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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나 봤나? ‘실버 바리스타’

“고품격 노인 일자리 욕구 해소로 재취업 활로를 모색한다”
중원노인종합복지관, 실버 바리스타의 카페 ‘지음(知音)’개소

김락중 | 기사입력 2010/03/10 [07:05]

들어나 봤나? ‘실버 바리스타’

“고품격 노인 일자리 욕구 해소로 재취업 활로를 모색한다”
중원노인종합복지관, 실버 바리스타의 카페 ‘지음(知音)’개소

김락중 | 입력 : 2010/03/10 [07:05]
60~70대에 접어들면서 쓸쓸한 황혼이 아니라 새로운 마음으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시작하는 어르신들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그것도 일반인 특히 나이 드신 어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바리스타’라는 직업으로 인생 2막을 당당하게 설계하면서 은은한 커피향과 함께 인생의 향기도 묻어나는 14명의 실버 바리스타들!

그들은 10일 오전 성남중원노인종합복지관(관장 박진희) 1층에 마련된 카페‘지음(知音)’개소식을 열고 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시음회 및 시식코너를 마련해 어르신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았다.
 
▲ 10일 오전 성남중원노인종합복지관(관장 박진희) 1층에 마련된 카페‘지음(知音)’개소식.     © 성남투데이

이날 개소식에는 바리스타 교육과정에 참석한 14명의 어르신을 비롯해 박진희 관장과 강성희 성남동장 등 복지관을 이용하는 수많은 어르신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카페 ‘지음’은 지기지우(知己之友)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데 중국 춘추시대 거문고의 명수 백아(伯牙)와 그의 친구 종자기(鍾子期)와의 고사(故事)에서 비롯된 말이다. 거문고 소리를 듣고 안다는 뜻으로, 자기(自己)의 속마음까지 알아주는 친구(親舊)를 뜻한다. 

이날 개점 식에서 윤상묵(65세) 바리스타는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니까 나이 먹어서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상당히 즐겁고 아주 좋은 직업”이라며 “처음이라 두서없이 손님들을 대하다 보면 죄송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재미도 있고 보람도 느낀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어르신들에게 건강을 위해 ‘녹차라떼’를 권유했다.

윤 바리스타는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작을 하기는 했지만, 바리스타가 막상 접하다 보니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직업으로 생각한다”며 “오늘 첫날이기는 하지만 보람도 있고 아주 재미있고 앞으로도 커피전문점 자영업을 한번 해보는 것도 아주 괜찮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 실버 바리스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있는 어르신들.....     © 성남투데이

이날 카페를 이용한 임복자 어르신도 “옛날 커피(보통 자판기 커피나 일회용 믹스커피)하고 달라 다소 쓴맛도 있는데 먹다 보면 익숙해질 것 같다”며 “실버 발리스타 전문직이 되면 좋을 것 같고 누구라도 한번쯤은 해보고 싶을 것 같아 나도 좀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자주 이용을 할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지금 현재 커피전문점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중원노인종합복지관 실버 바리스타 교육에 자원봉사로 참석한 윤지호 바리스타는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바리스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놀라웠고 신기했지만, 직접 교육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공부를 해오고 관심을 보여주는 열의 열정에 또 다시 한번 놀랬다”고 밝혔다.

윤 바리스타는 또 “교육과정도 생각보다 원활히 따라와 주시고 커피 내리는 과정 등 맛에 있어서도 뒤처지지 않는 등 향후 바리스타 전문 자격증 도전에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을 정도였다”며 “다른 사회복지기관에도 실버 바리스타 등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교육의 기회가 확대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 중원노인종합복지관 1층에 마련된 카페 '지음'에서 일하고 있는 실버 바리스타들......     © 성남투데이
 
수정노인복지회관에서 노인일자리 사업인 ‘마망 베이커리’를 먼저 운영한 경험이 있는 이미화 사회복지사도 “여기 카페에 와서 보니 실버 바리스타 어르신들의 표정이 너무 밝다”며 반가워했다.

이 사회복지사는 “카페에 처음 와보면 그 표정들에서 카페가 잘 운영될지 여부가 판가름 날수 있는 분위기가 느껴지는데....너무 밝아서 잘 운영될 것 같다”며 “일단 분위기가 핑크색이라 의상도 너무 잘 어울리고 어르신들의 밝은 표정에서 카페가 잘 운영될 것 같다”고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 중원노인종합복지관 1층에 마련된 카페 '지음'에서 일하고 있는 14명의 실버 바리스타들......     © 성남투데이

중원노인종합복지관의 실버 바리스타 육성사업은?

실버 바리스타 육성사업(Sunshine Again)은 중원노인종합복지관에서 지난 2008년 10명으로 시작된 일자리 사업이 2009년 교육형 및 복지형 사업으로 확대되면서 10배에 달하는 1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버 바리스타 육성사업을 실시해 현재 시책사업만으로는 부족한 노인 일자리 욕구를 해소하고 노인 재취업의 활로를 모색하는 취지에서 카페를 개소하기에 까지 이르렀다.

