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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 도덕, 도덕?
너, 지금 무슨 생각해? 그게 뭐야?

<분다리의 세상읽기>이상락당선자를 둘러싼 도덕논란에 대해서

분다리 기자 | 기사입력 2004/04/21 [21:46]

도덕, 도덕, 도덕?
너, 지금 무슨 생각해? 그게 뭐야?

<분다리의 세상읽기>이상락당선자를 둘러싼 도덕논란에 대해서

분다리 기자 | 입력 : 2004/04/21 [21:46]
전에 여행길에서 공중화장실을 만나곤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기가 곤란할 만큼 더럽기 짝이 없는 공중화장실. 쪼그리고 앉은 채 오물 냄새와 더불어 마주치는 적나라한 낙서들, 도화같지 않은 도화들. 다시 화장실을 나와 길거리에 오가는 사람들을 마주쳤을 때, 그 순간 기분이란!  

▲ 지난 15일 밤 당선이 확실하다는 방송보도가 나오자 이상락 당선자 지지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반면 이상락 당선자는 시종 굳은 표정을 펴지 못했다.  ©우리뉴스

사람의 이중성을 실감한 잊지 못할 체험이다. 야수적인 폭력성과 일상에서 보는 인간적인 모습들 사이의 심한 괴리에 다름 아니다. 그나마 이것은 성적인 결핍에서 오는 것이어서 좋은 이성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아무튼 지금 나는 이상락 당선자를 둘러싼 도덕논란을 접하면서 이런 엿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다.

사람들에게 잠재되어 있다가 때로 적절한 계기와 기회를 통해 나타나는 야수적인 폭력성은 이성으로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보통의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극단적인 사건들, 의외의 일들은 결코 이성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주목할 것은 이성의 이름으로 야수적인 폭력성이 자행되는 경우다.

과거에는 어떤 현실적인 결핍이나 필요에 의해서 야수적인 폭력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기술문명이 고도화될수록 야수적인 폭력성은 이성의 이름으로 자행된다. 우리가 역사적으로 겪은 파시즘과 같은 전체주의가 그렇고 정보화시대 역시 그런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실감한다.

기술문명이 강화될수록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위험한 믿음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기술문명 시대에는 심각한 인간의 실존적인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연결짓는 삶의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의미있게 살기 위해서, 최소한 서로를 인정하면서 살기 위해서 할 것과 할 수 없는 것, 있는 것과 있을 수 없는 것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도덕의 문제조차 인간의 실존과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다!

"도덕의 문제는 권리투쟁에서가 아니라 고뇌하는 책임감으로부터 발생한다. 도덕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형식적이고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전후맥락을 고려한 이야기식의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공정성을 강조하는 도덕개념이 도덕적 발달을 권리와 규칙에 대한 이해와 결부시키는 반면, 보살핌을 중시하는 도덕개념은 책임감과 인간관계에 초점을 둔다."(C.Gilligan)

이상락 당선자를 둘러싸고 무책임한 도덕개념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휩쓸리고 있다. 특히 공명심에 사로잡힌 자들이 그렇다. 심지어는 '양심', '진실'을 끌어와 합리화하기도 한다. 이상락 당선자의 문제가 처음 터져나왔을 때부터 그랬다. 도덕적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 속에는 감추어둔 것이 있다.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또 드러낼 수도 없기 때문에 계속 도덕, 도덕 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 배후에는 권력투쟁이 자리잡고 있다. 권력투쟁? 그 결과는? 이해관계가 있는 세력들 사이의 몫이다. 내 관심사가 전혀 아니다. 이로부터 어떤 사람들은 도덕의 문제를 제대로 따져보거나 생각해보지도 않고 그저 단순히 법의 문제, 법의 심판문제로 둔갑시켜 버린다. 심려 차원의 서로 다른 것을 단단하게 연결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뵈는 게 온통 정치투쟁 뿐이다.

이런 일련의 흐름 속에서 인간의 실존적 위기를 강하게 느끼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앞서 말한 것 같은 엿 같은 기분을 강하게 느끼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현실이 그렇다. 이 엿같은 현실에 나 같이 섬약한 자는 설 자리가 없는 듯하다. 치우친 자로, 이상락 당선자를 대변하는 자로 낙인찍힌다. 그러나 끝까지 질문은 남겨둔다.

"도덕을 말하는 너,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그게 뭔지 주저없이 답할 수 있는가?"

덧붙인다. 이상락 당선자도 여과없는 고백을 마냥 늦춰서는 안된다. 이상락 당선자는 자기의 책임있는 도덕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결코 그 누구의 동정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문제가 어떻게 지역언론에 터져나오게 되었는지 전후상황도 드러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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