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선출과 원구성 협상을 둘러싸고 갈등이 심화되면서 난항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제186회 정례회 12일째 의사일정인 13일도 그냥 허비하고 말았다.

12일 오후 새누리당 의장 후보였던 박권종 후보 대신 같은 당 소속 최윤길 의원이 2차 투표에서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의장에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 성남시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선출과 원구성 협상을 둘러싸고 갈등이 심화되면서 난항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제186회 정례회 12일째 의사일정인 13일도 그냥 허비하고 말았다.      ©성남투데이

특히 이 과정에서 민주통합당 소속 15명 이외에 무효표인 기권1명을 포함해 5명이 새누리당 의총에서 경선을 통해 선출된 박권종 의원이 아니라 경선에서 떨어진 최윤길 의원을 선택하는 당내 반란(?)이 일어나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충격에 빠져 또 다시 내홍에 휩싸였다.

최윤길 신임의장 선출 이후 새누리당 박영일 의원 등이 정회를 요청함에 따라, 최윤길 의장은 박권종 임시의장으로부터 의사봉을 넘겨받아 10분간 정회를 선언했지만, 새누리당은 끝내 등원을 거부하고 자동 산회됐다.

13일에도 시의회에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모습이 간혹 보이기는 했지만,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원구성 협상을 촉구하면서 자체 상임위 안배 등 시의회 개원에 대비해 의원총회를 개최하는 등 조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이탈자들을 찾기 위한 색출작업(?)에 나서고 자세한 경위파악에 나서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14일과 15일 주말을 포함해 186회 정례회 의사일정이 오는 17일까지로 예정이 되어 있어 실제 남은 의사일정은 16일과 17일 이틀밖에 남지 않았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부의장 선출과 상임위원회 구성 및 위원장 선출 등 원구성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예정이다.

이렇게 시의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새누리당 내홍이 격화되고 민주통합당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당초 이번 정례회가 성남시 2011년도 세입 세출과 예비비 지출에 대한 결산 승인안을 처리해야 할 법정 정례회 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안건을 처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한마디로 시의회가 시의원으로서의 책무인 예산의 심의와 결산에 대한 권한을 포기하는 이른바 ‘직무유기’를 하면서 세비나 축내고 있는 것으로, 시민들의 비난여론을 면키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의원들은 또 ‘성남시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전반기 임기 만료일전 3일 이내에 의장에게 위원의 추천을 요청토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7월 1일 후반기 공식 임기가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 달 28일 열기로 했던 임시회마저도 개최하지 않아 임시회 의사일정 4일을 허비하는 등 법을 스스로 위반하고 있어 이에 대한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는 없어 보인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에서 계속해서 등원을 거부할 경우 이번 정례회에서 원구성을 마무리하고 시의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성남시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9조)’에 따르면 전반기 임기 만료일전 3일 이내에 의장에게 위원의 추천을 요청토록 되어 있고, 만일 이 기한 내에 요청이 없을 경우 의장이 단독으로 본회의에 추천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어 최윤길 신임의장의 정치적인 결정과 판단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계속해서 새누리당과 원구성 협상을 위한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자체 이탈표가 생기는 바람에 민주통합당과의 원구성 협상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진퇴양난’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심지어 새누리당 일부에서는 후반기 의장에 당선된 최윤길 의원에게 의장 사퇴를 요구하고 다시 의장 선거를 실시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최윤길 신임의장이 이를 강력히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누리당이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둘러싼 돌파구를 쉽게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새누리당 교섭단체 대표단의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사퇴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재호 대표 등 새누리당 대표단의 고심이 깊어만 가고 있어 향후 정례회 이틀을 남겨둔 다음 주 초 새누리당 이재호 대표의 정치적 결단과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