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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시장이냐, 오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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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시장이냐, 오야냐?

어찌 ‘말 바꾸기’를 밥 먹듯이 하나…

벼리 | 기사입력 2006/09/01 [00:22]

대체 시장이냐, 오야냐?

어찌 ‘말 바꾸기’를 밥 먹듯이 하나…

벼리 | 입력 : 2006/09/01 [00:22]
비애와 절망

성남의료원을 전액 시비로 추진하겠다는 시정부의 방침 결정을 보면서 더 이상 할 말을 잃는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비애와 절망을 느낀다. 그간 시민사회, 시의회의 모든 노력을 한 순간에 날려버린 기막힌 결정이기 때문이다.

▲ 성남의료원 설립문제에 관한 한, 어쩜 이 시장은 그렇게도 말 바꾸기가 심한가?  사진은 성남시의료원 설립추진위원회 회의 당시 BTL방식이 아닌 시 재정투자방식으로 속전속결로 문젤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이대엽 시장     © 조덕원

대체 이대엽 시장은 뭐 하는 사람인가? 대체 생각이나 하고 사는 사람인가? 대체 중심은 서 있는 사람인가? 대체 성남을 이끌어가겠다고 두 번씩이나 나선 시장인가, 아니면 몇몇 측근들을 거느리고 폼 잡고 시장 행세나 하는 오야인가?

오야라면 마음대로 해도 좋다. 그깟 오야, 상대할 가치가 뭐가 있나. 상대할 이유도 없고 쳐다보지도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다. 어찌되었든 이대엽씨는 시민이 뽑은 엄연한 시장이다. 바로 이 단 한 가지 이유에서 시장으로 대접도 하고 잘 하면 칭찬도 하고 제대로 못하면 비판도 하는 것이다.

성남의료원 설립문제에 관한 한, 어쩜 이 시장은 그렇게도 말 바꾸기가 심한가? 아무리 왕년에 잘 나가던 영화배우 출신이라고 해도 우리가 민선3기를 통해 익히 겪었고 그 바람에 세간의 평가대로 지역정치판에서도 연기력이 출중하다지만, 돌이켜 보면 정말 심하다.

밥 먹듯이 하는 ‘말 바꾸기’

기억해보자. 민선3기에 이 시장은 시립병원 설립이 자신의 공약이면서도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 단 한 마디도 해명하지 않았다. 의료공백 문제가 발생하고 시립병원 설립 요구가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도 하느니 못하느니, 대학병원이니 예일병원이니 ‘말 바꾸기’를 밥 먹듯이 했다. 정치적으로 이 시장은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공인의 자질까지도 의심되었다.

그러나 반성한 것으로 믿었다. 이번 성남시장 선거에서 성남의료원 설립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당선 되면 제대로 할 줄 알았다. 중심 잡고 잘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진심으로 기대했다. 제대로, 열심히 하면 팍팍 밀어주자는 시민의 다짐, 성남사람의 다짐도 내가 했다.

그런데 이게 웬 대형사고냐? 시장 되고 나서 BTL 한다고 밝힌 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전액 시비 추진으로 또 말을 바꾸나? 도대체 시 살림을 이따위로 하는 시장이 대한민국에 어디에 있단 말인가? 한번 해보고도, 시 살림 제대로 못한다고 그렇게 비판받고서도 아직도 모른다는 말인가?

심하다, 정말! 정말 심하다! 어째 사람이 그 모양이냐! 도대체 시장인지 오야인지 모르겠다. 민선4기 들어서서 성남의료원 설립을 위한 재원조달방안에 관해 이 시장이 보여준 것은 갈팡질팡 그 자체다. 그간 성남시에서 벌어진 일들을 돌이켜보자.

누가 잘못했는가?

성남시가 BTL 추진 입장을 밝혔을 당시 BTL로 하나 시비로 하나 시일의 차이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시키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요컨대 BTL로 하든 시비로 하든 어느 쪽이든 시기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힌 셈이다.

그런데 왜 느닷없이 말을 바꾸나? 행정이 장난이냐? 대한민국을 이끌었다던 행정이 어찌 지역에선 이렇게 조변석개하는가? 그래놓고도 한창구 주무국장, 대체 뭐 하는 사람인가? 재원문제를 걱정하는 지역사회 오피니언 리더들 앞에서, 시비로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대체 어디다 대고 헛소리를 질러대는가!

분명히 밝혀야겠다. 시가 재원조달방안으로 가장 먼저 추진한 국·도비 지원방안은 엉터리다. 총사업비의 50%라니! 이 시장의 결심을 받은 시의 공식문서 <‘성남시 의료원 건립’ 국비 보조금 신청>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신청한 국비 보조금은 총사업비 1,612억원(토지추가매입비 357억원 제외) 가운데 50%인 805억원.

그러나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지방의료원의 시설지원은 ‘건축비에 국한’해서 50%의 기준보조율을 적용받는다. 그럼 얼마를 신청했어야 했나? 공사 및 설계 관련 비용 1,242억원, 의료장비 구입 및 정보시스템 구축비용 370억원, 토지추가매입비용 357억원 중 공사 및 설계 관련 비용 1,242억원의 절반인 621억원을 신청했어야 했다!

