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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무조건 잘 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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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무조건 잘 일어야 한다

〈기자수첩〉동료의원 발언에 찬물 끼얹는 의원

벼리 | 기사입력 2008/12/01 [13:35]

쌀은 무조건 잘 일어야 한다

〈기자수첩〉동료의원 발언에 찬물 끼얹는 의원

벼리 | 입력 : 2008/12/01 [13:35]
느닷없이 어금니가 으깨져나가고 어디 단단한 담벼락에 머리가 부딪친 듯하다. 바로 밥숟가락 뜨자마자 돌조각을 씹었을 때 겪고 마는 일이다. 그 참을 수 없는 통증으로 쌀을 제대로 일지 않아 밥숟가락에까지 올라온 돌멩이 한 조각이란 실은 큰 바위덩어리와도 같은 것이다. 민주당 고희영 의원의 시정질문을 들으며 사로잡힌 기분은 그런 것이다.

▲ 이대엽 시장이 신축 중인 초호화 신청사에 컨벤션센터를 끼어 넣고 성남시 체육행정에 대한 만병통치약으로 체육재단 설립을 제안하고 있는 고희영 의원.       ©조덕원

1일 고희영 의원은 시정질문을 통해 이대엽 시장이 신축 중인 초호화시청에 컨벤션센터를 끼어 넣자고 주장했다. 이 주장의 근거 역할로서 그는 람사르총회 장소인 창원시 컨벤션센터를 모델로 제시했다. 그는 성남시 체육행정에 대한 만병통치약으로 체육재단 설립도 주장했다. 조직의 비대화와 예산이 문제가 된다면 청소년육성재단에 끼어 넣자는 주장을 한 것으로 봐서 역시 모델은 문화재단, 청소년육성재단과 같은 각종 재단인 셈이다.

같은 날 고 의원과 같은 민주당 소속 윤창근 의원은 시정질문을 통해 신축 중인 초호화시청 자체를 문제 삼았다. 그는 조선일보에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두들겨 맞고는 “시민여러분, 이것만은 꼭 알아주세요!”라는 유치찬란한 문구로 구차한 변명에 나선 성남시를 질타했다. 그는 “초호화시청 건립비 3,220억 원은 작은 도시의 1년치 예산, 600만명 학생들의 1년치 급식비입니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의 주장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인식에 기반한다. 이런 현실인식에 기반하게 되면 누구나 지금 성남에서 어떤 어처구니없는 엄청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 수가 있다. 두말 할 것도 없이 고 의원의 주장은 같은 민주당 동료의원의 이런 절박한 호소에 찬물을 끼얹는 주장이다. 게다가 그의 주장에 동의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고 의원의 주장을 거론하며 기자 앞에서 분통을 터뜨렸다.

체육재단 설립 주장도 마찬가지다. 행정사무감사나 예산심의 때가 되면 성남시가 만든 시설관리공단이며 각종 재단은 ‘문제투성이’로 드러나곤 한다. 게다가 늘 내 사람 심기, 위인설관(爲人設官) 등 상식 밖의 인사문제로 세간의 비난 대상이 된 점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의원이라면 이런 현실을 눈여겨보고 의정활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그런 처지에 있다. 대체 어디 별나라에서 온 사람도 아닐 텐데 고 의원은 느닷없이 어떻게 새로운 재단 하나 더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일까. 어이가 없다.

더구나 그는 하나의 주장을 제출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논리나 근거, 그리고 이 논리나 근거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외부성으로서의 현실에 대한 이해나 분석이 전무하다. 이 현실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은 물론이다. 그가 고작 남의 욕망을 자기의 욕망으로 착각케 하는 이른바 모델에 기대어 컨벤션센터니 체육재단이니 하는 주장을 서슴지 않은 것은 그래서 결코 우연이 아니다.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다. 때문에 그는 자신의 빈 수레를 요란하게 장식하는 방법 밖에는 도리가 없다. 그가 체육재단 설립을 주장하면서 선정적인 광고문구를 방불케 하는 레토릭을 동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는 말한다. “어머니 뱃속에서 무덤까지 체육의 모든 것을 해결해줄 체육재단”!? 이런 레토릭을 비평가들은 흔히 ‘천박할 뿐 아니라 위험한 발상’으로 포착한다. 미국의 비평가 수전 손택은 이런 레토릭을 두고 ‘카우보이 레토릭’이라고 말한 바 있다.

쌀은 쏟고 주워도 말은 하고 못 줍는다. 고 의원의 주장은 그런 말이다. 그의 주장은 결국 작은 도시의 1년치 예산, 600만명 학생들의 1년치 급식비라는 현실인식을 내세우며 초호화시청 자체를 문제삼는 같은 민주당 동료의원의 절박한 호소를 여지없이 짓밟는 발언이다. 성남시 체육행정의 난맥상을 들춰내 어떻게 하면 성남시 체육행정이 정상궤도에 올라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동료의원들 또한 짓밟는 발언이다.

성남의 민주당이 콩가루정당인지 고 의원이 수준 이하인지 헛갈린다. 한 민주당 소속 의원에게 촌평을 부탁했다. 씁쓰름한 표정과 함께 그의 촌평이 들려왔다. “무개념, 그것입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앞으로 민주당은 책임있는 당이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쌀을 잘 일어야 한다. 당 안에서부터 채질이랄까, 그런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밥숟가락 들자마자 돌 씹는 기분을 겪게 되는, 그런 일을 방지하는데서 다른 정당도 예외일 수 없다는 생각도 더불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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