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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 내 이름은 ‘국가공인 파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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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 내 이름은 ‘국가공인 파출부’”

【인터뷰】 성남 간병·요양보호사협회 김기명 회장을 만나…“비정규직 요양보호사 처우개선 절실”

곽세영 | 기사입력 2012/04/30 [10:28]

“‘요양보호사’ 내 이름은 ‘국가공인 파출부’”

【인터뷰】 성남 간병·요양보호사협회 김기명 회장을 만나…“비정규직 요양보호사 처우개선 절실”

곽세영 | 입력 : 2012/04/30 [10:28]
▲ 성남시 간병·요양보호사협회 김기명 회장.     © 성남투데이
122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이해 성남을 비롯해 전국에서 노동가족들을 위한 음악문화제, 마라톤대회 등 다양한 축하 행사가 열리면서 노사화합과 상생, 협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성남지역에서도 지난 28일 남한산성 야외공연장에서 한국노총 성남지부 주관으로 다양한 경품을 내걸고 노동가족 음악문화제가 열려 노동자들이 모처럼만에 흥겨운 자리가 마련됐다.

세계노동절은 1886년 8시간 노동시간 쟁취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싸운 미국노동자들의 투쟁으로부터 시작됐다. 1889년 국제노동자대회 파리총회에서 전 세계노동자들의 단결을 과시하기 위해 매년 5월 1일을 국제적인 노동자의 명절로 기념하기로 결정하여, 그 이후로 5월 1일은 전 세계 노동자들이 연대하여 노동자 민중들의 보편적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투쟁하는 날이 됐다.

그러나 8시간 노동시간 쟁취를 위해 싸운 미국노동자들을 기념하기 위한 노동절이 다가오지만, 12시간, 24시간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일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명사인 요양보호사들의 노동조건은 상상 이상의 열악한 조건에서 기본적인 대우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동을 하고 있어 노동가족 음악문화제나, 마라톤대회는 꿈같은 남의 일이 돼버려 노동절을 기념하는 의미조차 무색할 정도가 돼 버렸다. 

이에 따라 본지에서는 3천여 명의 요양보호사들을 대상으로 열악한 노동조건의 개선과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성남시 간병·요양보호사협회 김기명(48) 회장을 만나 협회활동과 노동절을 맞이하는 소감과 향후 계획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상대원1,2,3동)되어 시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펼친 뒤, 노동현장에 다시 돌아가 활동을 하다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2010년 10월까지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면서 요양보호사들의 처우개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좋은 근로환경을 만드는 일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현재 성남에는 1만 2천여명정도가 요양보호사가 자격증을 땄지만, 실제 일하고 있는 용양보호사들은 3천여 명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근로시간과 근무조건도 다르고, 대우도 다르니까 명확한 기준조차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죠. 협회가 만들어진 이후 모임을 가지면 근로시간과 노동조건이 다르고 조정을 하기도 힘들어 실제 3분의 1의 회원들 밖에 모이질 못해 안타까워요.”

▲ 전직 성남시의원 출신의 돌봄노동자 김기명 요양보호사.      © 성남투데이
성남시 간병·요양보호사협회는 이러한 돌봄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작년 9월 17일 창립총회 및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는 약 150여명 정도의 회원이 가입되어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협회는 지난 해 7월부터 9월까지 성남시 요양보호사 100명을 대상으로 ‘일하는 여성 권리이야기’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 가운데 96.5%가 월 15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으며, 별도의 휴게시간이 보장되지 않거나 휴게시간이 보장된다하더라도 휴게공간이 없다는 응답이 50%를 넘는 등 근로조건이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성남시 요양보호사들은 건강상의 문제로 근골격계 질환, 스트레스, 불면증 등의 순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러한 근골격계 질환은 산재승인이 어렵고 실제로 응답자의 77.3%가 ‘울며 격자먹기식’으로 자비치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김기명 회장은 간병인 또는 요양보호사들이 말로는 ‘돌봄 노동자’로 인식이 되어있지만, 현 실태에 대해 “실제 장기요양법상 요양보호사 1명당 8명의 환자들을 볼 수 있게 되어있지만 20명을 2명이서 12시간 동안 본 적도 있다”고 토로했고 “환자들이 3급으로 나눠져 있지만 그들이 한 공간에 있어서 보호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열악한 조동조건의 심각성을 언급했다.

특히 현재 요양원에서 일을 하고 있는 대다수 요양보호사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로, 계약이 끝나면 해고당하는 경우도 있으며, 법상 명시되어 있는 휴식시간도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환자들을 돌보면서 쉬는 시간도 함께 갖거나 식사를 하다말고 병실에 상황이 발생하면 해결을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나는 등 노동조건은 아주 열악한 상황이다.

