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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지역운동의 10년을 설계하자!
"시민운동, 다시 근본에서 출발해야"

[황규식의 세상보기] 2006 병술년 새해를 맞이하여

황규식 | 기사입력 2006/01/09 [06:58]

성남 지역운동의 10년을 설계하자!
"시민운동, 다시 근본에서 출발해야"

[황규식의 세상보기] 2006 병술년 새해를 맞이하여

황규식 | 입력 : 2006/01/09 [06:58]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황규식 기획위원장.     © 성남투데이
병술년 새해가 밝았다. 벌써 1주일이 지나가고 있다. 그 사이 국가는 국가대로 정당은 정당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저마다 신년의 포부와 각오를 다졌을 것이다. 언론에서는 새해의 희망과 비젼을 제시하기에 분주한 한 주였기도 했다. 5%이상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 불안한 정치의 안정, 사회양극화.저출산.고령화.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현안문제에 대한 발전적 해소를 염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만나는 사람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새해에는 으레 희망과 기쁨, 미래에 대한 기대로 가득차서 들뜨고 신명이 나야 하는데, 새해에 만나서 덕담을 나누는 사람들의 웃음은 왠지 힘이 없어 보였다. 필자만의 착각인가?

지난 주 금요일(6일)에는 지역시민사회단체 신년하례에 갔다 왔다.  지역의 여러 시민단체의 대표와 회원들이 만나 덕담을 나누고 새해 포부를 공유하는 자리였지만, 왠지 활기가 없었고  신명을 찾을 길이 없었다. 달력이 새 달력으로 바뀌었다고 하나 사람들의 기억은 여전히 작년 말의 혼란과 허탈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못한 까닭도 있었으리라. 시민단체에 몸을 담고 있는 필자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지역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시민단체의 자기성찰과 혁신을 주문하고 싶다.
 
모든 일의 진행은 계획에서 비롯되고, 새로운 일의 계획은 지난 일의 성찰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성남지역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실천해온 여러 사업들에 대한 진지하고 엄정한 평가와 주체들의 자기반성속에서 새해의 사업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해야 할 것이다. 시민단체는 시민의 요구에 근거하여 의제를 설정하고 시민이 주체가 되어 실천하고 그 성과가 시민의 몫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년 한 해 동안 실천된 의제가 시민의 본질적 요구에 부합했는지, 실천방식에 있어서 시민다중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는지에 대해 우선 반성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시민단체와 제도권 정치단체가 혼재되면서 시민운동이 정치적으로 오해받는 소지를 남기지 않았는지도 반성해보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 10년 정도 내다보고 사업구상을 해보자는 것이다.
 
매년 그때그때 발생하는 의제에 수동적으로 쫓아가기보다는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10년 정도의 청사진을 마련하고 그에  따라 능동적으로 의제를 설정하고 매년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원대한 포부와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본다. 조급하고 현안에 쫓기다보면 언제나 시간이 부족하거나 역량이 부족하여 열심히 했지만 성과는 부실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해의 주요한 현안 중에 하나는 지방자치선거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 또한 올해 선거 하나로만 볼 것이냐 아니면 10년 계획 중의 하나로 볼 것이냐 따라 그 접근법은 사뭇 달라질 것이다. 올해 이것을 해보고 안되면 다음에 다른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목표를 끈질기게 추구하는 여유와 끈기가 필요하다. 하나의 선거만을 바라보지 말고 최소한 10년 정도는 내다보고 지방정치활성화에 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성공하는 사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세 번째, 전문성을 강화하고 분업적 연대를 진행하자는 것이다.
 
관성에 젖어 이 사안 저 사안에 단체의 이름을 올리기만 하고 실질적인 참여나 실행은 담보되지 않는, 외형 부풀리기식 연대사업이 되어서는 곤란하고, 또한 한단체가 모든 영역의 사안에 관계하는 백화점식 운동도 비효율적이다. 이미 지역에는 다양한 부문별로 시민단체가 존재하고 상당한 전문성도 각자 축적되어있다. 그러므로 자치운동단체, 환경단체, 복지단체, 여성단체, 교육단체 등 부문별 시민단체들은 각자 고유영역에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자기 단체와 관련있는 연대사업에서는 주도적으로 연대하여 여러가지 의제에 대한 효율적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근본에서 출발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작년에는 시민단체의 위상과 정체성이 심히 혼란스러운 한해였다. 올해는 선거철이라 더욱 그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근본에서 출발해야 하며, 기본원칙에 충실해야 된다고 본다. 시민운동은 공익운동이다. 개인이나 일부집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영리조직이나 이익집단이  아니라 비영리 공익조직이며, 시민단체 활동가 또한 시민다수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회적 공심(公心)의 소유자들이어야 한다. 그러한 정체성을 시민단체가 유지하기위해서는 특정한 개인이나 정당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시민단체 출신의 정치인들도, 공무원들이 공직에서 물러나듯이, 시민단체의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또한 연대사업에 있어서도 시민단체와 기존 정당조직 혹은 정당정치인과는 연대는 신중해야 할 것이며, 연대를 하더라도 구분을 뚜렷이 하여 협력해야 할 것이다.

흔히 진보운동의 최전선은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이라 한다. 특히 90년대 중반이후 우리사회의 변화와 개혁은 시민운동이 주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단체나 인물로서 여전히 시민단체나 시민운동가가 꼽히고 있다. 물론 이는 중앙의 메이저급 시민단체에 적용되는 말이다.
 
그러나 지역의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시민운동의 조직력과 영향력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지역시민운동이 시민단체의 일반적 명성에 걸맞는 내용을 갖기위해서는 뼈를 깎는 자기혁신과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참여연대가 오늘날의 명성과 신뢰를 확보하는데는, 정확한 의제설정과 원칙에 충실한 치열한 실천, 그리고 중심인물들의 일관된 행동이 있었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남한 산성 아래로 겨울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우리가 밟고 사는 이 땅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수많은 민중의 애환이 담겨있는 곳이다. 지금도 우리고장은 양극화와  동서갈등의 표본으로 언급될 정도로 이 시대의 문제를 극단적으로 안고 있는 지역이다. 여기에서의 문제해결은 곧 우리사회 전반의 문제해결을 의미할 수도 있음이다. 그래서 시민운동의 역할은 어느 지역보다도 중요할 수도 있다. 새해에는 시민과 함께하는 그래서 더불어 기쁨이 되는 시민운동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기획위원장(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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