하게 부정할 수밖에 없는 그것이었다. 게다가 그것은 권력에 대항하는 반권력이 권력을 닮아간다는, 그런 강렬한 인상도 내게 남겼다.

나는 시민운동에서 경계심을 갖고서, 지키지 않으면 안 될 두 가지 ‘원칙’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시민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 특히 초기 참여자들은 ‘촉발자’라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결코 어떤 조건 아래서도, 어떤 이유에서도 그 이상은 될 수 없다는 한계선을 그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누군가 촉발자가 아닌 가령 ‘지도자’가 되는 순간, 운동은 변질과 파괴의 길을 걷는다. 이는 모든 실패한 운동들에서 발견되는 공통점 아니겠는가.

오히려 운동의 생명은 ‘자연생장성’에 있다. 운동이란 문제의 당사자들이 진행하는 운동으로 전화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른바 하이에크 류의 ‘자발성’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 요컨대 대지에 옮겨 심은 묘에 부지런히 볕 쪼여주고 물주고 거름 주는, 그런 일과 같다고 말하고 싶다. 아울러 이 문제의 당사자들이 그가 누구든, 어떤 세력이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놀아나선 안 된다는 것도 분명하다.

둘째, ‘외부’를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시민운동이, 시민운동 뿐 아니라 다른 대부분의 사회운동이 실패로 귀결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자기 완결적이거나 패쇄적인 시스템(구조)에 갇혀 그로부터 벗어나지 못할 때다. 따라서 원인은 한 가지다. 운동의 외부를 보지 못하는 데 있다. 이는 우리가 언어를 대할 때 언어 밖에서 언어를 언어이게 하는 ‘현실’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경우와 같다. 가령 거품을 무는 언어는 언어가 아니다.

운동은 언제나 하나의 섬과 같다. 그리고 운동을 둘러싼 외부는 섬을 둘러싼 바다와 같은 것이다. ‘여기가 로두스섬이다. 자, 여기서 뛰어보라!’ 모든 운동에는 이런 딜레마가 있다. 이 딜레마는 오직 ‘도약’을 통해서만 대적할 수 있다. 도약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바다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가령 섬은 바다 어디에 위치하는 것일까? 하늘의 별자리는 어떻게 운행하는가? 등등. 그리고 바다에서 생각한 만큼 필요한 일을 수행하는 것이다.

생각할 때마다, 일을 수행할 때마다 도약은 ‘반복’되지 않으면 안 된다. 관성의 법칙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시립병원설립운동을 두고 말한다면, 이 외부는 이 운동의 촉발자들, 아니 참여자들이 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와 민주노동당(아니 모든 정치세력들) ‘사이’에서 생각하고 행동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시는, 민주노동당과 함께 정파적으로 움직이고 근거 없는 프로파간다나 일삼는 그런 짓은 없어야 한다.

나는 이 외부를 보는 태도가 경험적인 수준에서는 잘 포착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위에서 인용한 구절을 놓고 말한다면, 이런 수준에서는 아무리 내가 잘 봐주어도 시립병원설립운동이 고립되어도 좋다는 그런 자기만족만을 주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역으로 이런 자기만족이야말로 오히려 시립병원설립운동을 고립시키는 데나 기여할 수 있을 뿐이라고 보는 것이다.

일을 대하는 태도라는 측면에서 나(나라는 자아 또는 나라는 공동체)를 배제한 타자로부터 보는 것, 이것이 외부를 보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는 경험적 수준을 넘어설 때라야 세울 수 있는 보편적이랄까 이론적이랄까 하는 그런 태도일 것이다. 사실 앞에서 지적한 두 가지 원칙도 이런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경험에 갇혀서는 안 된다. 오히려 경험을 조망할 수 있어야 한다. 내부에 있어도 외부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그런 태도가 요구되는 것이다.

외부가 없고 따라서 보편적이지 않는 운동은 이미 죽은 운동이다. 성남지역사회에서 운동을, 시민운동을 말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살아 있는 교훈이 있다. 그것은 성남지역에서 소위 운동을 거쳐 간 사람들의 ‘뒷모습’이다. 그 뒷모습은 운동에서 드러난 그 앞모습과 모순되는 것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가 민주노동당과 ‘겹쳐진 얼굴’로 나타난 것으로부터 나는 크게 상처를 받았고 그래서 아프다.

나와 마찬가지로 시민들이 원하는 시립병원설립운동이란 결코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받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지금 나는 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와 민주노동당 사이라는 외부에서 생각 중이다. 인용한 구절이 내게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고 지금도 그렇다고 말한 것도 이런 태도에서다. 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는 공개적으로 물은 내 질문들에 대해 여전히 침묵이다. 나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왜 침묵하는 것일까? 이 침묵도 일종의 답변이란 뜻일까?
 
  • 성남시 의료원 건립공사 ‘순항’
  • ‘의료공백 해소’ 성남시의료원 설립 공사 속도낸다
  • ‘성남시의료원’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한다
  • 성남시의료원 설립 본격화…7개 병원과 자문 협약
  • “성남시의료원 운영방식, 주민투표로 결정하자”
  • 성남시의료원 건립예산 문화복지 상임위 ‘통과’
  • 옛 성남시청사 철거공사 재개한다
  • 옛 성남시청사 발파 해체 주민피해 대책은?
  • 옛 성남시청사 발파로 ‘해체’ 역사 속으로 사라져
  • ‘성남시립의료원’ 건립 본격화
  • “지방의료원법 개악안 발의 즉각 철회해야”
  • 한나라당 시의원들 ‘주민소환운동’ 벌인다
  • 한국판 ‘Sicko’ <하얀정글> 성남서 상영된다
  • 성남시 ‘시립의료원 설립운영 조례’ 재의 요구
  • 공공병원 ‘서울의료원’서 성남시의료원의 내일을 본다
  • 민의배신 의회폭거’ 한나라당 규탄 촛불집회 강행
  • ‘민의배신 의회폭거’ 한나라당 규탄 촛불집회 연다
  • “위법 조례? 생각의 차이일 뿐이다”
  • 성남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 신상진 의원 사무실 농성(?) 해산
  • “정치적 이익 위해 위법성 조례안도 활용하다니…”
  •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