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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은 범인보다 더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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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은 범인보다 더 나쁘다

〔벼리의 돋보기〕시립병원 부지변경을 둘러싼 의미와 형식의 투쟁

벼리 | 기사입력 2008/10/17 [06:27]

탐정은 범인보다 더 나쁘다

〔벼리의 돋보기〕시립병원 부지변경을 둘러싼 의미와 형식의 투쟁

벼리 | 입력 : 2008/10/17 [06:27]
최근 시립병원 설립부지 변경문제를 접근하는 데서 막스 베버나 임마뉴엘 칸트를 친구 삼은 바 있습니다. 어떤 그들이 말한 것은 제 글쓰기에서 친구의 조언과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친구들의 조언을 음미하면서 제 생각의 그림을 펼친 바 있습니다.

이 친구들의 조언에 대해서 가령 필명이 ‘칸트’인 사람은 제게 “칸트가 어떠니 저떠니 무단복제 한다”고 냉소했습니다. 또 제 음미와 펼친 생각에 대해서 ‘주부’라는 필명을 가진 사람은 “화려한 미사어구들로 감싸보겠다는 건데 우습다. 그렇게 치장을 하면 가려질까”라고 냉소했습니다.

무단복제랍니다. 하긴 요즘 나오는 많은 책들이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말하면서 “무단전제나 무단복제를 금한다”고 독자들에게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이런 엄포는 지적 소유권 이른바 ‘지식의 사유제’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사정 속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우려할 만한 일입니다.

▲ ‘성남시립병원 설립 부지변경 특별결의안’에 대해 심의를 벌이고 있는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성남투데이

지식의 사유제는 지식의 세계에 상품교환의 논리(상품과 돈의 교환)가 침투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지식의 공개성’에 정면 충돌합니다. 왜, 말하지 않습니까? 책은 ‘인류의 지적 유산의 보고’라고 말입니다. 지식의 공개성은 특히 근대과학의 특성이지요. 지식은 나누는 것이지 사유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화려한 미사어구랍니다. 가리기 위해서? 아니면 나 잘났다 뽕 하기 위해서? 아니면 권위에 기대기 위해서? 친구 삼은 이들은 잘 알려진 사회학자, 철학자입니다. 친구들은 즉 ‘과학자’라는 공통성이 있습니다. 사회학, 철학이라는 과학 분야에서 사태를 이해하기 위한 ‘인식’의 일가를 이룬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선악이나 우열과 같은 ‘가치판단’을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인식을 추구한  과학자들입니다. 그렇다면 과학자들의 조언을 음미하면서 생각의 그림을 펼쳐나간 제 태도는 그 친구들의 태도와 최소한 닮은 것입니다. 제 태도는 인식의 추구지 가치판단의 추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속되게 말하면 냉철함과 흥분의 차이는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주어진 사태를 조망하는 데서 요구되는 것은 인식이지 결코 가치판단이 아닙니다. 이 차이는 중요합니다. 왜 중요할까요? 그 실마리를 범인을 추적하는 탐정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범인과 탐정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 차이가 바로 오늘 제가 말하려는 것입니다.

탐정은 범인을 붙잡거나 범인이 저지른 죄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탐정은 범인보다 더 나쁜 놈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탐정은 범인과 똑같은 존재입니다. 범죄를 재구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탐정은 범인과 전혀 다른 존재입니다. 범죄의 재구성은 실제가 아니라 형식을 통해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탐정은 범죄의 형식에만 관심을 갖습니다. 탐정은 이 ‘형식’을 통해서만 범인을 체포할 열쇠를 얻습니다. 따라서 그는 전혀 ‘의미’를 추구하지 않습니다. 탐정에게는 의미도 따라서 무의미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는 비의미 즉 넌센스한 것입니다. 이 차이를 시립병원 설립부지 변경문제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의미를 추구하는 측이 있습니다. 신상진 의원, 민주노동당, 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입니다. 그들은 시립병원 설립부지 변경은 ‘시립병원 흔들기’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로부터는 특정인을 겨냥한 인격적 불신이나 경쟁 당에 대한 저주와 증오와 같은 것이 의미로서 포착됩니다. 즉 그들은 인식하지 않고 가치판단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의미를 추구하는 측이 있습니다. 정용한 의원입니다. 그는 시립병원 설립 자체를 원점에서 재논의하자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까지 성남지역사회가 쌓아온 공든 탑을 일거에 무너뜨리려는 일탈입니다. 지역사회의 합의를 깨뜨리려는 비정상입니다. 이런 태도는 단죄되어야 합니다. 차이의 적인 모든 ‘부정’은 부정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형식 즉 비의미를 추구하는 측이 있습니다. 항간의 오해처럼 윤창근, 최만식 의원 등이 소속된 민주당일까요? 이들의 꾐에 속아 넘어간 일부 한나라당 시의원들일까요? 일부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민주당을 엄호하거나 대변하는 홍위병, 나팔수’ 저, 벼리일까요? 결코 아닙니다.

대다수의 시의원들입니다. 대다수의 공무원들입니다. 그리고 많은 시민들입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사태를 조망하고 발언하는 저, 벼리입니다. 이들에게는 한 가지 지향적인 인식이 있습니다. 시립병원 설립의 필연성, 시립병원 설립부지 변경문제를 세금과 세금의 합리적인 재분배, 합리적인 도시계획이란 인식의 창을 통해 들여다본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런 인식의 태도는 가치판단의 태도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이들은 의미를 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지 형식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미가 중요할까요? 아니면 형식이 중요할까요? 분명한 것은 탐정이 범죄의 재구성이라는 형식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범인을 붙잡을 실마리는 전혀 얻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의 논란은 의미와 형식의 투쟁입니다.

끝으로 성남시의회에 상정된 성남시립병원 설립부지 변경 특별결의안을 둘러싼 지난 14일 최만식, 김현경, 박영애 등 시의원들의 논쟁을 덧붙이렵니다. 왜냐하면 이 논쟁은 오늘 제가 여기서 말하려는 것을 그대로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논쟁에서 누가 과연 탐정 기질이 있는지 잘 살펴봐주기 바랍니다.

“성남시장도 아니고, 집권당도 아닌데 시립병원 설립부지 변경은 어렵지 않겠냐.” (김현경)
“저는 성남시장이라는 생각으로, 성남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시의원을 합니다. 그래서 시립병원 설립부지 변경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성남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만식)
“우리가 영원히 시의원 하는 게 아니다. (성남의) 큰 미래를 바라보자.”
(박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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