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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송동에 새소리가 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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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송동에 새소리가 사라져요

성남투데이 | 기사입력 2004/11/25 [01:12]

사송동에 새소리가 사라져요

성남투데이 | 입력 : 2004/11/25 [01:12]
▲ 사송동 마을 숲에서 만난 오래된 참나무입니다. 시가 추진하는 자동차 관련시설이 들어서면 이 나무도 베어지고 새소리도 사라질 것입니다. 도대체 누구 때문입니까?     © 성남투데이

장자는 하늘과 땅이 사람과 더불어 살며 자연의 많은 존재들이 사람과 하나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늘과 땅 그러니까 자연을 사람과 조화롭게 대하는 것은 오래된 한국적 사유이자 정서이기도 합니다. 혹시 환경론자의 주장이 아니냐고 되물으시렵니까? 아니올시다.
 
자연은 사람의 고향입니다. 그 고향을 잃은 사람이 결코 사람인 적은 없었습니다. 사람의 향기, 사람의 의미는 자연과의 관계맺음에서 흘러나옵니다. 어려서 들은 새소리을 회상하는 사람이, 마을 인근 숲에 날아오는 백로를 지긋이 바라볼 수 있는 눈길을 가진 사람이 더도덜도 없는 온전한 사람이며 그런 사람으로부터 우리는 사람의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사송동을 아시나요? 수정구에 속한 이 동네는 여러 자연마을이 한데 묶인 곳으로 일부 자연마을은 분당신도시 개발 때 사라지기도 했답니다. 그나마 송현, 샘골, 벌말, 농막, 사촌 등 자연마을이 남아 있어서 현재 사송동으로 묶여 있습니다.
 
사송동은 지금도 마을신앙으로 음력 초하루면 마을의 평안을 축원하는 산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청동기시대 지석묘들이 남아 있고 아직 발굴은 안됐지만 통일신라시대 토기들이 출토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마을 인근 숲은 또 얼마나 운치있고 풍요로운지요. 성남지역 안에 이런 동네가 아직도 남아있었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아름다운 동네입니다.
 
요즘 사송동 사람들이 깊은 시름에 빠졌습니다. 느닷없이 이대엽 시장이 자동차매매센터를 포함한 대규모 자동차 유통시설을 이 마을에 들여오겠다고 호언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하는 일은 사람을 위해서 하는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시장이라지만 조용한 동네에 합당한 이유도 없이 자동차 유통시설을 들여오겠다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인가요?
 
갑자기 날아든 이 소식은 사송동 사람들에게 날벼락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송동 사람들의 간절한 이야기, 사송동 사람들의 항변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우리는 귀를 열어두어야 합니다. 연일 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항변들 가운데 하나를 골랐습니다. 11월 24일 사송동 사람 정여진님이 쓴 글입니다.
 
'사송동에 새소리가 사라져요......'
 
저 어렸을 때가 생각납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동네여서 봄이면 진달래가 만발했고 제비가 처마 밑에 집을 지었으며 여름이면 사방이 초록빛로 물들어 쳐다보는 이에게 여름 무더위를 잊게 해주었습니다. 여기저기 이름 모를 산새 소리에 개구리 소리, 여치, 귀뚜라미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습니다.
 
산 속 소나무 숲엔 지금도 백로가 철마다 찾아와 집을 짓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릴 적 수자원공사가 동네에 들어올 땐 그저 앞산 하나가 없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성인이 되어 앞으로 들어설 지도 모르는 자동차 유통단지와 물류창고에 대해 생각하니 한숨만 길게 나올 뿐입니다.
 
동네가 개발된다구요? 발전된다구요? 이게 누구의 생각입니까? 제가 단언하건데 사송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단 한 사람도 이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단지 정부와 시 관계자들의 생각과 판단일 뿐이지요.
 
도로 하나가 새로 나도 그 일대에 서식하던 여러 종류의 동식물들이 사라집니다. 그런데 대단위 물류창고와 자동차 유통단지가 들어선다면 그나마 남아 있던 자연의 선물도 사라질 지 모르겠습니다.
 
성남시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을 수도 있는 자연공간을 훼손치 말아주십시오.
조용한 마을에 돌을 던지지 말아주십시오.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십시오. 정부사업과 첨단사업 개발이라는 말로 일관하지 마시고 부디 이 계획을 무효화해주십시오.
 
제 자식에게도 자연이 살아 있는 사송동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 사송동 유통단지 조성사업 '물거품'
    민선3기 이시장 "주요 역점사업 좌초"
  •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이 없다(?)"
    사송동 공영차고지, '졸속으로 건립'
  • "녹지훼손이 'e-푸른성남' 입니까?"
    사송동 역시 주민의견 철저히 무시
  • "자동차 유통단지, 사전타당성부터 따져야"
    "무작정 밀어붙이겠다고? 정말 위험해요!"
  • 사송동에 새소리가 사라져요
  • "이시장은 회색도시를 만드는 것이 꿈(?)"
  • "나는 정치를 해본 놈"(?)
    이 시장, "사송동 유통단지 임기 내 조성"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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