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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문화마을은 ‘졸속 추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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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문화마을은 ‘졸속 추진’이야!

잘못하면 성남판 ‘광우병사태’ 난다

벼리 | 기사입력 2008/05/16 [12:28]

태권도문화마을은 ‘졸속 추진’이야!

잘못하면 성남판 ‘광우병사태’ 난다

벼리 | 입력 : 2008/05/16 [12:28]
광우병사태와 관련, 이명박정권은 왜 남녀노소 없는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을까?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의무를 망각한 채 광우병 감염 우려가 큰 30개월령 이상 미국산쇠고기를 전면 개방하기로 미국과 짝짜꿍했기 때문이다.

최근 성남시(성남시장 이대엽)가 근린공원인 양지공원 자리에 추진하고 있는 ‘태권도 문화마을’ 조성사업도 자칫 성남판 광우병사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시가지 시민들을 불안케 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들은 대체 무엇일까?

▲ 성남시가 양지공원 일대에 조성하려고 하는 '태권도 문화마을'조성사업 예정부지 현황.     ©성남투데이


첫째, 있는 것을 더 잘 기능할 수 있도록 보강하지는 못할망정 있는 것을 없애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는 발상이기 때문이다. 업적을 남기고 보자는 ‘실적주의 ’ 발상이라는 얘기다.

양지공원은 공원의 일부가 이미 자연학습장, 야외무대, 체력단련장, 잔디광장 등이 조성되어 구시가지 주민들의 휴게·여가·문화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원으로, 구시가지의 대표적인 근린공원으로 더 잘 이용될 수 있도록 공원 성격에 맞는 공원조성사업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구시가지는 분당과 비교해 공원 수는 물론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실제 공원으로 조성되지 않아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공원 수도 늘리고 실제 이용이 가능한 공원이 되도록 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성남시의 의무. 2016년 성남도시기본계획보다 대폭 강화된 공원계획을 담고 있는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에도 그대로 나타나 있다.

성남시가 추진하고 있는 태권도 문화마을 조성사업 대상지는 양지공원 중 이미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된 지역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대규모 전용경기장, 태권도성전, 비지터센터, 열린광장, 800대 수용의 주차장 등이 들어서면 사실상 양지공원은 사라진다.

결국 새로운 태권도 문화마을을 조성하겠다며 시민들이 잘 이용하고 있고 더 잘 이용되도록 성남시가 시민과 함께 더 잘 가꾸어야 하는 양지공원을 없애겠다는 뜻이다. 누구를 위해서? 시민을 위해서? 아니다!

둘째, 태권도 문화마을을 굳이 양지공원이 들어선 남한산 자락에 앉히려는 발상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관계 공무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태권도 문화마을을 남한산 자락인 양지공원에 조성하려는 것은 “남한산성의 상징적 의미인 호국이라는 정신문화적 유산을 국기인 태권도의 상징적 의미와 연계시킨 결과”라고.

틀렸다. 앞뒤 맞지 않는 소리다. 설명되어야 할 것을 설명하지 않고 오히려 설명되어야 할 것을 전제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태권도 문화마을을 남한산 자락인 양지공원에 조성하려는 것’과 ‘남한산성의 상징적 의미인 호국이라는 정신문화적 유산을 국기인 태권도의 상징적 의미와 연계시킨 결과’ 사이에는 아무 인과관계가 없다.

사실을 들어 말하면 구시가지는 물론 인접한 송파, 강동, 하남, 광주 모든 남한산 자락에 있다. 도시화로 가시적인 남한산이 축소되었을 뿐이다. 태권도 문화마을 조성사업이 성남에 필요하다면 성남 경계 안 다른 곳에 해도 좋다는 뜻이다.

결국 굳이 양지공원을 없애고 남한산 자락에 태권도 문화마을을 앉힐 이유가 없는 셈이다. 설명되어야 할 것을 오히려 전제하는 시의 주장대로라면 호국의 정신이 철철 넘쳐흐르는 성벽을 비롯해 유형의 문화유산들이 있는 남한산성 안이 가장 좋다. 그렇지 않은가?

셋째, 남한산성의 상징성 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한산성이 자리 잡은 남한산의 자연 보존이다. 이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성남시가 추진하는 태권도 문화마을 조성사업의 최종 비전은 구시가지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다. 개발주의 전략인 셈이다. 그러나 개발은 ‘지속가능한 개발’이어야 한다. 보존과 충돌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성남시의 계획대로 이곳에 대규모 전용경기장, 태권도성전, 비지터센터, 열린 광장, 800대 수용의 주차장 등이 들어설 경우 가뜩이나 과다한 이용으로 보존에 몸살을 앓고 있는 남한산은 회생 불가능한 상태가 될지 모른다.

이미 남한산 자락에 자리 잡고 개발된 구시가지가 남한산에 어떤 생태적 악영향을 미쳐왔고 미치고 있는지는 굳이 따지지 않아도 된다.

남한산을 둘러싼 각종 순환도로들이 남한산의 생태를 어떻게 고립시키고 있는지 생각해보았는가. 남한산은 최근 등산객들로 사계절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다.

게다가 남한산성 안과 그 일대는 먹자판 관광과 지나친 차량 통행 및 주차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남한산 초입에 불과한 지금의 남한산 유원지에서 반딧불이를 쫓아다니고, 가제, 버들붕어, 버들치, 보리새우를 잡던 유년의 추억을 가진 벼리와 같은 사람들은 남한산에 가해진 생태적 악영향이 지금 어떤 지경에 이르렀는지 잘 안다.

