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로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벼리의 돋보기〕이 시장 재판에 일빈일소하는 사람들

벼리 | 기사입력 2007/04/22 [21:45]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벼리의 돋보기〕이 시장 재판에 일빈일소하는 사람들

벼리 | 입력 : 2007/04/22 [21:45]
이대엽 시장의 선거법 재판을 대하는 반응들에서 한 가지 느끼는 게 있다.

1심에서 이 시장은 죽을 것처럼 보였다. 1심 판결 내용과 양형을 보더라도 분명 1심 재판부의 의지는 확고했다. 그것은 죽으라는 뜻으로 충분히 해석 가능하다.

당사자인 이 시장이야 말할 것도 없고 그에게 줄을 대고 있는 사람들도 죽을 맛이었다. 그 표정들이란 좌불안석 그것. 이 시장 쪽은 만사 제쳐두고 그저 2심에서 살아보겠다고 안간힘을 썼다.

살 만큼 산 나이, 무사무욕, 마지막 봉사를 언급하며 살려달라는 이 시장의 모습은, 그 모습만으로 보면 누가 봐도 간절한 것이었다.

반면 이 시장이 죽기를 바라는 측에서는 1심 재판부의 의지가 확고하다는데 크게 만족했다. 크게 기뻐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한쪽에서는 오로지 살아보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2심 재판에 죽을 힘을 다해 공력을 들였고, 다른 한쪽에서는 물 만난 고기떼처럼 그냥 이 시장이 죽을 것 같은 분위기에 휩쓸려 버렸다.

2심에서 이 시장이 살아났다. 이 점에서 보자면 이 시장 측에서 들인 공력은 성과를 거둔 셈이다. 그러나 상황적으로는 2심 선고가 있기 전에 이미 이 시장은 살아났다.

18일 선고 직전 2심에서 살아난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심지어 구체적인 벌금 액수까지 소문이 돌았다. 증인 심문이 있던 4일 저녁에는 이 시장 측에서 살아난다며 ‘샴페인~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18일 선고재판이 열리기도 전에 이 시장이 유일하게 믿는 사람이라는 이모 씨의 밝은 표정에서, 그리고 그와 악수를 나누며 재판정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의 수가 무척 많았던 사실에서 직감했다.

‘살아나는구나!’

이 사이 이 시장이 죽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1심에서 죽은 이 시장이 2심에서 설마 살아나겠느냐며 사태를 관망했다.

관망이란 표현은 지역에서 벌어진 ‘이대엽 퇴진운동‘이나 시민단체들이 재판부에 낸 “이대엽 시장이 시정운영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취지의 진정서가 재판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전제에서다.

재판부가 시민단체들이 낸 진정서를 거론하며 그것은 유권자의 몫이지 재판부의 판단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탓이다.

2심에서 살아나자 이 시장은 살아야겠다는 그 간절함이 어느 새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대신 시민들 앞에 그가 보여준 것은 “앞으로 7년을 더 해야겠다”는 상식 밖의 오만.

역설적으로 타고난 배우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이 시장이 2심에서 살아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가 죽어야 한다고, 살아날 수 없다고 믿었던 사람들은 절망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이 시장이 죽어야 한다는 쪽이나 살아나야 한다는 쪽이나 예외없이 ‘일빈일소’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끼게 되었다.

지역언론을 하는 자로서 이 시장 재판과 관련된 기사도 썼고 논평도 해온 입장이지만, 그것은 이런 일빈일소와는 거리가 멀다. 사실과 주관의 틈에서 냉철한 관찰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내게 차 한 잔 대접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터럭만큼의 연조차 전혀 없는 그에게 눈꼽만치라도 관심 둘 이유가 없는 셈이다. 내겐 그저 그가 시장이라는 사실 하나만이 유의미할 뿐이다.

반면 이 시장을 포함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일빈일소하며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는 모습 속에서 ‘정치 이상의’ 무엇을 보는 강렬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영사기는 영화에서 장면이 바뀔 때와 마찬가지로 고정된 장면에서도 반복해서 돌아간다. 그러나 사람들의 눈은 끝없이 돌아가는 영사기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영사기가 비추는 빛 곧 화면에 눈이 머무르기 때문이다.

변화를 원하건 원하지 않건 어느 한 쪽에 애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스로 불안할수록 어느 쪽이든 애착하는 법이다. 애착할수록 헤매기 마련이다. 헤맬수록 불안은 더욱 커진다. 악순환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것은 훨씬 많거나 크다. ‘어긋남과 따라감이 서로 다투는 것, 이것이 마음의 병’(違順相爭 是爲心病, 信心銘)이라 하지 않던가.

어떤 의미에서 이 시장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것은 사소한 문제다.
 
  • “삼짇날 꽃놀이에도 공직선거법을 알고 가야”
  • 성남중원선관위, 추석 전후 특별 감시·단속활동 전개
  • 이재명 성남시장, 벌금 50만원 선고
  • 이재명 성남시장, 벌금 100만원 구형
  • “다소 애매한 측면이 있는 것 같은데…”
  • 검찰, 이재명 성남시장 선거법 위반 기소
  • ‘공직선거법 위반’ 집중 단속한다
  • 6·2 지방선거 앞두고 첫 구속자 나와
  • 6.2 지방선거 앞두고 불법선거 운동 기승
  • (민) 지역위원회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당해
  • 음식물 제공 현직 시의원 검찰에 고발
  • 성남중원 선관위, 모시장 예비후보측 고발
  • 설·대보름 ‘기부행위’ 집중 단속
  • (민)조성준, 고등법원에 재정신청
  • 추석 전후 ‘불법선거운동’ 특별 단속
  • 선거관리 업그레이드 추진
  • 여론조사 빙자 ‘불법선거운동’단속
  • 시 고문변호사인가? 개인 율사인가?
  • 우리는 판단을 포기할 수 없다
  • 이대엽,선거법재판 아직 끝나지 않아
  •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