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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10대에게 돌을 던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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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10대에게 돌을 던져라!

<특별기고> 학교밖 청소년 배움터 ‘디딤돌학교’ 조주현 대표

성남투데이 | 기사입력 2009/03/26 [08:08]

잔인한(?) 10대에게 돌을 던져라!

<특별기고> 학교밖 청소년 배움터 ‘디딤돌학교’ 조주현 대표

성남투데이 | 입력 : 2009/03/26 [08:08]
▲ 10대 청소년 4명이 함께 살던 16살 유 모양을 20여 일 동안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암매장 한 황송공원.     ©성남투데이
지난 19일 10대 청소년 4명이 함께 동거하던 소녀(17세 정신지체 2급)를 20 여 일 간 폭행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실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사건이 성남에서 벌어진 일이라 지역에서 위기청소년 관련 활동을 하는 실무자들이 느끼는 파장은 더욱 크다.

사건의 자세한 전후사정과 실제 정황은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이것이 의도적인 살인인지 폭행치사인지 분명치 않다. 조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잔혹 살인극’, ‘고문살해’, 심지어 ‘강호순 뺨칠 무서운 10대’같은 일부 언론의 선정적인 머리글들을 보면 마치 이 사건을 의도된 살인극으로 확정하고 모든 원인이 잔인한 10대 개인에게 있는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물론 저항할 힘도 없는 정신지체 소녀를 사망에 이르게끔 집단폭행을 가한 것은 중대한 범죄이다. 그러나 전체 맥락을 보지 않고, 몇몇 일탈적인 요소를 잔인성으로 호도하여 잔혹사건처럼 몰고 가는 신문의 보도행태 속에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탈청소년에 대한 돌팔매질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심히 씁쓸하다.

사실 이번 장애소녀 사망사건은 작년 5월 수원에서 발생한 노숙소녀 사망사건과 여러 면에 있어서 매우 유사하다. 즉, 두 사건  피해 소녀의 가정환경과 위기상황(학업중단, 가출, 왕따, 인터넷 채팅을 통한 만남 등)이 거의 같다는 점, 가해자가 함께 생활하기도 한 같은 처지의 가출청소년이라는 점, 죽일 정도의 폭행동기가 아니라 사소한 문제(딴 남자와 바람을 핀다거나, 2만원을 훔쳤다는 등)가 발단이 됐다는 점, 폭행 후 부주의하게 방치되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 등이다.이처럼 잔혹범죄로 표현되고 있는 위 사건들을 분석해보면 계획된 범죄라기보다 오히려 사리분별 못하는 미숙한 10대가 저지른 심각한 사고라고 보여 진다.

위기상황에 처해 있는 청소년에게 있어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분은 모호하다. 어제의 피해자가 오늘의 가해자가 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런 면에서 청소년범죄에 얽혀있는 위기청소년의 상황은 고대 로마의 노예검투사의 처지와 흡사한 면이 많다. 어제까지 함께 생활하던 동료가 오늘은 내가 살기 위해서 무찔러야만 하는 대상이 된다. 여기에는 어떠한 개인적 의도가 있을 수 없다. 

이처럼 이번 성남 장애소녀사건이나 수원 노숙소녀사건은 가장 취약한 생존조건에 처한 위기청소년이 그들 스스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아무런 방법이 없기 때문에 아주 작은 우발적 요인만으로도 서로에게 파국적인 위험사태를 몰고 올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이 사건과 관련하여 가장 큰 문제는 가해자나 피해자를 떠나서 가출소녀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이혼, 빈곤, 방임, 학교 중퇴, 장애, 가출 등 중첩된 위기상황의 지난한 과정에서 그 어느 한곳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없었다는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얼마나 많은 어린 소들을 잃어야 외양간을 고칠 것인가. 얼마나 더 많은 위기청소년이 미래를 포기하고 죽음에 이르러서야 도움의 손길을 보낼 것인가. 위기청소년들은 이러한 이번 장애소녀 폭행치사사건 등을 통해서 우리에게 하루 빨리 도움을 달라고 절박하게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위기청소년에 대한 대책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다. 예방을 하려면 먼저 실태를 알아야 한다. 위기청소년과 관련해서 누구도 드러내기를 꺼려하고 있다. 학교도 마찬가지로 학교폭력, 왕따, 학업중단 등의 문제를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숨길 때 문제는 더욱 악화된다. 과감히 드러내야 한다. 그래야 치료가 된다.

