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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론직필의 언론기능 되살려야"

[기자수첩] 비판기능 상실한 지역방송을 바라보며

이창문 기자 | 기사입력 2005/01/05 [05:48]

"정론직필의 언론기능 되살려야"

[기자수첩] 비판기능 상실한 지역방송을 바라보며

이창문 기자 | 입력 : 2005/01/05 [05:48]
언론이란 말이나 글로 자기의 사상을 발표하는 일이며 그러한 장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비판은 언론의 중요한 기능으로 간주된다. 이 때문에 언론이란 장에서는 사회의 주류적 흐름에 대한 비판이 심심치 않으며, 비판적 자세를 견지하려는 언론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언론의 말 한마디는 바로 대중에게 '영향력'으로 다가간다. 그 영향력이 강하냐, 약하냐, 제한적이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영향력 자체가 하나의 공적인 관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론은 사회적인 책임이 있는 공공기관이다.
 
이 때문에 언론이 그 자신의 견해를 밝히거나 사실을 전달하는 데서 특정이익을 대변한다면 그 자체로 자격상실이다. 그것은 선전매체로 전락되었다는 고백일 뿐이다. 자신의 주장이나 이익에 따라 사실을 은폐, 왜곡하는 일도 역시 언론이 취해야 할 자세가 아니다. 사이비언론이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테니까. 
 
그럼 성남의 지역언론들은 어떨까? 부끄럽게도, 비판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 특히 종합유선방송(SO)인 아름방송의 경우, 지역방송으로서는 사실상의 독점운영을 하면서도 비판기능에 있어서 부재한 면을 보이고 있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던 군사독재정권 시절도 아니고, 게다가 중앙도 아닌 지역에서 말이다.
 
문제는 지역언론이라면 어디나 겪는 광고수주의 어려움일 것이다. 그러나 지역의 아름방송은 모두 26개의 광고채널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광고제작도 하고 있다. 운영능력에 있어서 여타 지역신문보다는 월등히 높다는 얘기다.
 
게다가 아름방송은 성남시의 주요시정시책 홍보프로그램인 '내고장 소식'을 1억여원이 넘는 시 예산으로 전액 제작을 대행하고 있다. 이는 시당국과의 보이지 않는 밀월관계가 긴밀히 유지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아름방송은 홈페이지(www.abn.co.kr) 인사말을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방송은 변할 수 없는 방송 철학"이라며 "성남시 유일의 방송매체로서 시민의 눈과 귀와 입이 돼야 하는 방송의 사명과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아름방송은 이대엽 성남시장의 실정에 있어서 민감한 사안은 제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 못하다. 특히 지역 안팎으로 파문을 일으킨 이 시장 조카 L씨의 '농협 특혜대출 의혹사건'은 결말에서 '흐지부지' 사장시켰고, 이 시장 소유주택의 '불법용도변경'에 있어서는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아름방송은 시 행정의 민감한 문제뿐 아니라 노조 등의 노사관련 취재내용은 보도가 안되고 있다는 시민사회의 우려스러운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이런 보도태도는 아름방송의 대외적인 표명과는 달리 비판 없는 보도, 언론의 사명과 의무를 상실한 채 성남시의 홍보기관으로 전락된 모습으로 비쳐질 만하다. '제대로 된 언론'을 위해 성남시 유일의 방송매체인 아름방송의 거듭나는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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