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문학은 어쩌면 가장 어울리는 어구일지도 모른다. 시낭송회가 그리울 계절이고 책이 그리운 시간이기도하다. 가을이 깊어가는 길목에서 지난 7일 오후 2시 성남문화원(구 교육청) 문화의 집 1층 문화관람실에서는 성남탄천문학회가 주최한 <성남탄천문학> 제2호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성남시를 비롯해 성남문화원과 필그래픽스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서 <성남탄천문학회> 조선형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끊임없는 노력으로 지역사회에 미래의 유산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한춘섭 성남문화원장과 박승현 성남아트센터 문화기획부장이 축사와 격려사를 했다. <성남탄천문학회>는 성남문화재단의 사회문화공헌 프로젝트인 <사랑방 문화클럽>에도 참여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축하케익 절단에 이어 통기타 가수 김수자씨가 '꿈꾸지 않으면'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개사한 '11월의 어느 멋진 날' 등을 불렀고 한국무용가 남궁 연옥씨의 무용이 펼쳐져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제2호를 자축하는 의미에서 박영애, 김인옥 그리고 조선윤 시인의 시낭송이 있었다. 다음은 이날 낭송된 김인옥님의 <눈이 내리는 하루>이다. 눈이 내리는 하루 - 기미년 9.16일 회포를 적다 - 한음의 구월 달에 눈이 자리를 편 듯 깔렸구나 어지럽게 나부끼고 빽빽이 뿌려 산천이 하얗구나 섬돌도 마당에도 가득히 한 자 넘게 쌓였구나 문 닫고 홀로 누웠으니 찾는 사람 없구려 이것은 아마도 풍년의 조짐이 아닐 런지 옥수는 들쭉날쭉 용마루도 환하구나 이내 이웃집 향하여 늙은 농부에게 물었더니 농부는 시절을 탓하며 투덜대도다 서리르 밟고 나면 굳은 얼음이 언다고야 했지만 가을 하늘에 큰 눈이라니 옛날과 다르도다 올해의 서리와 눈은 왜 이리도 빠른가 지금은 아직 보리 파종도 다 끝내지 못했는데 갈보리며 콩과 조가 밭두덕에 가득한데 현관의 조세 독촉만 바야흐로 급하구나 삼년 동안 흉년 들어 백성들은 끼니도 못 잇는데 또다시 이 지경에 이르다니 참으로 가엽기도 하여라 골마다 굶어 병든 지아비 시신들이 개천에 널릴까 염려했던 터인데 다시금 이런 말 듣고 보니 가슴이 타는 듯 하느구려 서리 맞은 온갖 수목들이 이미 시들어 말랐으나 추위를 견디며 싱싱한 큰 소나무를 볼지니라 세모를 기약하고 함께 울렁이면서 먹구름 낀 곳에서 자적하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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