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파키스탄 지진참사 어린이돕기’를 테마로 시작해 매월 넷째주 토요일 오후 중앙공원에서 많은 어린이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진행되어 온 ‘어린이 벼룩시장’이 성남시의 불허방침으로 인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 지난 해 11월 제 1회 어린이 벼룩시장에서 파키스탄 어린이 돕기에 나선 어린이들.     © 성남투데이

성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어린이벼룩시장준비위원회는 지난 22일 중앙공원 황새울광장에서 결식아동 돕기를 위한 제5회 어린이 벼룩시장을 개최하려고 했으나, 성남시가 공원에서의 ‘상행위 금지’라는 명분을 들어 사용을 불허했다고 24일 밝혔다.

성남시의 불허공문에 따르면 어린이 벼룩시장은 지역생활권 거주자의 보건, 휴양 및 정서생활 함양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치된 근린공원의 기본 목적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공원사용을 불허방침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어린이벼룩시장준비위원회는 24일 성명을 통해 “성남지역의 새로운 기부와 나눔문화운동으로 자리잡고 있는 어린이 벼룩시장을 더욱 활성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성남시가 어린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불허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린이벼룩시장은 지난해 11월 ‘파키스탄 지진참사 어린이돕기’를 테마로 시작되어 그 동안 네차례 진행되어 왔고 많은 어린이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진행되어 와 성남의 새로운 기부와 나눔문화운동으로 자리매김되어 왔다.

‘어린이벼룩시장’은 직접 벼룩시장에 참가하는 어린이들이 사전에 회의를 열어 준비되고,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헌옷, 책, 문구 등을 가지고 와 서로가 필요한 물품을 자유롭게 교환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 지난 1회 벼룩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어린이들.     ©성남투데이

뿐만 아니라 자체 세무서를 통한 가게등록, 정식화폐가 아닌 어린이 가상화폐를 주고받으면서 영수증 주고받기 등을 시행함으로서 경제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 되어 상행위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 어린이 벼룩시장 관계자들의 말이다.

현재 서울의 경우 현재 대략 50여군데의 벼룩시장이 개최되고 있으며 각각의 시장들마다 저마다의 테마와 특징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가운데 성남에서 개최되는 어린이 벼룩시장은 어린이들이 중심이 되는 벼룩시장으로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벼룩시장과는 사뭇 다른 형태로 진행됨으로 인해 중앙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기도 하였다.

어린이벼룩시장 관계자는 “이제 성남의 어린이벼룩시장은 회를 거듭할수록 어린이들의 경제배움터이며, 아껴 쓰는 재활용의 마당이자 어려운 이웃을 돕는 나눔과 기부의 문화마당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공원은 공공을 위한 장소로 사용되어야 하고 어린이들에게 배움과 나눔, 기부 등 공동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관계자는 특히 성남시의 불허방침에 대해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쓴다’는 아나바다의 의미도 모르는 무식한 담당공무원의 발상에 어처구니가 없다”며 “그 동안 어린이 벼룩시장에 참석했던 많은 어린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다 된밥에 재를 뿌리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고 시행정을 비판했다.

▲  어린이 벼룩시장 풍경     ©성남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