다음은 지역사회이다. 이번 사건도 아이들의 생활공간에서 벌어진 것이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역할이 위기청소년의 문제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건이 발생한 상대원 지역은 성남에서도 위기청소년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그래서 성남의 청소년단체들은 위기청소년을 위한 지역거점 중심의 찾아가는 지원시스템이 꼭 필요하다고 성남시에 제안을 하였다. 그 결과 2008년 초부터 상대원에서 지역청소년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센터장을 제외하고 실무자 2명이 일하는 열악한 현재의 인적구조로는 찾아오는 청소년을 담당하기에도 벅차 애초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찾아가는 서비스(이번 상대원사건과 같은 일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는 엄두도 못 내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이러한 지역청소년센터를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청소년단체들의 계속적인 요청은 번번이 묵살되었다.

반면 소위 일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육성사업에 있어서 성남시의 외형은 가히 전국 일등 바로 그것이다. 청소년수련관 5개, 청소년 문화의집 2개로 전국 최다 수련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 개관한 중원청소년수련관은 그 규모에 있어서 아시아 최대(?)라는 설까지 있다. 또한 전국 최초로 청소년육성재단을 성남시가 설립했으며 2010년도에는 그 운영예산이 200억이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러한 청소년 시설규모에 있어서 일등인 성남시에서 장애소녀사망사건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무언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얼마 전 보도에서 충청남도의 이완구 도지사가 학교밖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대안학교를 운영하기 위해 90억의 예산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충남 전체의 학교밖청소년 인원보다 성남시의 학교밖청소년이 더 많다는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학교밖청소년의 수에서도 성남은  전국 지자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문제는 1위 청소년 시설과 예산이 1위 위기청소년을 위해서 어떻게 쓰이고 있느냐이다. 성남시의 학교밖청소년에 대한 지원예산은 충남 90억의 백분의 일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 상대원에서 발생한 장애소녀사망사건의 5명의 당사자 모두 학교밖청소년들이다. 올해 성남시 청소년육성재단의 100억에 가까운 총 예산 중에서 도대체 얼마가 위기청소년을 위해서 쓰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처럼 화려한 청소년시설과 예산을 자랑하는 성남시에서 아무런 도움의 손길도 받지 못하는 수 많은 위기청소년들이 죽어가기도 하고 고통받고 있다.

경제위기 속에서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이 청소년들이다. 따라서 경제위기에는 위기청소년을 위한 보호와 복지예산을 더욱 늘려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 대규모 시설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앉아서 기다리는 사무실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위기청소년을 찾아 끈을 맺기 위해서는 찾아가는 사람이 필요하다.

또한 청소년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배울 수 있는 기회, 서로 피를 보지 않고도 잘 살아 갈 수 있는 기회, 그 기회들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위기청소년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일이다. 이처럼 최소한 기회를 주는 것이 한번이라도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이 나중에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최소한의 전제 조건이 아니겠는가?

어떤 이들은 극히 일부 청소년의 문제에 너무 과민한 반응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생각이 우리 사회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게 하는 것이다. 모든 생태계가 작은 것 하나까지 세밀히 연결되어 있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도 느끼든 못 느끼든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

남극의 빙하가 떨어져 나가는 것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는 무관심이 어느덧 세계 기상이변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지구전체의 위기로 돌아오고 있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다시 한번 외로이 죽어간 소녀의 명복을 빈다.  지역사회는 더 이상의 희생이 없도록 당장이라도 무엇인가 해야한다. 마지막으로 다시는 우리 아이들이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싸늘하게 죽어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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