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2012년도 새해예산을 편성, 시의회에 상정해 예산안에 대한 각 상임위별 예비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열린 행정기획위원회 행정기획국 소관 예산안 심의가 파행을 겪었다.
▲ 성남시가 2012년도 새해예산을 편성, 시의회에 상정해 예산안에 대한 각 상임위별 예비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열린 행정기획위원회 행정기획국 소관 예산안 심의가 파행을 겪었다. © 성남투데이 | |
8일 정책기획과의 시책업무추진비 가운데 국회의원 시정보고회 5백만원 전액삭감을 비롯해 성과평가단 워크숍 5천만원 삭감 등 4건 1억1천1백만원을 삭감한데 이어 9일 자치행정과 예산심의에서도 삭감행진이 이어졌다.
이날 예산심의에서는 자치행정과 소관 성남시민열린토론회(2천640만원), 6·10민주항쟁기념식 행사추진비(1천760만원) 전액삭감 등 총 7건 1억7천8백만원을 삭감했다.
행정기획위원회는 한나라당 4명, 민주당 4명으로 상임위 구성이 동수이기 때문에 당초 시 집행부에서 상정한 예산안에 대해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 표결로 처리를 하면 가부동수가 나오기 때문에 삭감 주장이 부결되어 시 집행부 원안이 통과가 된다.
그러나 윤창근 위원장은 한나라당의 삭감 주장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들으면서 반대토론도 들은 후 합리적으로 조율을 하면서 한나라당의 삭감 주장을 수용하면서 그 동안 22건 15억원 가량의 예산을 삭감했다.
▲ 성남시가 2012년도 새해예산을 편성, 시의회에 상정해 예산안에 대한 각 상임위별 예비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열린 행정기획위원회 행정기획국 소관 예산안 심의가 파행을 겪었다. 사진은 9일 밤 11시 30분까지 한나라당 의원들의 회의참석을 기다리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과 시 집행부들 모습. © 성남투데이 | |
이날도 자치행정과에 이어 예산법무과에 대한 예산심의를 진행하면서 한나라당은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220만원을 비롯해 소송업무 착수금과 승소사례금, 시설관리공단 본부운영 지원비 등 총 14건 8억여 원에 대해 삭감 요청을 했다.
이 과정에서 최윤길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수시간여 동안 삭감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석식 이후 밤 9시 30분께 속개된 회의에서 민주당 박창순 의원이 삭감 주장에 대한 반대의견을 피력하는 동안 한두 명씩 자리를 뜨더니 밤 10시께 한나라당 의원 전원이 회의에 불참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예산법무과에 대한 일부 사업의 삭감을 주장해 놓고, 정작 민주당의 삭감 반대의견을 듣거나, 계수조정을 위한 협의가 없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보이콧 해 예산안 심의를 마치지 못하고 밤 11시 30분께 산회를 선언했다.
윤창근 위원장은 산회를 선포하기에 앞서 “현재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연락을 한 결과 2명은 연락이 아예 되질 않고 2명은 또 참석이 어렵다고 불참을 통보했다”며 “일방적으로 삭감만 주장을 하더니 결국 계수조정을 앞두고 보이콧을 선언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 성남시의회 행정기획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권종, 최윤길, 이덕수, 박완정 의원의 빈 자리. © 성남투데이 | |
윤 위원장은 지난 7일 예산안 심의 첫 날부터 3일차인 오늘까지 예산안 삭감 내역에 대해 일일이 열거하면서 “심의 과정에서 무려 4시간여 동안 한나라당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예산 삭감을 주장했고, 위원장인 본인도 충분한 토론을 위해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위원장은 “박창순 의원이 삭감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피력하는 동안 한두 명씩 자리를 이석하더니 결국 아무도 돌아오지 않고 마치 보이콧을 선언한 것처럼 연락도 잘 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예산안 심의가 어려워 산회를 하고 오는 12일 월요일 예산안 심의를 다시 하겠다”고 산회를 선포했다.
특히 윤 위원장은 “지금까지 불만이 있어도 토론을 통한 합의를 하면서 22건 15억원 가량의 예산을 삭감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어도 당을 떠나 동의를 해 주면서 원칙을 지키면서 지금까지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일방적으로 삭감만 주장하다가 모두 다 자리를 뜨고 회의가 더 이상 원만히 진행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윤 위원장은 또 “회의규칙 등 규정이 있지만, 타협과 소통이라는 의회정신을 존중하면서 정치가 법보다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당이 달라도 제기하는 주장에 대해서 듣고 협의하고 타협을 모색해 일부 양보도 하고 거래를 해 왔는데 본인들 요구만 관철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 윤창근 위원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삭감만 주장을 하더니 결국 계수조정을 앞두고 보이콧을 선언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힌 뒤, 밤 11시 30분께 산회를 선포했다. © 성남투데이 | |
윤 위원장은 “민주당은 손해를 보더라도 한나라당과 충분히 타협을 하고 소통을 위한 원칙을 지키면서 예산안을 심의할 것”이라며 “상임위의 예비심사를 아예 무시하고 예결특위나 본회의에서 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예산안에 임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한나라당의 지금 모습을 보면 심정적으로는 이후 예산안에 대한 심의 자체를 보이콧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며 “그러나 이런 모습이 의회가 시민들 앞에서 보여줄 모습은 절대 아니다”고 말한 뒤 “상임위 논의과정을 존중하고 의원으로서 예산안 심의에 대한 책무를 저버리지 않으면서 의회정신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상임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자리를 이석하고 끝까지 불참한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이날 밤 모 상갓집에 조문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8일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도 건설교통국 소관 예산안을 심의하다가 밤 9시께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산회를 하는 등 성남시의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시의원들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