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제126회 임시회에서 성남시의회가 충분한 검토도 없이 의안을 처리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성남-여주 복선전철사업 재검토 철회촉구 결의안 채택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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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이 주인보다 서러워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통과시켜줘야...."(이매2동 김철홍 의원) © 성남투데이 |
기획예산처는 지난 달 28일 과다한 사업비증액이 예산낭비로 이어진다는 우려에서 현재 추진 중인 성남-여주 복선전철사업을 포함한 10개 대규모 투자사업에 대해 타당성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증하고, 재검증 결과 사업진행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면 중단하거나 보류하는 등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획예산처가 이 같은 방침을 밝힌 것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추진하는 성남-여주 복선전철사업이 당초 6,708억원에서 1조1,113억원으로 사업비가 무려 65.7%나 늘어난 탓이다. 이는 애초 기본계획에서 성남지역 출발역이 모란이었으나 분당주민들의 판교까지 구간 연장과 2개 역사 추가요구를 공단측이 수용한 데서 비롯되었다.
기획예산처의 방침에 광주, 이천, 여주 주민들은 복선전철이 들어오지 않아도 집값, 땅값에 별 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분당주민들의 무리한 요구로 정작 교통망 확충과 지역 발전을 위해서 복선전철이 필요한 자신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되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 날 제안자인 김철홍 의원(이매2동)은 도시건설위에 나와 제안이유 설명을 통해 “정부의 성남-여주 복선전철사업 재검토는 지역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로서 철회되어야 한다”면서 시의회 차원에서 철회촉구 결의문을 채택해달라고 사정했다.
심의에서 홍용기 의원이 “철회촉구 결의안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뒷북치는 생색내기용은 안된다”고 잠시 따지기도 했으나 결의안은 다른 지적없이 통과되었고 본회의에서도 역시 그대로 통과되었다.
이날 통과된 결의안은 정부의 재검토 이유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채택된 것으로 사전조율을 거쳐 대충 봐준다는 식으로 진행된 무기력한 의정활동 사례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