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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이면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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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이면 되는 건가?

【연재기획】교육을 묻다…졸업장을 사지 말고 학문할 수 있는 자유를 얻어야 한다

조주현 | 기사입력 2011/06/12 [12:22]

반값 등록금이면 되는 건가?

【연재기획】교육을 묻다…졸업장을 사지 말고 학문할 수 있는 자유를 얻어야 한다

조주현 | 입력 : 2011/06/12 [12:22]
▲ 디딤돌 조주현 대표교사     © 성남투데이
대학생을 비롯해 기성세대인 학부모들이 등록금문제로 촛불시위를 시작한 지 열흘이 흘러가고 있다. 드디어 거리로 나온 것이다.  얼마나 더 고통을 당해야 저항할 것인가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그 동안 들었었다. 그렇게 당하면서 어떻게 참고 견디는 지 걱정도 했다. 그래서 늦더라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외침 속에서는 반값등록금만 들린다. 그것이 전부인가? 그것이 해답인가? 

대학진학률(83%) 세계1위라는 기형적 구조는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는 우리사회 경제 구조의 산물이다. 대학 못 나오면 사람 구실 못 하는 사회가 된 것이다. 결국 내용이 어떠한가를 떠나서 대학은 빚내서라도 가야 곳이 되었다. 이러한 강박이 누구도 책임지지 못할 과잉학력시대를 만든 것이다.

‘학벌신분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등록금을 만든 원천이 되었다. 특히 사립대학의 비상식적인 등록금 인상은 국민적 불안과 공포를 볼모로 한 것이다. 그들은 대학졸업장이라는 약을 턱없는 값에 팔아먹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또한 국가권력은 교육을 사칭한 약장사들을 단속하지는 않고 오히려 장사를 부추긴 바람잡이는 아니었던가.

과거 진보정당에서 주로 선점했던 반값등록금이 이제는 보수 여당인 한나라당까지 들고 나오고 있다. 대통령 빼고 다 하자는 분위기다. 대학생들이 느끼기에 무척 고무적일 것이다. 그렇다고 여기에 만족할 일인가.

본질적 문제는 대학 그 자체이다. 대학생이 거리로 나온 것이 반갑다. 그러나 거리에 만족하면 안 된다.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하는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만족하면 안 된다. 거리에서 승리하고 캠퍼스로 돌아가야 한다. 그 신성한 학문의 전당에서 악덕 장사치들을 걷어 치워야 한다. 졸업장을 사지 말고 학문할 수 있는 자유를 얻어야 한다.

어제는 87년 6월 항쟁이 있은 24년이 된 날이다. 당시 대학생이 외친 것은 단지 자신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6월 항쟁이 의미가 있었던 것은 다음으로 이어진 노동자들의 민주노조쟁취를 중심으로 하는 대투쟁을 촉발시켰다는 것이다. 반값등록금에 매몰되지 않아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반값등록금이 추진된다면 7조가 넘는 세금이 오직 대학생이 등록금 경감의 비용으로 투여된다는 것이다. 반값등록금이 실현된다면 대학생에게는 1인당 1,000만원의 세금이 지원되는 것이고 대학에 가지 못하는 사람은 0원이 지원되는 것이다. 이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은 대학생만은 아니다. 대학 문턱에도 못가고 비정규직의 삶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있다. 많은 이들이 정리해고를 당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광장에 나올 수 있으나, 비정규직을 위한 외침은 150일 넘게 고공 크레인에 갇혀있다.

나 혼자 잘 살자고 배우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소위 스펙 쌓기의 다름이 아니다. 참다운 교육은 함께 잘 살기 위해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다. 대학생의 외침이 대학을 개혁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반값등록금은 백화점의 사기성 세일에 불과할 것이다. 반값등록금에 들어가는 7조의 세금은 대학생만의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모든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지니고 있다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대학생들은 대학생이 아닌 이들, 광장에 나오지 못한 이들에 대한 외침도 함께 해야 한다. 그것이 이 땅의 대학생의 책임이다. /학교밖청소년배움공동체디딤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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