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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재정파탄’ 목도한 우울한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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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재정파탄’ 목도한 우울한 수요일

<기자수첩> 2010년 새해 예산안 심의 이대엽 시장 책임회피로 결국 ‘파행’

오인호 | 기사입력 2009/12/16 [14:17]

성남시 ‘재정파탄’ 목도한 우울한 수요일

<기자수첩> 2010년 새해 예산안 심의 이대엽 시장 책임회피로 결국 ‘파행’

오인호 | 입력 : 2009/12/16 [14:17]
한 때 성남시는 잘 나가는 도시였다. 기초자치단체로는 천문학적인 수치의 예산을 기록하며 광역자치단체인 강원도보다 더 많은 예산 규모를 지닌 기초단체였던 적도 있었다. 올해 예산은 2조3천억원이었다. 그러나 내년 새해 예산은 1조7천억원으로 감소했다. 원인은 무엇일까?
 
혹자는 3천222억원이 과다하게 들어간 호화신청사 때문이라고 한다. 행정사무감사에서 일부 의원은 공무원들의 호화 해외연수를 지적하기도 했다. 무수한 예산낭비 사례와 근시안적인 재정운영, 방만한 예산운영이 화를 부른 것이다.

1998년 IMF의 원인을 너무 빨리 터트린 샴페인이라고 지적했다.  영어 표현에 <provide for rainy day>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provide against emergencies> 즉 긴급한 때를 대비한다는 의미이다. 성남시 재정이 잘 나갈 때 이미 우리가 1998년에 격은 IMF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했다.
 
▲ 성남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6일 오전 2010년 성남시 새해 예산안에 대해 종합심의를 벌이기 위해 이대엽 시장의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성남투데이

16일 오전에 열린 성남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지켜보면서 참으로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 오전에 민주당 정종삼 의원이 성남시 송영건 부시장에게 “불과 1개월만에 예산이 3천억원 줄어든 책임”에 대해 묻자, 송 부시장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때만해도 시 집행부가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이대엽 시장 출석요구가 받아 들여지면서 무엇인가 해결의 기미가 보였다. 상황의 긴박함과 중차대함에 대해서 작은 희망의 불씨가 보였다. 다시금 정 의원의 말이 떠오른다. “살림살이에는 관심이 없고 통합시 한다고 바람피운 결과가 아닙니까?”라는 말이다.
 
이날 오후 이대엽 시장이 사상 초유로 성남시의회 예결특위에 출석을 했다. 그러나 이 시장의 눈길은 바로 앞에 앉은 김시중 의원에게로 향하면서 김 의원을 의식했다.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머리를 스쳤다. 다시금 김 의원이 이 시장에게 한 ‘쥐** 발언이 혹시 또 다른 감정적 대립각을 조성하지는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아니나 다를까?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정종삼 의원이 “부시장은 사과했다. 작년대비 무려 6천억 원이 줄어든 책임에 대해서 사과를 한 만큼 관련 공무원의 문책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 시장은 “부시장은 사과했지만 나는 못한다”고 맞섰다.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것인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답변이었다.
 
홍석환 의원이 곧 바로 물었다. “이미 중기지방재정에 반영된 예산이 변경된 추이를 보고받은 바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 시장은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너무나도 당당하게 답을 했다. 무언가 상황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어 시의회 예결특위 강한구 위원장은 갑자기 동료 의원들의 모든 질문에 제동을 거는 듯 했다. 그러나 야3당 의원들의 강력한 저지와 항의로 5분간의 휴회를 했다. 휴회 전 결국 이대엽 시장과 김시중의원의 설전이 벌어졌다. 시의회 본회의장 시정질의에 이어 불행스러운 만남이 계속된 것이다.
 
민주당 최만식 의원은 “시 재정운영 파탄의 책임을 통감하고 이 시장이 직접 사과하고 이러한 사태의 책임이 있는 조희동 행정기획국장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한다”며 “18일까지 이에 대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예산결산특위는 무산될 것이고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이 시장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한 뒤 예결특위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잠시 후 야3당 6명의 의원들이 모두 예결특위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12명의 예결특위 위원 중 7명 이상이 있어야 의결정족수가 이루어진다. 만일 이 시장이 재정운영의 적신호를 인식하고 이에 대한 책임있는 사과와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하지 않는다면 2010년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는 난항을 겪고 성남시 새해 예산안 운영은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이 정말로 성남시를 사랑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 조속한 사과와 책임자 문책으로 거듭된 파행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대책반Task Force Team)을 조직해 위기의 성남시 재정을 다시금 되살리길 바랄 뿐이다.
 
1929년 미국에서 대공황으로 인한 수 많은 사람이 자살한 검은 월요일(Black Monday)이 있었다면, 2009년 12월 16일은 성남시 지방자치 역사에서 재정파탄을 목도한 우울한 수요일(Blue Wednesday)로 기억되지나 않을까 우려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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