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시·주민·시의원 무시하고 자리를 박차?

주민-‘생명의 위협’, 시공업체-‘주판알 튕기기’
시, 양지동 아파트 신축 ‘13일부터 공사 중단’ 밝혀

벼리 | 기사입력 2006/12/11 [21:25]

시·주민·시의원 무시하고 자리를 박차?

주민-‘생명의 위협’, 시공업체-‘주판알 튕기기’
시, 양지동 아파트 신축 ‘13일부터 공사 중단’ 밝혀

벼리 | 입력 : 2006/12/11 [21:25]
주민들이 심각하게 느끼는 문제는 딱 한가지다. ‘생명의 위협’이다.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 양보할 수 없고 시급한 문제 앞에서 문제를 일으킨 시공업체는 고작 ‘주판알 퉁기기’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주민들이 심각한 불안을 호소하는데도 원인을 제공한 시공업체는 그 동안 아랑곳하지 않았다. 급기야는 시의 중재로 대책 마련을 위해 주민들과 만난 자리조차 ‘무마책’을 내놓고는 ‘공사 중단 불가’를 일방적으로 선언하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 왼쪽 맨 앞자리가 비었다. 시공업체인 (주)훼밀리종합건설측 관계자가 대책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대화도 하지 않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자리이다. 주민을 무시하고 시의원과 시를 무시한 상식 밖의 행동이다.     © 성남투데이

기가 막힌 주민들은 세상에 이런 심각한 재난 대비를 짓밟는 ‘안전 불감증’에 걸린 악덕 시공업체가 어디 있느냐며 격노했다. 한동안 주민들의 이야기도 듣지 않고 퇴장해버린 시공업체를 신랄하게 성토했다.

본보는 지난 9일 수정구 양지동 743번지에 주택재건축정비사업으로 건설 중인 아파트 공사로 인해 공사장 인근 주민들이 주택 붕괴 등 심각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데도 시공업체 (주)훼밀리종합건설측이 나 몰라라 하고 있어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시가 중재에 나서서 8일 주민들과 만난 첫 자리에서 11일 시, 시공업체, 지역구시의원, 주민들이 다시 모여 대책회의를 열기로 하고 또 이 자리에서 공사 중단 여부를 통보해주겠다고 주민들과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시가 약속한 대로 11일 오후 7시 양지동 동사무소에서 대책회의가 열렸고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시공업체인 (주)훼밀리종합건설측은 주민들에게 공사 중단을 할 수 없다는 통보를 일방적으로 선언하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주민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공사를 계속 진행할 경우 주택 붕괴와 같은 심각한 주민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주민들의 문제의식을 (주)훼밀리종합건설측이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 탓이다.

주민의 안전을 우려한 시가 중재에 나선 마당에 대책 마련을 위해 누구보다도 주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입장 차이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조율도 하고 해결점을 찾아야 할 시공업체가 주민, 시, 지역구시의원 모두를 우습게 여긴 것이다.

주민들은 기가 막혔다.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한 동안 주민들의 성토가 계속되었다. 세상에 이런 안전 불감증에 걸린 악덕업체가 또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 지역구시의원들은 말은 아꼈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뜻의 표정이 역력했다.

(주)훼밀리종합건설측이 이날 보인 태도는 주민들이 느끼고 호소하는 심각한 안전문제와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대책회의에 참석한 탓으로 보인다.

▲정해진 소음 규정(70db 이하)을 준수하고 ▲균열된 주택에 대해서는 보수업체가 권장하는 방법에 따라 보수하고 ▲앞으로는 주민대표하고만 만나겠다고 밝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적당히 무마하는 선에서 처리하고 넘어가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훼밀리종합건설측의 일방적인 퇴장, 이에 대한 주민들의 성토가 끝나자 시 관계공무원, 지역구시의원, 주민 사이에 대화가 밤 9시 30분까지 계속되었다.

주민들은 당초 즉각적인 공사 중단 없이는 어떠한 대화나 협의도 있을 수 없다는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주)훼밀리종합건설측의 상식 밖의 태도에 격노한 탓이다.

그러나 주민 설득에 나선 시 관계공무원이 근거없이 주민 편을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중재안을 제시하자 결국 시가 제시한 중재안에 주민 요구를 일부 추가해 타협안이 만들어졌다.

타협안은 주민 안전을 고려, 13일부터 시공업체로 하여금 공사를 중단케 한다는 것. 또 ▲아파트 신축공사장 내 공사관련 가시설물의 안전성 여부 확인 ▲마을길인 공사장 옆 계단의 균열 원인 규명 ▲공사장 인근 주택의 침하·균열·뒤틀림 원인 규명 ▲소음대책 마련을 조건으로 추후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것.

타협안이 만들어지고 주민들이 이를 받아들이자 시 관계공무원은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짓는 네 가지 조건을 충분히 검토한 후 확인 결과가 나오는 대로 주민들 앞에 그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재호, 정종삼, 최성은 지역구시의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타협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며 타협안이 만들어지자 주민들에게 “시도 적극적으로 나선 만큼 주민들도 일단 시를 믿고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구시의원들은 “시공업체가 아직도 주민들과 대화할 생각을 보이지 않은 점을 감안, 주민들도 정확한 주민 피해 조사, 안전진단 전문가의 도움을 통한 자체 주민 피해의 원인 규명 노력은 물론 원인 규명, 대책 마련, 보상 등 앞으로의 진행 단계를 고려한 합리적인 주민 요구사항의 정리 및 합의가 차근차근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민들에게 조언했다.
 
  • “곡괭이로 머리를 ××버리겠다”(!!!)
  • 정말 집이 무너져야 정신 차리나
  • 성남시는 시공사 편?
  • 시·주민·시의원 무시하고 자리를 박차?
  • “집이 무너질까, 못살겠어요!”
  •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