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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필 성남시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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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필 성남시장님

<기자수첩> 저자로서 자기의 이름을 내건다는 것

벼리 | 기사입력 2008/11/24 [21:24]

권석필 성남시장님

<기자수첩> 저자로서 자기의 이름을 내건다는 것

벼리 | 입력 : 2008/11/24 [21:24]
지난 8월 성남시가 발행한 《2008 성남사회지표》라는 책이 있다. 성남을 이해하고 연구하는데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는 책이다. 발행 작업에서 책임을 진 실무부서는 행정기획국 산하 ‘정책기획과’다. 이 책이 24일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지관근 의원에 의해 잠시 도마 위에 올랐다.

▲ 지난 8월 성남시가 발행한 《2008 성남사회지표》라는 책.     © 성남투데이


지 의원이 사회복지전문가로서의 안목상 책의 레벨은 별개로 치더라도 실제 발행작업을 한 공무원들 중 ‘정책기획국장 권석필’이란 이름이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동료의원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행정사무감사를 받던 주민생활지원국 소속 공무원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마 이 자리에 있던 시의원들이나 공무원들은 이런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 “권석필 과장이 과장 단지 대체 얼마나 되었다고, 무슨 국장!” 그는 시장 비서실에서 이대엽 시장을 모시는 일을 하다가 과장 단지 얼마 되지 않은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잘못할 수 있고 실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잘못이나 실수를 정당화하는 것은 잘못이나 실수 자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일이다. 용납될 수 없는 아주 나쁜 짓이기 때문이다. 궁금했다. 이런 잘못 내지 실수를 과연 고쳤는지. 고쳤을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

취재 결과는 이런 믿음을 여지없이 깨버렸다. 고치지 않았던 것이다. 더욱 괘씸한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즉 정책기획과는 알면서도 고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책을 우리가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도내 시·군, 도서관 등 시 바깥으로 널리 배부된 책이다.

관료주의란 바로 이런 것이다. 정책기획과의 관료주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성남시 조직에 있지도 않은 정책기획국에 그 국장이 권석필이라는 것만 있었던 게 아니기 때문이다. ‘발행일’이 ‘성남시장’이란다!  발행인인 성남시장을 ‘모독’한 것과 다름없다.

▲ 성남사회지표 책자를 만든 사람들 가운데 성남시 직제에도 없는 정책기획국장 권석필이라는 이름이 버젓이 들어가 있다.     © 성남투데이

결과적으로 성남시장을 모독해 놓고도, 있지도 않는 정책기획국을 만들어 과장을 국장으로 추켜세워 놓고도, 이 같은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이를 고치기는커녕 그대로 방치한 것이다. 공보담당관 출신의 양경석 행정기획국장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그저 웃고 넘길 일이 아니다. 이런 태도라면 틀림없이 정책기획과는 ‘권석필 성남시장’, ‘이대엽 정책기획국장’으로 표기해 놓고도 결코 고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장난치는 말이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정책기획과는 잘못을 알고서도 전혀 고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기의 이름을 내걸고 공중을 행해 말하는 자를 ‘저자’라고 부른다.” 책을 논한 적이 있는 철학자 칸트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책을 내는 사람은 책을 내기에 앞서 저자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지 즉 공중을 향해 자기의 이름을 내걸고 말한다는 것은 어떤 일인지 깊이 새겨볼 일이다.

그리고 이 일은 ‘권석필 성남시장’의 경우, ‘이대엽 정책기획국장’ 앞에서 무릎 꿇고 싹싹 빌면서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저자의 책임이란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이다.

온갖 비난과 욕을 먹어가면서도 ‘벼리’라는 자기의 이름을 내걸고 공중을 향해 말하는 자를 보라. 그가 그렇게 하는 것은 단 한 가지 이유, 저자라는 말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변하지 않는 태도 때문이다.

▲ 성남시 정책기획국 권석필 국장(?)     © 성남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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