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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사, 깨끗하게 포기를!

[벼리의 돋보기] 행정타운, 그 초라한 몰골

벼리 | 기사입력 2005/06/28 [04:19]

시청사, 깨끗하게 포기를!

[벼리의 돋보기] 행정타운, 그 초라한 몰골

벼리 | 입력 : 2005/06/28 [04:19]
이대엽 시장이 ‘10대 비전’의 으뜸가는 사업으로 추진해온 ‘행정타운 조성사업’이 몰골이 아주 말이 아니다.

첫째, 정부로부터 최근 성남지역의 공간재편에서 핵심사업이 될 수 없다는 확실한 사망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국책사업인 국민임대주택단지사업에 슬며시 행정타운을 끼어 넣고 1핵으로 포장했지만, 정부로부터 벽창호 소리라는 심한 핀잔과 함께 그 1핵이 아웃당한 것이다.

둘째, 이 같은 결과를 미리 예견(?!)이나 한 듯 이미 안에서는 ‘신(시)청사 조성사업’으로 솔직한 자기고백을 했기 때문이다. 비록 ‘탁상계획’에 불과하지만 법원, 검찰청 등을 포함해 잡은 당초 사업범위를 ‘시청사 이전 및 신축’으로 축소한 것이다. 도둑놈 담 넘어가듯이 말이다.

이대엽 시장이 ‘10대 비전’의 으뜸가는 사업으로 추진해온 ‘행정타운 조성사업’이 몰골이 아주 말이 아니다.     ©성남투데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이 달라지지 않은 게 있다. 행정타운 조성사업을 추진한다는 지금까지의 ‘공개적인 거짓말’을 아직도 거둬들이지 않고 있음이 그것이다. 뭐라 해줄까? 거짓말하는 시장, 낯이 두꺼운 시장?

(지난 해 말 김유석 의원이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이 시장을 향해 열거한 직설적인 말의 성찬이 기억난다. 그게 어디 말로 그칠 일이던가. 그 말의 리스트는 행정타운 조성사업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이 시장의 무능과 무책임을 염두에 두고 열거되지 않았던가.)

이 시장의 ‘야심작(?!)’으로 과대포장된 행정타운 조성사업이 초라한 몰골로 전락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간단하다. 이 시장이 ‘능력도 없으면서’, ‘생각 없이’ 또 ‘무리하게’ 추진해왔다는데 있다.

분석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삼박자가 어우러진 필연적인 결과인데 ‘도시경영 능력의 부재’, ‘행정타운 조성에 따른 도시비전 제시의 부재’, ‘주민공론화 없는 절차적 민주주의의 부재’ 가 바로 그 삼박자이겠다.

△ 도시경영 능력도 없고

행정타운이 도시의 미래구상에서 핵이란다. 도시계획 전문가, 공조직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짜야 할 ‘2020년 성남도시기본계획’에서 시장 마음대로 포장한 것이다.  과천처럼 행정이 유별난 행정중심도시도 아닌 도시에서 어찌 그게 핵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주민이 우선시 되어야 할 지방자치 시대에서 주민이 살고 있는 수정중원시가지, 분당시가지, 조성될 판교시가지는 들러리란 말인가? 당초 되지도 않을, 되지 않을 줄 빤히 알면서도 서울공항 철폐와 둔전신도시 조성은 왜 끼어 넣었단 말인가?

이게 과연 도시를 경영하는 시장의 미래구상이란 말인가. 그러고도 핵 중심의 도시의 미래구상, 이름하며 ‘1핵2도심2부도심’이란다. 그 얼토당토않은 구상이 몇 수가 위인 정부로부터 아웃되었음은 이미 지적한 바 있다(‘1핵2도심2부도심, 사망선고’ 참조)

시의 민선3기 시정종합계획이자 업무지침서인 ‘성남비전 2006(수정판)’이나 시의회 제출자료 등 각종 공식자료에 따르면 작년까지 시는 사업명칭을 ‘행정타운 조성’이라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시의 공식자료들에 따르면? ‘신(시)청사 조성’이다! 슬그머니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사업비도 당초 5,740억원이던 것이 2만여 평에 달하는 부지조성비 1,200억원, 신시청사 건축비 1,500억원, 합쳐서 약 2,700억원으로 재조정되었다.

이 같은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하다. 대외적으로 공포만 하지 않았을 뿐 시 스스로 행정타운이 아닌 시청사라는 것을 ‘자인’하고 ‘자백’했다는 점이다!

이것이 신시청사 조성을 위한 시 계획의 전부다. 그리고 지금 시가 하는 일이라곤 지역여론의 힘에 이기지 못해 사업의 첫출발인 ‘타당성조사용역’이 진행되는 수준에 있다. 이 수준에 머물러 있건만 이 시장이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그런데도, 성남경영 능력도 없으면서 행정타운, 아니 시청사를 짓겠다고? 기가 막힐 노릇이다.

