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탄천의 수질개선 연구사업 및 수질관리대책 마련에 년간 수십여억원을 투자하며 개선노력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탄천의 수질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일 성남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탄천 8개 지점에 대한 자체 수질측정 결과  용인경계 지점에서의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 연간 평균치가 2001년 11.5㎎/ℓ에서 2002년 21.6㎎/ℓ, 2003년(10월까지) 33.8㎎/ℓ로 올라갔다.
 

▲탄천     ©우리뉴스

바로 아래 구미교 지점도 2001년 9.8㎎/ℓ에서 2002년 23.8㎎/ℓ, 2003년  25.6㎎/ℓ로 악화됐으며, 심지어 올 3월 갈수기 때 용인경계와 구미교 지점 측정치가 각각 150㎎/ℓ, 145㎎/ℓ까지 치솟아 모두 농업 및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없는 등급외 수질이다.
 
이와 관련 시관계자는 "앞으로 수지.죽전에 1만3천여가구가 추가 입주하면 하루 1만1천여t의 폐수가 더 발생해 탄천 오염이 더욱 심해질 우려가 있다"며 "용인 수지.죽전지구 입주가구가 증가하고 있으나 수지 하수종말처리장  건립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에 조속히 하수종말처리장이 건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올해 탄천관리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담부서인 탄천관리과를 신설하고 탄천의 친환경적 하상정비 공사 30 억원을 비롯해 자연형하천 조성사업 25억원, 탄천 건천화 방지 유지용수 확보비 5억6천만원, 탄천 수질개선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조사용역비 1억 2천만원 등 연간 수십여억원의 예산을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대엽 성남시장은 지난 25일 시의회 시정연설을 통해 "중장기 탄천 10개년 계획을 수립해 깨끗하고 아름다운 탄천을 체계적으로 가꾸겠다"며 "탄천 수경분수대 설치와 모래사장 조성을 통해 일광욕을 즐기고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분당환경시민의모임 정병준 운영위원장은 "시가 수십억의 예산을 들여 자연형 하천을 조성하고 건천화 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예산낭비만 하는 것"이라며 "형식적인 자연형 하천조성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탄천의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구미동 하수종말처리장을 가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 운영위원장은  "구미동 하수종말처리장을 가동해야 수지지역에도 하수종말처리장이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탄천관리를 위한 행정체계를 일원화 해 시가 소신을 가지고 종합적인 대책마련과 함께 주민 설득 등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야탑동에 거주하는 시민 김은숙(33, 회사원)씨도 "탄천의 수질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도 시장은 근본적인 대책마련보다는 일광욕을 즐기기 위한 모래사장과 분수대나 만들 생각을 하고 있다"며 "여름철 비가 내리면 탄천변에 물이 넘칠 것이 뻔하고 오염으로 인한 악취가 진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일광욕을 즐기겠냐"고 시의 전시행정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