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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투표, 감정투표는 지역을 두번 죽이는 일이다”지역이슈에 대한 정책차별을 후보선택 기준으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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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투표, 감정투표는 지역을 두번 죽이는 일이다”
지역이슈에 대한 정책차별을 후보선택 기준으로 삼아야...

[연재기획-17대 성남 총선을 말한다] 성남총선연대 하동근 집행위원장

하동근 | 기사입력 2004/04/29 [01:57]

“바람투표, 감정투표는 지역을 두번 죽이는 일이다”
지역이슈에 대한 정책차별을 후보선택 기준으로 삼아야...

[연재기획-17대 성남 총선을 말한다] 성남총선연대 하동근 집행위원장

하동근 | 입력 : 2004/04/29 [01:57]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우리 동네의 총선도 끝났다. 당선된 분들에게 축하를, 낙선된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아주 많은 부분에서 새로웠던 선거환경 속에서 얘깃거리도 많았다. 아무튼 금품살포 등의 불법의 소지가 많이 줄었다는데 대체로 동의하는 듯하다.
 
▲ 하동근 집행위원장.     ©우리뉴스
법은 당선. 낙선의 칼로 승리와 패배를 자른다. 그러나 사회가 매기는 성적표는 다양한 시각을 반영한다. 1등 하던 학생이 3등 하면 칭찬을 들을 수 없다. 그 역도 같다. 정당 득표 율과 자신의 득표수를 변수로 평가해보면 김을동, 정형주, 고흥길, 허운나, 임태희, 김재일 후보는 잘 싸운 경우(정당득표수〈후보득표수)이고, 김태년, 이상락, 김미희, 신상진 후보의 성적은 선전하지 못했다고(정당득표수〉후보득표수) 할 수 있다.
 
그러나 평가를 위한 변수는 좀더 다양할 수 있다. 이번 총선처럼 다양한 바람들이 표심을 결정한 경우도 드물다. 따라서 후보의 역량이나 성공적 캠페인이 갖는 변수의 크기는 정당별 바람몰이라는 변수 앞에서 별 볼일이 없었다고 할 수 있겠다.     
 
중앙에서 부는 바람이 지역의 선택을 자동적으로 결정하는 이런 몰취향과 반지역성은 하루빨리 제거해야 할 폐습이다. 여기에는 정책대결이 있을 수가 없고, 개별후보에 대한 세심한 평가가 불가능하여 결국에는 지역민의 '대의(represent)'가 심각하게 손상된다. 우리는 어떤 지역적 대의를 선택했는가?
 
강남벨트/영남벨트, 분당의 색깔은?
 
이번 총선에 불었던 바람은 지역감정에 기반 하는가, 혹은 계급성향에 기댔는가? 이러한 논의는 강남벨트, 영남벨트 논쟁을 야기했다. 강남벨트는 계급성향을 영남벨트는 지역감정을 함축하는 듯하다. 지역과 계급의 조합은 매우 낯선 개념인데 성급한 사람들은 지역=계급이라는 턱없는 등식을 과감하게 주장하기도 한다. 이렇듯 불명확한 개념이기는 하지만 현실적 설득력을 갖는 것은 특정지역의 몰표현상을 설명할 마땅한 도구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면 성남의 표심은 어떤 성격을 갖는가?
 
분당의 선거결과를 두고 계급인가 지역인가에 대한 얘기들이 많다. 분당의 계급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문이 있었다. ‘분당의 사회적 재생산’을 규명하려한 이 논문은 중산층도시를 만들려는 분당사람들의 갖은 노력들을 규명하고 있다. 교육과 쇼핑 등의 일상에서 그들은 계층적 실천을 하고 그것이 집 값을 올리는데 기여한다는 의식, 그래서 ‘천당 밑에 분당’은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의식이 무의식적이고 보편적으로 나타난다고 이 논문은 결론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분당의 선거는 계급적 성격, 즉 중산층의 선택, 혹은 강남모방하기의 선택이 한나라당 선호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분당에 상대적으로 영남인이 많이 산다는 사실로 판단하면 지역감정이 작용한 결과로 읽을 수 도 있다. 영향의 크기를 제외하면 둘의 관련성을 부인하기는 어렵겠다.
 
문제는 맹목적 선택이다. 지난 지역선거에서 뒤바뀐 투표용지에 2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투표한 사건이 있었다. ‘묻지마 투표’의 전형이다. 이념을 색깔로 코드화하고 이해하는 방식이 우리만의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코드에 지역감정이 결합하는 독특한 방식이 존재한다. 예컨대 이 방식에 의하면 색깔의 전도가 일어난다. 즉 열린우리당은 빨강, 민주노동당은 노랑 정도의 색깔로 바뀐다. 우리당은 호남에서 지지한 당이고 김대중의 당이어서 빨개진다. 우리당은 빨갱이고 노동당은 영남에서 많이 당선되었으므로 빨개질 수가 없다는 웃지 못할  색깔전도현상을 맹목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에는 너무 허전하다.
 
외면당한 동네잔치
 
그러나 우리를 허무하게 하는 것은 이번 총선이 동네를 외면한 잔치판 이었다는 사실에 있다. 중앙정치판의 얘기만 있고 동네이야기가 없는, 정책은 없고 정치만 있는 선거에서 우리 성남사람들이 선택할 여지는 매우 제한되었었다. 도대체 정책없는 정치인들을 어떻게 우리의 민의를 ‘대의’하는 대표라고 할 수 있겠는가?
 
고흥길, 김태년, 이상락, 임태희 당선자들은 성남총선연대가 지역과 부문별로 시행한 정책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정책 없음’이라고 발표한다는 사실을 추가로 공지했음에도 그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실제로 그들은 정책적 입장을 발표하기보다는 중앙당의 충실한 나팔수이기를 선택했다고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터이다. 총선이 지역민의 희망과 염원을 담아내지 못할 때, 이미 그것은 동네잔치가 아니라 그들만의 잔치로 되고 동네는 소외된다. 그래서 그 어떤 허무개그보다도 더 공허한 것이다.
 
김미희 후보가 ‘시립병원을 꼭 설립하겠습니다’라는 로고를 선거차량에 도배한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었는데, 시립병원에 대한 입장, 재개발에 대한 입장, 서울공항에 대한 입장, 일공단에 대한 입장 등의 지역 이슈에 대한 정책절 차별을 선거할 때라야 총선은 동네잔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색깔론, 갖가지 ‘풍’, 지역감정, 이런 반선거적인 단어들로부터 이번 총선도 자유롭지 못했다. 이런 바람투표, 감정투표는 지역을 두번 죽이는 일이다.
 
지역이슈에 대하여 시민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
 
게임이 끝났다. 게임 중에는 서로의 적으로서 싸운다. 그러나 게임에 삶을 ‘올인’한 것이 아니라면 다시 지역의 일터에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는 동네의 장으로 돌아가자. 동네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 후유증이 없을 수 없지만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불행하게도 이번 총선은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데 거의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후보들의 자질만을 탓하기에는 시민사회의 능력부족도 한몫을 했다. 선거를 지역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그러나 어쩌랴! 결국 지역문제는 시민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았다. 모두 분발할 때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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