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사회적 기부가 대세인 것 같다. 평생 어렵게 모은 돈을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사용해달라고 선뜻 학교재단에 내놓는 독거할머니를 심심찮게 접한다. 부자들이 큰 거금을 기부할 때는 당연시 여기지만 나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사람이 기부를 할때는 뭔가 찡한 감동을 준다. 나 자신이 그러하지 못하니 부끄러워지기도 하고..

물질적 기부도 늘지만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직접 복지시설에 자원봉사하는 사람도 많이 느는 추세다. 물질적 지원 보다는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해서 어려운 사람을 도움으로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되찾고자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그런지 복지시설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과거보다는 많은 자원봉사자가 활동한다. 특히 학업이나 취업 시에 자원봉사 점수를 반영해주고 있어 방학 동안에는 학생들로 넘쳐난다.

그런데 이쯤에서 자원봉사의 활동 영역을 한번쯤 제고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 자원봉사 활동이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복지시설 등에 너무 편중 되어있다. 자원봉사 활동 영역의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법무부는 생계형 벌금 미납자를 위해 대체 사회봉사명령 집행 시행에 들어갔다. 300만원 미만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도저히 갚을 길을 없는 미납자들에게 노역유치의 이중고를 사회봉사명령으로 해결해주자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을 집행할 집행인력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법무부 보호관찰소는 기존의 집행유예의 조건이나 소년보호처분 결정을 받은 사회봉사명령자를 이미 집행하고 있다. 연간 4만 여명의 사회봉사명령자들을 200여명의 직원들이 힘들게 집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직원 증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벌금 미납자 집행까지 더 추가되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사회봉사명령 집행이 복지시설 봉사활동에서 생태복원, 등산로 정비 등 환경 친화적 봉사활동으로 그 영역이 점진적으로 확대가 되고 있어 많은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

법집행 자원봉사는 분명 다른 영역이다. 복지시설의 자원봉사와 같이 수혜자로부터 감사하다는 얘기를 듣기는 어렵다. 주로 사회봉사명령자와 동행한 야외작업이 많아 힘든 작업이 될 수 있어 굳건한 소명의식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원봉사를 할 의사가 있다면 남들이 하지 않은 일에 한번쯤 도전해 볼 가치도 있다고 생각한다. 힘들고 어려웠던 자원봉사가 더 오랜 기억에 남는 법이 아닌가.

우리사회는 아직 범법자에 대한 관심이 지극히 낮다. 범죄는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모두를 대상으로 촉수를 들이댄다. 범죄피해는 당하기 싫고 범법자 교화에는 등한시 한다면 이것이 우리사회의 이중성이 아닌가. 우리사회가 범죄예방에 관심을 기울인 만큼 범죄피해는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다. 제2의 장발장을 많이 양산할지 여부는 우리사회의 노력 여하에 달렸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지원을 기대해본다. /성남보호관찰소 집행팀장 김경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