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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애들 장난도 아니고!"

[분다리의 세상읽기] 자민련 총선후보들의 꼴불견

분다리 기자 | 기사입력 2004/03/18 [15:00]

"세상에, 애들 장난도 아니고!"

[분다리의 세상읽기] 자민련 총선후보들의 꼴불견

분다리 기자 | 입력 : 2004/03/18 [15:00]

18일 오전 시청 브리핑 룸에서 열린 한 기자회견을 보고 말을 잃었다. 아주 기막힌 진풍경을 목격한 탓이다. 바로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수정구 국회의원 출마를 밝힌 자민련 공천자 박용승씨의 사퇴선언과 이어 박씨의 출마지역구를 인계받은 당초 분당을 출마예정자인 서병선씨의 출마선언이다.
▲자민련 총선출마자의 기자회견.     © 우리뉴스

이들은 출마와 관련된 기자회견 정보도 기자들에게 제공한 적이 없었다. 기자회견 전날 이들은 역시 아무런 정보제공 없이 민주당 이윤수의원 기자회견 뒤 슬며시 끼어들기식으로 기자회견을 열려다가 기자들의 불참으로 기자회견이 무산되고만 사람들이다. 그래도 기자는 득표력이 별로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후보라도 여느 후보와 동등하게 다루려는 윤리가 있다. 이런 기자윤리에 화답하려는 태도가 특히 정치신인들에게는 필요하다.

그러나 박씨와 서씨는 어땠나? 이들은 기자회견문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자회견 시간을 25분 정도 지체시키고 난 뒤 그냥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느닷없이 박씨가 나와 서씨가 20년 지기라며 화려한 학력과 경력을 가진 서씨에게 출마선거구를 인계해주고 사퇴선언을 해버렸다. 이어 지난 15일 분당을 선관위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서씨가 나오더니 어려운 결단을 해준 박씨에게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낸다며 수정구 출마를 선언했다.

박씨가 어떻게 출마지역구를 인계할 수 있는지, 또 서씨가 분당을에서 예비후보자로 등록까지 하고 한달 정도 지역구에서 활동까지 했다면서 어떻게 수정구로 출마지역구를 옮길 수 있는지? 정말 기가 막힌 일이다. 지역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하는 이들은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무슨 야합을 벌이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서씨가 "18대 총선에서 백의종군해 박용승씨가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말한 데서도 짐작된다.

서씨는 말로는 정치신인이라면서 그 행각으로 보아 정치철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치판이 철새판으로 전락되었다는 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정치신인을 표방한 사람이, 한번도 공식적인 출마의 변도 밝히지 않은 사람이, 다른 자리도 아닌 공론의 자리에서 출마선언이라고 지역구를 바꿔 출마하겠다고 밝히는 것은 유권자를 졸로 아는 경거망동이자 횡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꼴불견 기자회견에서 서씨가 보여준 총선출마와 관련된 준비정도는 더 말하면 입이 아프다. 세상에, 공당의 후보들이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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