김 회장은 “요양보호사로 이틀은 주간, 이들은 야간으로 근무하고 하루 쉬는 방식으로 1년여를 쉬지 않고 일을 했다”며 “임금체계가 보통 130만 원 정도로 계약을 하지만 식비와 세금 등을 빼면 100만원도 채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요양원에서 실제 일하고 있는 요양보호사들의 근로조건 문제점들에 대해 김 회장은  “요양보호사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다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휠체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힘이 많이 들어 허리통증과 디스크, 인대파열 등 육체적인 스트레스가 크고, 심지어 성추행 문제도 종종 일어나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고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일부 방문요양센터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들은 심지어 ‘국가공인 파출부’라고 불릴 정도로 청소, 빨래 등과 같은 잡다한 일도 도맡아 하고 있고,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 김기명 회장은 간병인 또는 요양보호사들이 말로는 ‘돌봄 노동자’로 인식이 되어있지만, 현 실태에 대해 “실제 장기요양법상 요양보호사 1명당 8명의 환자들을 볼 수 있게 되어있지만 20명을 2명이서 12시간 동안 본 적도 있다”고 토로했고 “환자들이 3급으로 나눠져 있지만 그들이 한 공간에 있어서 보호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열악한 조동조건의 심각성을 언급했다.     © 성남투데이

이러한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16일부터 보건복지부가 장기요양위원회를 열어 노인장기요양 종사자 처우개선위해 수가를 2.5%인상한다고 밝혔지만, 협회에서 자체 조사를 한 결과 이를 임금에 반영한 요양원은 없는 실정이고 지자체에서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 김 회장의 주장이다.

“전국적인 차원의 요양보호사 협회가 오는 6월 정식으로 발족을 하면, 8시간 근무, 최저임금 적용, 고용안정 확보 등 이 세 가지 요구안을 갖고 정부에 건의하고 법과 제도정비를 요청할 계획이에요. 요양보호사들이 4대 보험은 적용을 받고 있으니 이것의 폭넓은 적용과 근로기간을 단기간으로 하지 않는 고용이면 정규직화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요양보호사들의 수요는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니까 그들의 생계비를 보장해주고 요양보호소 환자들의 등급이 좀 더 차별화됐으면 근무조건이 상당히 달라질 거예요.”
 
김 회장은 또 “최근에 요양보호사들의 근무조건이 너무나도 열악하다 보니 일부 요양보호사들은 생계형을 제외하고서는 차라리 자발적으로 봉사를 하면서 만족감이라도 느끼지, 온갖 수모와 인격적 모독과 멸시 등을 받으면서 일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성남시에 현재 1만 2천여 명의 용양보호사 자격증이 있는데 이분들 가운데 생계형을 제외하고서는 공짜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오히려 만족감을 느낄 것이라고 해요. 봉사를 하면 나름대로 의미나 자긍심을 느끼지만, 최저임금도 못 받고 온갖 명시와 인격적 모멸감을 느끼면서 도저히 일할 수 없다고 해요. 현재 요양보호사들은 60%는 생계, 40%는 어르신들에 대한 측은함과 사랑으로 일하고 있어요. 앞으로 처우개선 관리가 잘되고 인격적 모독이 아닌 존경의 눈빛으로 그들을 본다면 좋은 일자리로 대우받을 수 있을 거예요.”
 
▲ 성남시간병 요양보호사협회 창립 및 발족식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김기명 요양보호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성남투데이

김 회장은 요양보호사가 되기 위한 기준이나 조건이 낮아 직업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 노동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에 대해 “요양보호사에 대한 보수교육, 직무교육이 없어 육체적 노동에서 오는 체력소모나 감정의 고갈이 극심해 지고 있다”며 “앞으로 요양보호사들의 직무교육, 보수교육을 제도적으로 실시해 인간의 감정을 회복하고 고객을 잘 돌볼 수 있는 아름다운 직업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협회에서 올해에 성남에 있는 122개소의 요양원을 비롯해 노인주간보호센터를 직접 방문해 협회를 소개하고 요양원별 근무조건 실태조사를 할 계획”이라며 “현재 150명에서 500명 이상을 협회에 가입시키는 것이 목표이고, 6월에 중앙조직이 만들어지면 당선된 국회의원과 함께 처우개선을 위해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실제로 요양원을 차릴 생각도 하고 있다”며 “8시간 근무에 제대로 된 대우와 월급을 받는 롤모델이 될 착한요양원을 선정해 발표하고 모범 요양원을 만들어 지역에 확산시킴으로써 성남시에 있는 모든 요양원들이 그 기준에 맞춰갈 수 있도록 서로 협조하는 것 또한 우리들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122주년을 맞는 노동절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올해 12월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어 노동이 존중받고 요양보호사들도 법정공휴일을 맞아 제대로 한 번 쉬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성남시 간병·요양보호사협회는 내년 노동절에 요양보호사들에게 노동절의 진정한 의미와 권리를 찾아주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날을 만들기 위해 계속적으로 노력하고 이들의 처우개선이 나아질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으로 발 벗고 나설 거예요. 올해 12월 대선에서반드시 정권교체도 이루고요. 일단 내일은 노동절이니만큼 저도 서울 집회에 참석해 노동자로서의 우리들 목소리를 힘차게 주장하고 함께 같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꿈꿔 나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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