△ 도시비전도 없고

이 시장은 행정타운을 추진하면서 처음부터 왜 추진하는지, 어떻게 추진하는지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시민과 함께 추진하겠다는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자신이 맘만 먹으면 일사천리로 다 되는 줄로 알았다. 어떤 시장? ‘골 빈’ 시장! 틀렸나? 지금까지 한 말이 무엇인지 상기해보라. ‘행정타운 한다, 한다면 한다’, 이게 전부 아니었던가.

과거 한 때 분당주민들이 왜 독립시 주장을 했는지를 교훈 삼는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성남시민이 될 판교주민들의 선택권은 과연 안중에 넣었던가?

행정타운 추진과정에서 지역주민,시민단체, 양심적인 시의원,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된 숫한 문제점들에 대한 정책적 검토와 판단은 있었던가?

▲ 행정타운을 조성할 만한 행정수요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가?
▲ 행정타운에 포함될 법원, 검찰청과 협의는 진행해왔는가?
▲ 시청사 이전시 활용방안은 무엇인가?
▲ 우려되는 구시가지 공동화대책은 무엇인가?
▲ 행정타운지역의 공간활용계획은 무엇인가?
▲ 막대한 사업비 조달대책은 있는가? 시 재정능력에 대한 검토는 있는가?
▲ 국민임대주택단지 조성과 행정타운 조성 가운데 사업의 우선순위는 어디인가?
▲ 행정타운이 과연 신구시가지간사회문화적 통합의 물리적 기반이 될 수 있는가?
▲ 사업추진의 경제적, 정치적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 행정타운 지역에 포함될 모란민속장의 이전 및 살리기 대책은 있는가?
▲ 행정타운 예정부지와 임대아파트단지 사이를 그린벨트로 묶어두는 이유는 무엇인가?
▲ 여수동 및 인근 야탑동 주민들의 민원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지금까지 무엇 하나 속 시원히 답해진 게 없다. 따라서 행정타운 조성사업이 성남의 도시비전이 될 수 있다는 명쾌한 ‘희망의 메시지’는 아직 없다. 오히려 ‘구시가지 망한다!’, ‘이 시장이 구시가지를 말아먹는다!’는 여론이 달아오르고 있는 중이다.

△ 주민공론화 과정은 생략되고

주민공론화 과정이 생략되었다는 것은 도시경영 능력의 부재, 도시비전의 부재보다 훨씬 더 큰 문제다. 주민참여 없는 지방자치는 허구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시정의 운영행태로 보아 제왕적 시장 또는 선심행정가로서 이 시장이 착각하는 것은 시대가 영웅의 시대인 줄 안다는 것이다. 시민과 함께 하는 자치행정은 오로지 시장 되기 위한 말실수였나?

성남자치의 주인 지역주민들, 특히 수정중원시가지 주민들 사이에서 불안심리를 유발한 중대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공론장 한번 열지 않다니? 주민공청회 한 번 열지 않다니? 말이 되는가. 아예 들으려는 생각이 없는 것이다. 지방자치의 주인 주민을 ‘졸’로 알지 않고서는, ‘절차적 민주주의의 가치’를 무시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신 지방자치를 무색케 하는 ‘관치행정’의 모범만을 보였다. 주민 공람공고 당시에는 행정타운 조성사업의 내용을 교묘하게 감추고 넘어가려고 했다. 주공과 맺은 협약, 건교부와의 협의내용 등 그간의 행정적 추진과정은 밝히지 않으려고 했다. 신경 쓴 전부는 ‘행정타운 한다, 한다면 한다’, 이게 전부였다.

△ 차라리 깨끗하게 포기를!

시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광역도시계획에 의거해 행정타운 부지 2만여 평를 포함한 46만평을 시가화예정용지로 확정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결론은 대폭 줄어든 15만평이다.

정부의 입장은 시가 시청사를 짓는데서 나중에 확정될 광역도시계획에 따르든,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책사업인 국민임대주택단지사업에 얹혀 가든, 그린벨트 해제방식으로 가든 다 가능하므로 알아서 하라는 입장이었고 15만평 밖에는 해줄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당초 시가 요청한 안과는 다르게 예정부지에 허리가 뻥 뚫렸다. 성남-장호원도로가 신시청사 앞을 냅다 질러간다. 그리고 분당쪽이다. 과연 신구시가지간 정체성 확보에 도움이 될까?

차라리 깨끗하게 포기하는 게 낫다! 다음 시장선거 나올 생각이 없나?

그런데 들려오는 소리가 없지 않다. 시청사 조성사업의 전망이 불투명한데도 뭐 ‘정치권 로비’를 하고 있다고? 글쎄, 그럴만한 명분은 제시했나? 과연 약발은 있을까? 어느 당 국회의원 나리들이 나서고 있나? 우습다. 그래 열심히 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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