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시의회와 지역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사업 추진으로 물의를 빚은 성남시청소년육성재단 설립추진에 이어 이대엽 성남시장 최측근인 비서실장 출신의 퇴직공무원을 재단의 낙하산 상임이사로 선출하려던 시도가 지난 달 시의회에서 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대엽 시장이 시의회에 또 다시 이를 재상정해 물의를 빚고 있다.
▲ 한창구 성남시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 선임 동의안이 지난달 임시회 본회의 표결결과 부결되었다 ©성남투데이 | |
성남시의회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의사일정으로 제152회 임시회를 열어 지난 달 임시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었던 ‘성남시 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 선임 동의안’과 ‘성남시 축제위원회 설치 및 운영조례안’, ‘성남시 행정기구 설치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등의 부의안건을 심의한다.
시의회는 지난 4일 의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의사일정과 부의안건을 확정했지만, 지난 회기 본회의에서 표결로 부결처리된 ‘성남시 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 선임 동의안’을 이대엽 성남시장이 또 다시 시의회에 한창구 전 구청장 동일인물에 대해 상임이사 선임동의안을 재상정해 이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그러나 의회 운영위원회에서 부의안건에 대한 상정여부를 두고 논할 수 있는 지위와 역할이 없다는 유권해석에 따라 지난 회기 부결되었던 성남시청소년육성재단 한창구 상임이사 선임동의안은 또 다시 제152회 임시회에 재상정됐다.
▲ 청소년육성재단 퇴직공무원 낙하산 인사에 반대를 하고 있는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 ©성남투데이 | |
이에 대해 일부 시의원들은 “이대엽 시장과 시 집행부가 성남시의회를 무시해도 이만 저만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며 강력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창구 전 구청장은 지난 임시회에서 상임이사 선임 동의안이 부결된 이후 시의원들에게 정당을 가리지 않고 직접 전화를 걸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도 “잘 부탁드린다”고 직접적인 로비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창구 전 구청장은 지난 9일 실시된 제18대 국회의원 선거과정에서 한나라당 신영수 후보의 유세현장과 개표과정에서 신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직접 방문하는 등 시의원들을 비롯한 정치권에 직간접적인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한창구 전 구청장의 로비설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시의회 일각에서는 “한창구 전 구청장 본인이 고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로 재추천될 것을 예상하면서 정치권에 전화를 걸어 로비를 벌인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한나라당 신영수 후보 유세장에 얼굴을 보인 한창구 전 중원구청장. 한창구 전 구청장은 신영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개표결과를 함께 지켜보기도 했다. ©성남투데이 | |
특히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양당 교섭단체 대표들이 한창구 상임이사 선임동의안의 재상정에 대해 강력히 비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나라당 장대훈 대표가 본회의 표결과정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소신을 가지고 자유투표를 권유할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한창구 상임이사 선임동의안은 부결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시의회의 반발 분위기가 확산되자 이대엽 성남시장은 지난 11일 오후 시의회에 ‘성남시 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 선임 동의안’부의안걸 철회 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의회 일각에서는 “시의회의 한창구 상임이사 반발여론이 거세고 본회의 표결과정에서 부결될 확률이 높자, 시 집행부와 이 시장이 철회요청을 한 뒤 얼마간 시간을 두고 한창구 상임이사 선임동의안에 대한 반반여론을 잦아들면 재상정 여부를 다시 검토하려는 것이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한편, 성남시의회는 14일 오전 의장단회의를 열어 시의회 운영위원회를 통과한 ‘성남시 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 선임 동의안’부의안건에 대해 이대엽 시장과 시 집행부로부터 철회요청이 들어온 부분에 대해 검토를 한 뒤, 이번 회기에서 처리를 할 지 여부를 결정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의장단 회의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