남한산이 없는 성남 특히 구시가지는 무의미하다. 개발 이전에 남한산을 온전하게 보전하는 것은 개발 이전에, 아니 개발과 보전의 공존 이전에 이곳에 터 박고 사는 모든 사람들의 숙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래세대에 대한 의무 아닌가.

▲ 성남시의회가 시 집행부가 상정한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하면서 무려 843억 원을 들여 추진하려는 ‘태권도 문화마을’조성사업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없이 타당성 검토 용역비를 승인하는 등 졸속적인 예산안 심의를 해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성남투데이

넷째, 태권도인들의 목소리가 전혀 없고 주민들의 의견 수렴도 없으며, 오로지 성남시라는 관료들의 목소리만 들리기 때문이다. 자치행정의 기본은 시민참여행정 아닌가!

태권도 문화마을을 조성하려는 것은 시의 말마따나 성남을 세계적인 ‘태권도 메카’로 만들려는 것이다. 새로운 도시브랜드를 창조하겠다는 것이다. 민관이 힘을 모아도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창조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도시브랜드를 창조하겠다는 것이 설령 선의나 의지에 입각한 것이라 해도 관련 정책의 수립과 집행은 그 선의나 의지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도시브랜드를 창조하겠다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 출발은 잠재력이다. 잠재력이 있어야 그것을 일깨워 실제적인 힘으로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그런 잠재력이 있는가? 파악이나 했는가?

취재 결과 태권도인구, 각종 프로그램, 시설 등 그런 잠재력에 대한 현황 파악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니 태권도 문화마을 조성사업이 태권도인들 자신을 위해서나 성남시민을 위해서나 성남에 필요하다는 태권도인들의 목소리가 전혀 없는 상태다.

따라서 태권도인들의 정당한 목소리에 공감하고 이와 함께 하려는 성남시민들의 목소리는 물론 전무한 상태다.

태권도 문화마을 조성사업은 누군가의 아이디어로 또는 시장, 부시장 등 높다 하는 양반들의 지시로 시작되었다는 뜻이다. 단지 관계공무원들만 안에서 조물딱거리다가 공개된 어설픈 그림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하던가?

여기에 이득이나 따졌을 법한 생각없는 시의원들이 덩달아 춤을 추었다. 지난 14일 성남시의회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최윤길)가 추경 심의를 통해 ‘태권도 문화마을’ 조성사업 타당성 조사를 위한 용역비 5천만 원을 승인해준 것이 그것이다. 대체 무슨 근거로?

이들은 태권도가 이 나라를 대표하는 국기라는 점에서, 올림픽 종목으로 정식 채책될 만큼 세계적인 무예라는 점에서, 성남의 새로운 도시브랜드를 만든다는 거대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자신들의 정책 결정에 얼마나 무게를 느꼈을까? 의문이다.

시도 시의회도 백년 가는 성남의 도시브랜드로 만들겠다는 타당한 근거나 판단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고작 국기원 유치 우선 정도의 목소리만 예산 예비심사 시 상임위에서 나왔을 뿐이다.

태권도 문화마을은 결국 시 집행부와 시의회가, 지방자치의 제도화된 영역을 틀어진 그들만이 추진하는 ‘그들만의 사업’임이 분명한 셈이다. 빛나는 관료주의. 관료주의와 배 맞추는 지역정치인들.

다섯째, 재정계획이 허술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사업부지가 주로 시 소유라지만 설계비, 시설비 등 사업비가 자그마치 843억원이다. 과연 시민들이 이용하는 있는 공원까지 없애가며 어설픈 그림에 불과한 태권도 문화마을 조성사업에 막대한 혈세를 쏟아 부어야 할까?

취재 결과 재정조달계획은 계획 수립 당시부터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4월 14일 기본계획을 수립하자마자 이틀후인 16일 중기지방재정계획에 서둘러 반영시킨 것이 그것. 바로 짜맞추기다.

성남시, 태권도단체가 각각 얼마나 재정 부담을 나눌지도 전혀 제시된 게 없다. ‘퍼주기’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우려되는 지점이다. 시민 혈세는 내 돈 아니라는 심보다.

여섯째, 성남을 세계적인 태권도 메카로 만들겠다면서 역시 전 세계를 상대로 전북 무주에 조성되는 태권도공원에 대한 검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상한 일이다.

무주는 지난해 태권도특별법 제정과 사업비 확정 등으로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성남시가 추진하는 태권도 문화마을은 12만㎡에 843억 원의 사업비 투입된다. 반면 무주의 태권도공원은 231만4000㎡ 부지에 6159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비교가 안 된다. 게임이 안 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하자는 것인가. 이 간단한 부지 규모, 사업비 비교를 통해서도 판단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성남시가 조성 중인 무주의 태권도 공원 사례를 검토하지 않고 태권도 문화마을 조성사업을 들이민 것은 납득이 가질 않는다. 과연 태권도 문화마을이 세계적인 태권도 메카가 될 수 있을까? 의문이다.

분명해 보인다. 이상과 같은 이유들을 통해 볼 때 성남시가 추진하고 있는 태권도 문화마을 조성사업은 현재로선 부실 그 자체다. 졸속 추진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성남시는 이 같은 이유들에 합당한 토를 달아 공개 해명할 의무가 있다.

대체 성남시가 무주보다 작은가? 무주보다 못난 게 있나? 대체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말이다. 되지 않을 일 같으면 일찌감치 때려치우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공연히 힘 쓰는 헛수고는 결코 있어선 안 된다.

가뜩이나 공원 부족으로 맘 놓고 쉴 곳이 부족한 구시가지 시민들, 1공단 공원화를 줄기차게 주장해온 구시가지 시민들이 열 받아서 들고 일어나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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