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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모양, 그 깊이와 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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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모양, 그 깊이와 표면

무거울 필요는 없다지만 너무 가볍지는 않게

벼리 | 기사입력 2007/05/15 [23:44]

사람의 모양, 그 깊이와 표면

무거울 필요는 없다지만 너무 가볍지는 않게

벼리 | 입력 : 2007/05/15 [23:44]
인간은 흙으로 돌아가지만 흙처럼 살 수는 없다. 인간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으로 살아가는 한, 각자 모양이 있어야 한다. 그 모양이 깊이와 표면의 문제라는 것은 두 말할 나위 없다. 아무리 웃음이 보약이라지만, 웃음이 전부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5일 예결특위에서 있은 공보담당관실에 대한 추경예산안 종합심사. 마땅히 의원들 앞에 공보담당관이 나와 추경예산 성립사유를 합리적으로 밝히고 의원들의 합리적인 판단과 결정을 기다려야 했다.

▲ 15일 성남시의회 예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한 박상복 공보담당관     ©조덕원

박상복 공보담당관이 아닌 대신 나온 홍모 팀장으로부터 “중앙지 기자들과 사전에 점심약속이 있어 나오지 못했다”는 답변이 나왔다. 왜 부서책임자가 나오지 않았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답변. 솔직한 건지 순진한 건지 헛갈린다.

뒤늦게 나타난 박상복 공보담당관은 “중앙지 기자의 취재 협조”라는 해명에 이어 사과를 표명했다. 그러나 사과부터 우선하고 해명하는 것이 도리라는 점에서 공보담당관의 처신은 부족하지 않나 싶다.

공보담당관의 불출석은 의원들에게 공무원들의 의회 및 의원 경시, 무사안일주의로 비쳐지기에 충분했다. 의원들이 공보담당관의 그릇된 행실을 문제 삼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의원 역시 문제삼는 일에 그치는 경우와 지나친 경우가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박문석 의원의 경우가 지나친 경우. 뒤늦게 나타나 의원들 앞에 선 공보담당관을 향해 질타를 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질타를 넘어 공보담당관실 추경예산에 대한 전액삭감 아니면 시장이 직접 나와 사과하고 의원들의 결정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냐를 떠나 박 의원의 주장은 그 자체만으로는 ‘매우 센’ 주장이긴 하지만 생글생글 만면에 웃음이 떠나지 않은 탓에 오히려 동료의원들, 취재기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게다가 자신 주장에 “철회가 아닌 위원장 위임” 운운했으니 폭소가 터져나올 수밖에.

반면 한나라당 안계일 의원은 문제삼는 일에 그친 경우. “공보담당관의 일은 백번 천번 욕을 먹어도 싼 일”이라 밝혀 뼈 있는 한 마디 말로 질타하면서도 “예산까지 연계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소관 위원회인 자치행정위의 심도 있는 심사를 존중하자”는 주장을 폈다.

공보담당관실에 대한 추경예산 심사 결과는 결국 자치행정위의 심사 결과를 존중하는 선에서 처리되었다.

이날 곤혹스러운 일을 치르고서도 “별 일 아니다”는 반응을 보일 만큼 자기방어적인 공보담당관. 문제삼는 일에서 지나쳤을 뿐 아니라 다소 가볍기까지 한 박문석 의원. 여기에 나름대로 적절한 수위를 보여준 안계일 의원.

역시 사람은 서로의 모양, 그 깊이와 표면이 다른 게 아닌가 싶다. 이날 벌어진 해프닝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볼 수 없는 이유, ‘해프닝 아닌 해프닝’으로 남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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