총사업비의 50%가 아니다! 805억원이 결코 아니다! 실수로 보기에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물론 621억원도 최대한으로 잡았을 때다. 이 금액도 실은 정부의 입장에선 무리하다. 게다가 그만한 국비를 성남에 내려보낼 만큼 재정도 없다.

이 한 가지만 놓고 봐도 성남시가 보건복지부에 국비 보조를 신청한 계획서는 엉터리다! 분명히 말해둔다. 성남시는 두 번 다시 정부에다 국비 보조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 쪽 팔린 줄 알야야 한다.

(정말이지 두 번 다시 국비 보조 얘기를 끄집어내면 그가 누구든 입을 봉해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성남에서 시립병원 설립문제가 지닌 무게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성남시가 이 따위로 일을 추진한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138회 성남시의회 임시회 사회복지위원회에서 담당과장이 인정했다시피 시는 올해부터 지방의료원 신축은 BTL로 바뀌어 직접 국비 보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 근거는 ‘2007년 공공거점병원 국고지원사업 지침’이다.

어찌되었든 BTL로 재원조달 방향을 바꾼 것은 시로서는 불가피한 선택. 그랬으면 가야지!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올곧게 가야지! 그런데 기가 막히다. 국비 보조 신청계획과 마찬가지로 BTL사업 신청계획도 역시 엉터리다. 제목만 바뀌었을 뿐 내용상 똑같은 방식으로 계획서를 짰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6월 20일 공약토론회에서 시는 뭐라 했던가? 2007년 BTL사업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기타’ 규정을 적용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 받겠다고 했던가? 이는 정확히 말하면, 기획예산처의 ‘예비타당성조사 운용지침’에 나오는 면제사업 관련 조항 9개 항목 중에 맨 마지막 항목인 “기타 기획예산처장관이 재정사업평가 자문회의의 의견수렴을 거쳐 예비타당성조사 실시가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사업”을 적용해보겠다는 것이다.

나머지 8개 항목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이 항목을 적용했는가? 과연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가? 시에서 2007년도에 BTL사업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곧 성남의료원 설립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이 시급성은 이 항목에 해당되지 않는다.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을 수 있는 예외가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사기쳤는가? 아니면 몰라서? 되지도 않을 ‘기타’ 조항으로 뭘 어떻게 해보겠다는 것인가?

설령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는다고 해도 본 타당성조사에선 시쳇말로 뺨 맞을 엉터리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았는가! 이 점에서는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치는 것이 옳다. 면제받은 엉터리 계획서가 본타당성조사에서 밝혀지면 두 번 다시 계획서를 제출할 명분과 근거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민의 염원을 실현시키기 위해 언제 이 시장이 보건복지부 장관도 만나고 기획예산처장관도 만나본 적이 있는가? 정치인 출신 맞나?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찾아 힘을 합쳐 전방위적으로 정부 설득에 나서달라고 하심의 마음으로 허리 한번 굽혀본 적이 있는가?

왜 갑자기 시비로 돌아섰는가? 실무 차원의 개판행정을 감추기 위해서인가? 김태년 의원을 비롯한 열린우리당이 앞뒤 가리지 않고 도와주겠다고 나선 것을 정치적으로 오독해서인가? 아니면 이 시장이 폼 나게 이끌고 가고 싶어서인가?

참을 수 없는 것, ‘더렵혀진 순수함’

BTL을 통해 국비 지원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실무적인 차원에서 엉터리 계획서와 기획예산처의 ‘예비타당성조사 운용지침’을 잘못 적용했다는 점이다(그 원인이 대체 어디서 기인하는가?).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지 않으련다. 어차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으므로.

결과적으로 보면 시립병원 설립문제는 성남의 문제이므로 성남의 힘으로 추진하는 것은 맞다.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과정적으로 보면 시민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길을 시가 스스로 원천봉쇄했다는 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측면이 분명 있다. 이 점에서 이 시장도, 실무진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시의회가 가만 있어선 안 된다.

무엇보다도 지금 내가 참을 수 없는 것은 시립병원 설립을 바라는 순수한 시민사회의 열정과 희망을 이 시장을 비롯한 시가 교묘하게 악용했다는 점이다. ‘더렵혀진 순수함’. 생명을 다른 어떤 가치보다도 귀중히 여기는 정상적인 한 인간으로서 정말 내가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생명의 문제를 이렇게 농락하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보를 양보해 한 가지 당부하고 싶다. 시의회든, 시민사회든 일이 안 되는 방향으로 몰아가지는 말아달라는 것이다. 물론 방법론적 차원에서다. 현재로선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법 밖에는 달리 수가 없다. 이 점에서 우선 한 가지 권고하는 것은 시의 엉터리 계획서를 꼼꼼히 검토해보라는 것이다. 시민의 부담을 줄이자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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