실제로 사회은퇴계층의 경우 사회구조적 특성에 따라 조기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의 비경제인구로의 급격한 전환을 겪게 되면서 가족부양능력 상실에 따른 자존감 하락 및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가정경제의 위기를 유발하기도 한다. 
 
▲ 성남 중원노인종합복지관의 제1기 실버바리스타 육성사업 교육과정.     © 성남투데이

또한 우리나라 은퇴자 아내들의 결혼만족도는 국제적인 기준에서 보았을 때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편이 조기퇴직을 당한 부인들의 스트레스 수준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성남시의 55세 이상 취업자 인구가 다른 도시보다 확연하게 많은 상황에서 정년을 넘긴 인구의 취업비율이 높은 것은 정년퇴직 이후 일자리 욕구가 타 도시에 비해 높다는 것이 관계 종사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성남시는 일명 ‘노인의 도시’로 불릴 정도로 고령인구 유입률이 높고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증가추세도 우리나라 전체 노령인구 증가추세보다 약 6.6배가량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 일자리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 이날 카페 개점식에는 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발길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 성남투데이


현재 성남시에는 4개의 노인종합복지관과 2개의 시니어클럽, 실버인력뱅크, 노인취업알선센터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중원구에는 중원노인종합복지관을 제외한 별도의 노인취업 관련 부서가 전무하여 중원구 내 일자리 창출과 기존에 실시되고 있던 노인일자리 사업의 확대 및 연계 운영을 위해 복지관내 카페운영을 기획하게 됐다는 것이 복지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중원노인종합복지관은 복지관내 1층에 작은 공간을 마련해 카페설비를 도입하고 스타벅스 본사의 바리스타 전문교육 지원을 받아 성남시 거주 만 60세 이상 미취업 인구 중 일자리 욕구가 있는 인원가운데 바리스타 교육 이수를 통한 전문기술 습득을 희망하는 노인과 서비스업 종사 유경험자를 우선으로 선정해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은 스타벅스 코리아의 지원을 받아 커피상식, 레시피교육, 친철 및 복무규정 교육을 통한 매장관리 등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했고,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스타벅스 코리아의 지원을 받아 상시적으로 교정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러한 교육 이수자들은 복지관에서 실습 경험을 토대로 지역 내 커피전문점과 연계해 구인처를 발굴 취업을 연계하고, 나아가 오는 9월부터는 한국커피교육협의회에서 발급하는 바리스타 2급취득 심화반을 운영해 관리자 및 전문 인력을 양성해 나가는 등 어르신들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 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자유롭게 카페에서 무료 시음행사에 참석해 다정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성남투데이

중원노인종합복지관 김기완 사회복지사는 “처음에 어르신들이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과 우려도 많았지만, 카페를 준비하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다”며 “스타벅스 코리아 본사에서 지원뿐 아니라 지인들을 통한 커피전문점 바리스타가 직접 와서 매주 수요일 자원봉사를 하면서 매장관리 등 바리스타 직무교육을 해주어 가능했던 일”이라고 후원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사회복지사는 “올해 1기와 내년 2기 기수별로 실버 바리스타를 운영할 예정인데... 연말 바리스타 전문인 육성 자격증 시험을 통해 관내의 커피전문점 등에 취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내가 카페를 차린 것처럼 장사가 잘 됐으면 좋겠고...그래야 2,3호점도 내고 어르신들 일자리가 많이 생기면 좋지 않겠느냐?”고 작은 소망을 밝혔다.

중원노인종합복지관 김기완 사회복지사는 “올해 실버바리스타 외에도 내년에도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자에 한하여 관내 바리스타교육 강사육성을 통한 지속적인 내부교육을 실시하고 일반 커피전문점 일자리 수요처 발굴을 통한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실버 바리스타 교육과정에서 열의와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 어르신들....     © 성남투데이

#. 바리스타 [Batista]란?

즉석에서 커피를 전문적으로 만들어 주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로 이탈리아어로 '바 안에서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와 구분해서 커피를 만드는 전문가만을 가리키며, 좋은 원두를 선택하고 커피 머신을 완벽하게 활용하여 고객의 입맛에 최대한의 만족을 주는 커피를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커피의 선택과 어떤 커피 머신을 사용할 것인지, 어떻게 커피 머신의 성능을 유지시킬 것인지에 대해 알아야 하며 완벽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한 방법을 알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커피가 어떻게 생산되고, 여러 종류의 커피가 각각 어떤 향과 맛이 나며, 어떤 특징이 있고, 무슨 빵과 잘 어울리는지 등 커피에 관한 모든 것을 익혀야 하며, 아울러 손님에게 커피에 관한 조언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은 매일 커피를 시음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커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 중원노인종합복지관 1층에 마련된 카페 '지음'     © 성남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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