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판교지역 주민들 사이에 전래되고 있는 '판교 널다리 쌍룡 거줄다리기 행사'가 23일 오후 정월 대보름을 맞아 판교쌍룡줄다리기보존회(회장 김영윤)주최로 분당구 판교동 널다리(판교파출소∼낙생초등학교)에서 주민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재현행사를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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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널다리 쌍룡 거줄다리기 모습. © 성남투데이 |
특히 이번 '판교 널다리 쌍룡 거줄다리기 행사'는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판교개발을 앞두고 진행되어 널다리 옛모습을 간직하며 진행되는 마지막 행사여서 인지 참석자들의 감회가 남달라 보였다.
그러나 판교개발이 가시화되면서 많은 원주민들이 이미 토지보상을 받고 판교를 떠난 상태여서 분위기는 예전처럼 생동감 있고 활기차 보이지는 않은 모습속에 진행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쌍용줄다리기가 시작되기전 보존회측은 전통 회나무제사를 지내고 풍물놀이 한마당, 주민노래자랑 등 정월대보름 맞이 주민 대화합 한마당이 어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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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을 뒤로한 채 널다리 쌍용 거줄다리기 보존회 김영윤 회장이 고사를 지내기 전 인사말을 통해 주민화합과 건강을 기원하고 있다. ©성남투데이 |
이날 본행사에서 널다리 쌍용 거줄다리기 보존회 김영윤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조선중기부터 낙생지역 문화행사로 전래되어 오던 문화행사를 그대로 재현시켜 주민화합과 후손들에게 전통문화를 계승발전 시키고자 마련한 행사"라며 ""판교개발로 인해 주변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매우 귀중하고 의의가 크고 향후 개발 이후 신도시로 변화하겠지만 줄다리기 행사를 잘 보존해 영원히 지속될 수 있도록 하자"고 아쉬움을 달랬다.
성남시의회 홍양일 의장도 이날 인사말을 통해 "널다리 쌍용 거줄다리기 문화행사가 판교개발로 인해 잠정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다"라고 언급해 "판교개발이 본격화되는 내년 에 행사가 진행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는 듯 했다.
보존회측에서는 판교 신도시가 건설되면 원주민도 마을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인근 낙생고교에 줄다리기 놀이를 전수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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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다리기가 진행되는 동안 한쪽에서는 풍물패가 흥을 돋아주고... © 성남투데이 |
조선중기부터 판교지역 대보름 축제로 전래되던 줄다리기 행사는 한동안 맥이끊겼다 고증을 거쳐 지난 2001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줄다리기는 볏짚으로 만든 길이 40∼50m에 이르는 황룡줄(암줄)과 청룡줄(숫줄)을 비녀목으로 결합시킨 뒤 황룡줄을 아낙네와 미혼남녀, 청룡줄을 기혼남자가 각각잡고 편을 이뤄 겨룬다.
판교 줄다리기는 마을 한가운데 있는 500년 된 회나무에 기우제를 지내는 것으로 막이 오른다. 이어 쌍줄 용두(龍頭)에서 다시 제를 올리고 축문을 읽은 뒤 청룡줄은 기혼남자가, 황룡줄은 여자와 미혼남자가 잡고 승부를 겨룬다. 하지만 황룡줄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는 속설 때문인지 승부는 어김없이 황룡줄의 승리로 끝난다. 올해도 역시 이러한 속설때문인지 황룡줄의 승리로 끝났다.
한편 이날 줄다리기 행사가 끝날 무렵 판교주민대첵위원회(위원장 김맹균) 소속 주민들은 행사장 무대에 올라 "주민화합 차원에서 진행되었던 줄다리기 행사가 예전에는 함께 진행되었는데 토지보상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판교개발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대책위에는 초청연락 한번 없었다"고 행사주최측에 불만을 토로했다.
대책위 소속 주민들의 등장으로 인해 줄다리기 행사 분위기는 다소 어수선해져 이날 정월대보름 행사 유종의 미를 거두지는 못한 채 아쉬움을 남기고 주민들은 발길을 돌렸지만, 판교철거민들과 대책위 소속 주민들도 함께 참가할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되지 못하고 주민갈등이 표출된 점은 안타까움을 던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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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남자가 드는 청룡줄(숫줄)이 힘을 겨루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성남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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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낙네와 미혼남녀가 드는 황룡줄(암줄)이 들어오고 있다. ©성남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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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줄(암줄)과 청룡줄(숫줄)이 서로 힘을 겨루고 있다. ©성남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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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줄(암줄)과 청룡줄(숫줄)을 연결하기 위한 비녀목을 끼워넣고 줄다리기를하고 있다. ©성남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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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다리기가 황룡줄(암줄)의 승리로 긑난 뒤 판교주민들이 함께 풍물패의 장단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다. ©성남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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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다리기 행사가 끝나갈 무렵 판교주민대책위원회 김맹균 위원장이 무대로 올라 행사 주최측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성남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