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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이명박!

<6·15 햇볕칼럼>

안신정 | 기사입력 2010/06/23 [08:42]

고마워요 이명박!

<6·15 햇볕칼럼>

안신정 | 입력 : 2010/06/23 [08:42]
▲ 안신정 6.15안양본부 사무국장     ©성남투데이
6.15공동선언 10주년이다.

불과 10년전, 남과 북은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에 환호했고 화해와 협력의 길을 연 6.15공동선언은 전 세계의 집중적 이목을 받으며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노벨상 수상자가 한 명도 없다는 대한민국에서 6.15공동선언으로 당시 대통령이었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가 되었고 그 이전에는 빨갱이란 소리를 들었던 통일운동가들은 애국자가 되었다.


그리고 10년.

다시 집권한 한나라당 이명박 정부는 가장 먼저 6.15의 흔적을 지우기에 앞장섰다.

6.15공동선언을 이적문서라 한 남주홍 씨를 통일부장관으로 내정했다가 엄청난 반발에 중단했다. 그러나 곧 ‘비핵개방 3000’을 발표했고 지금 통일부장관은 이 ‘비핵개방 3000’을 주도했던 현인택씨가 맡고 있다.


자고로 우리 역사를 보면 민주주의를 압살하는 정권은 반드시 통일도 압살한다.

한나라당은 민주주의 압살보다 먼저 김대중, 노무현 정권시절 추진된 남북합의와 협력을 원점으로 돌리는데 주력했고 그동안 뉴라이트의 이른바 ‘퍼주기’라는 비난에 동의했던 수많은 국민들은 “그까짓 통일쯤 늦어지면 어때” 혹은 “통일이 무슨 상관이야” 또는 “그래, 그동안 우리가 너무 많이 퍼줬어”라며 당연한 듯 통일말살정책에 침묵, 무관심했다.


6.15공동선언 10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더했다.

이명박 정부는 아예 노골적으로 6.25전쟁 60주년을 앞세워 다시 6월을 반공, 반북의 달로 만들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국가보안법으로 얻어맞고 국민들 침묵 속에 위축된 통일운동진영은 6.15공동선언 10주년을 그야말로 싸우며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 엄청난 정부의 이데올로기 공세 속에서 화해와 평화, 통일을 어떻게 국민들에게 호소할 수 있을지 난감했다.


그러나 고맙게도 이명박 정부 스스로가 다시 국민들에게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다.

지방선거 시작과 동시에 정부는 천안함 사건이 북의 어뢰공격이라는 발표를 했고 보름동안 대한민국은 난데없는 전쟁 직전의 살벌한 살얼음이 얼었다. 그러나 이미 6.15가 우리 국민들에게 가져 온 변화는 너무나 큰 것이었다. 사람들은 정부의 전쟁협박에 움츠리고 초와 라면을 사재기하는 대신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전쟁을 막으려면 무엇이 필요한 지 찾아보기 시작했고 급기야 통일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나가 떠들어도 무관심했던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떠들었던 그 시간동안 우리 삶 속에 깊이 녹아져 있던 6.15정신을 발견한 것이다.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전교조 명단공개와 콘서트로 참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높여줘 진보교육감, 교육의원들의 대거 당선을 가져왔듯 천안함 북풍으로 분단이후 가장 소중한 6.15공동선언을 국민들 속에서 찬란하게 부활시킨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낡은 북풍을 거센 역풍으로 맞받아친 우리 국민들의 높은 정치의식에 깊이 감사하며 동시에 통일운동이 국민들 속에서 어떻게 진화 발전해야 하는가 고민을 하게 된다.

본디 우리 역사 속에서 민주와 통일은 한 몸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김대중 노무현 정권시절을 지나며 통일운동이 일반 서민, 노동자, 농민들의 삶과 동떨어져 중산층 운동이 되었다는 비난 또한 솔찬히 받아왔다. 그렇기에 한나라당 이명박 정부가 집권함과 동시에 통일운동은 가장 먼저 탄압받았지만 국민들의 관심과 이해를 받기까지 2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이제 통일운동도 진화해야 한다. 국민들의 변화된 정서와 인식 속에 과거 서민과 동떨어진 중산층의 운동이란 비판을 넘어서야 한다.

진정한 민주주의가 서민과 노동자, 농민들이 주인되는 세상이라면 진정한 통일 또한 정치권력자와 사회지도층이란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 아니라 서민과 노동자, 농민들이 주인이 되는 새로운 세상의 대안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이명박 정부의 독선에 대한 심판이면서 동시에 우리에게도 반성의 사색과 새로운 발전을 위한 발판이 되기를 바래본다. / 안신정 6.15안양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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