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성남시의회를 ‘졸’로 알고 있다. 성남시의회도 모르게 지들 마음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문제가 있는 사업으로 지적받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처럼 성남시가 성남시의회에 보고도 안하고 제멋대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의회를 깔보고 있다는 반의회주의일 뿐 아니라 사업을 추진하다가 제기될 수 있는 오류나 문제점을 시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덮어버릴 수도 있다는 태도로 판단되어 자칫 행정력 낭비 및 시민혈세 낭비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성남시는 시립박물관 건립위치를 시 맘대로 확정해놓고도 이를 성남시의회에 감춘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데 이어 BTO방식의 민자유치사업으로 추진하는 성남~송파간 도로개설공사를 기획예산처에 심의를 요청해놓고도 이 사실을 그동안 성남시의회에 감춘 것으로 밝혀졌다.

성남시가 오는 10월 23일부터 11월 2일까지 열리는 제 140회 성남시의회 임시회에 제출한 건설교통국의 ‘2006 행정사무처리상황’ 보고 자료에 따르면 시는 지난 8월 9일 민자유치사업으로 추진하는 성남~송파간 도로개설공사를 기획예산처에 심의를 요청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성남시가 기획예산처에 민자유치사업 심의를 요청한 8월 9일보다 훨씬 뒤늦게 열린 8월 24일부터 9월 1일까지 열린 제138회 성남시 임시회에 전혀 보고하지 않은 사실이다.

더구나 이 사업은 성남투데이를 통해서 문제가 있는 사업으로 지적받아온 사업이다. 예산낭비가 우려될 뿐 아니라 공사구간이 훨씬 더 긴 하남시와 합의조차 하지 않고 시가 업자의 제안을 받아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말도 안 되는 행정이라는 점이 지적된 바 있다.

아울러 그간의 사업 추진과정을 성남시의회에 전혀 보고하지 않았다는 잘못도 지적된 바 있다.

성남시가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것은 이번 행정사무처리상황 보고가 연말 행정사무감사에 대비한 예비점검 성격을 가지기 때문이다.

또 이번에 공개하지 않으면 관련 자료제출 요구 등 연말 행정사무감사에서 사실이 명백히 드러날 수밖에 없는데다가 시의회에서 사유를 따져 문제가 드러날 경우 공무원 징계 요구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불가피하게 공개한 것이다.

이처럼 성남시가 기획예산처에 민자유치사업 심의를 요청해놓고도 이보다 늦게 열린 제138회 성남시의회 임시회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열린우리당 최만식 의원은 “이 사업이 이대엽 시장의 선거공약”이라며 “과연 성남시의회를 무시하고 시 마음대로 추진해도 좋을 만큼 ‘특별관리’되는 사업이냐”며 혀를 둘러댔다.

최만식 의원은 “시가 단지 이 시장의 선거공약이라는 이유로 부실하게 이 사업을 추진하다가 시민들로부터 비난받는 결과를 스스로 초래하기보다는 정부가 추진 중인 창곡·거여지구 개발과 연계해 그 개발이익으로 도로를 개설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연말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번에 성남시가 기획예산처에 요청한 민자유치사업 심의자료를 포함해 성남~송파간 도로개설공사와 관련된 자료 일체를 제출받아 사업의 문제점들을 단단히 따질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