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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교육적·시대착오적 일제고사 즉각 중단해야”

성남 전교조·교육희망네트워크·참교육학부모·국회의원·시의원 성명서 발표…1인 시위도 전개

김락중 | 기사입력 2012/06/25 [06:27]

“반교육적·시대착오적 일제고사 즉각 중단해야”

성남 전교조·교육희망네트워크·참교육학부모·국회의원·시의원 성명서 발표…1인 시위도 전개

김락중 | 입력 : 2012/06/25 [06:27]
오는 26일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참가하는 일제고사, 이른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실시를 앞두고 반발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성남지역에서도 일제고사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와 함께 성명서가 발표됐다.

전교조 성남지회를 비롯해 참교육학부모 성남지회, 성남교육희망네트워크 등 교육관련 단체를 비롯해 통합진보당 김미희 국회의원, 윤창근·최만식·정종삼 시의원 등은 25일 성명서를 통해 “교과부는 반교육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일제고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전교조 성남지회를 비롯해 참교육학부모 성남지회, 성남교육희망네트워크 등 교육관련 단체 소속 회원들이 일제고사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성남투데이

이에 앞서 이들 교육관련 단체들은 지난 22일 성남시 태평동과 야탑역, 서현역, 미금역 등에서 일제고사 반대 1인 시위를 전개했으며, 26일 일제고사를 하루 앞둔 25일에도 1인 시위를 전개하면서 일제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교육단체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가 일부 학생들을 표본으로 실시해오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를 모든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치르도록 하고 학교별로 성적을 공개한 지는 올해로 5년이 됐다.

이 과정에서 일제고사 성적 따라 교육청 특별교부금을 110억 편차가 나게 지급하거나, 학급 평균이 가장 높은 반엔 15만원의 상금을 내걸고, 일제고사 성적이 우수하거나 오른 학생에게만 급식시간에 떡볶이를 지급하는 등 언뜻 보면 기업체 영업부서에서 일어날 것 같은 반교육적 행태가 교과부와 전국의 일선 학교 교실들에서 버젓이 벌어졌다.

또한 초등학생들에게 0교시 수업은 물론 강제적 야간 자율학습까지 시키는가 하면, 노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를 실시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공부 못 하는 아이와 잘 하는 아이를 짝을 지워 앉혀 컨닝을 조장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기도 했다.

이들은 “교과부가 무엇을 위하여 학교를 편법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아동을 학대하며, 즐거워야 할 공부를 목숨 걸고 해야 할 비장한 것으로 바꾸어 가며까지 그토록 일제고사에 집착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들은 “일제고사가 학습부진 학생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학교장과 교육청의 책임성을 높인다는 것을 빌미로 각 학교·지역별로 성적을 낱낱이 공개하고 각 시·도 교육청 평가 기준과 학교별 성과급의 기준으로 넣을 것을 고집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응시 선택권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시험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부진학생 지원이라는 제도의 취지와 모순된 결과를 낳고, 시험 결과를 통해 우수한 실적을 낸 학교장과 교육청에 금전적 인센티브를 더 많이 준다는 것 역시 부족한 곳을 지원하겠다는 시행 취지와는 본말이 전도되는 것”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소신에 따른 학생과 학부모의 응시 선택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 역시 민주주의 사회에서 상상하기 힘든 일이고 결국 일제고사의 취지는 부진아 지원이 아닌, 학교와 학생을 시장에 내놓고 무한 경쟁을 부추겨 기득권을 교육을 통해 합법적으로 재생산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일제고사가 바로 지난 세기의 낡은 패러다임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획일화된 일제식 평가는 산업화 시대의 주입식 지식 테스트에 불과하고 언제 어디서나 지식과 정보에 접속할 수 있고, 방대한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며, 지식과 정보의 변화 속도가 나날이 가속화되는 이 21세기에는 더 이상 부합하지 않는 평가 방식”이라고 개선을 촉구했다.

이들은 “4대강 사업과 같은 토목 사업이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수 없듯, 일제고사와 그 근저에 깔려 있는 경쟁 중심의 교육관이 낡은 패러다임이고 그 효과도 득보다 실이 많다”며 “이젠 교과부도 지금까지의 오류를 인정하고 교육 강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핀란드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지식이 아닌 핵심 역량 중심의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서술형 평가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평가들을 통하여 21세기형 미래 교육을 시작한지 오래라는 것이다.

반면, 최근 우리나라 학생들의 더불어 사는 능력이 세계 꼴찌라는 조사에서 엿볼 수 있듯 경쟁 속에서 인성이 피폐화되고, 전 국민이 GDP의 3%에 육박하는 OECD 1위의 사교육비에 허덕이게 되어 결국 ‘경쟁’만 남고 ‘교육’은 사라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살인적인 입시 경쟁에 찌들어 있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이제 ‘경쟁에서 협동으로, 차별에서 지원으로’, 창의성과 인성과 지성이 함께하는 21세기형 미래형 교육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이를 위한 제1의 전제 조건이 바로 일제고사의 중단”이라고 시험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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