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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회와 유능한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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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회와 유능한 심판

【특별기고】‘시 출연기관 임명동의안’ 사전 의견청취가 만능은 아니다

조주현 | 기사입력 2011/02/20 [00:08]

성남시의회와 유능한 심판

【특별기고】‘시 출연기관 임명동의안’ 사전 의견청취가 만능은 아니다

조주현 | 입력 : 2011/02/20 [00:08]
지난 9일 성남시의회는 성남시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 및 성남문화재단 대표이사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에 앞서 후보자의 전문성과 운영능력을 가늠하는 ‘사전 의견청취’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성남시의회, 전국 지자체 최초 인사청문회 실시’라는 제목으로 여러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타 지자체도 본 받아야한다는 취지의 기사를 덫 붙이기도 했다.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그동안 극심한 대립과 파행으로 국민적 우려를 낳았던 성남시의회가 이번에는 좋은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박수칠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청소년육성재단 인사와 관련된 시의회의 난맥상과 그 폐해를 보아 왔던 지역청소년 활동가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발표가 문제의 본질은 변하지 않은 채 핑크빛 이벤트로 끝날지 모른다는 우려를 가지게 한다.

▲ 성남시 청소년정책 세미나에서 토론을 벌이고 있는 디딤돌 조주현 대표교사(사진 오른쪽)     ©성남투데이

현재 성남시청소년육성재단의 상임이사의 경우 6개월, 사무국장의 경우 1년 이상 공석 중이다. 지난 1년은 사람이 없어 손 놓고 있었고 올해 당장 상임이사와 사무국장이 선임된다 해도 새로운 사업은 내년에나 가능한 일이다. 성남시 청소년을 위한 재단의 정책사업은 적어도 2년 동안 공백기이다.

민선 4기 초대 상임이사 선임에서부터 시의회는 여야라는 정치구도에서 상임이사 선임에 관해 서로 입장을 바꿔가며 전면적 대립을 보여 왔다. 초대 상임이사의 경우 공무원 출신의 낙하산인사에 대한 민주당 시의원들의 반대가 있었고 이번 민선5기 2대 상임이사 임명동의안의 경우 한나라당이 후보자의 적격성을 문제 삼았다. 둘 다 똑같다고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쪽이 건 이유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옳고 누가 그르고를 떠나서 한해 200억이 넘는 예산을 운영하는 청소년육성재단이 2년 동안이나 식물재단이 되는 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냐는 것이다. 많은 사람을 뽑아 놓고 2년간이나 사업을 추진하지 못한다면 그 인력과 막대한 예산낭비는 누가 책임져야 한다는 말인가. 재단의 책임인가. 시의 책임인가. 시의회는 책임이 없는가.

사전의견청취가 없어서 이처럼 오랜 파행을 겪어 온 것인가? 사전의견청취가 없는 전국 지자체의 산하기관은 모두 이러한 인사의 파행을 겪고 있단 말인가. 그렇지 않다. 따라서 사전의견청취만으로는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사실 문제의 본질은 간단하다. 시 출연기관의 주요 직위를 지방권력의 밥그릇 정도로 인식하는 권력의 후진성에 있는 것이다. 또한 시민의 입장에 서지 않고 권력의 입장에 따라가는 일부 시의원의 본분을 망각한 행태가 싸움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막대한 세금이 낭비되고 있으며 이 고래 등 싸움에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바로 성남시의 청소년이다.

따라서 시나 시의회가 출연기관에 대한 근본적 인식의 변화가 있지 않다면 이번 사전의견청취도 별반 다를 것 없는 요식행위로 전락하거나 오히려 정치권에 대한 재단의 종속성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시와 시의회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청소년육성재단의 위상이 더욱 약화된다는 것이다. 재단의 독립성은 재단설립의 목적적 성격이다. 이 독립성과 의 핵심은 두말할 필요 없이 인사의 자율성이다.

현재의 시스템이라면 시장이 바뀔 때마다 시 산하 출연기관의 파행은 반복될 것이다. 이것은 예산낭비와 인력낭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책 일관성이 결여로 이어진다. 청소년 정책은 최소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준비하고 추진해야 한다. 시설관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따라서 이번 사전청취는 후보자 개인을 시의원들이 직접 검증하는 것이 초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해당 영역 전문가들이 며칠을 해도 부족한 것이다. 일회적인 의견청취로 중대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지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재단의 인사위원회가 그 역할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야 하고 시의회는 재단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인사위원회의 구성과 선정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를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

이것이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청소년육성재단 스스로 투명하고 공정해야한다. 현재의 모습은 매우 부족하다. 그것의 토대는 지역사회의 참여와 소통이다. 산하기관이 아니라 시민사회에 뿌리내리는 재단 고유의 체질로 바꿔야 한다.

축구에서 파울을 잡아내는 것만이 심판의 역할은 아니다. 게임이 잘 운영되어 관객에게 더 큰 기쁨을 주는 것이 더 큰 심판의 역할인 것이다. 과도한 휘슬 남발로 게임이 죽으면 보는 관객은 실망할 것이다. 이번 ‘사전 의견청취’를 통해서 시의회가 보는 이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유능한 심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학교밖청소년배움공동체디딤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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