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삼 의원의 단식은 단식투쟁이 아니다. 따라서 투쟁이 아니다. 시청 앞 길거리 천막에 몸져누운 그의 모습에서 나는 그의 분노와 열정과 사랑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그의 단식은 시립병원 설립문제를 시청이전과 연계하겠다는, 따라서 대단히 정략적이고, 따라서 시청이 이전되기 전까지는 시립병원을 짓지 않겠다는, 따라서 시장 임기 중에는 시립병원을 짓지 않겠다는 이 시장의 기만과 그에 놀아나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다. 그는 시의원이 되기 전 선거운동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의원 임기 중에 반드시 시립병원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심지어 시립병원 설립을 위해 시의원이 되고 싶다는 말까지 시민들에게 공언했다. 따라서 그의 약속은 그의 전부를 건 약속이며, 따라서 말에 그치지 않는 열정을 가진 약속이다. 그의 단식은 그 열정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몸으로 하는 실천이다. 그가 온몸으로 분노할 수 있고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그가 그를 품어준 성남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벌써 수년간 시립병원 설립을 간절히 바라고 이를 위해 함께 나선 성남사람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생명의 문제를 몸으로 사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돈보다 생명이 먼저다. 계산보다 생명이 먼저다. 그가 생명의 문제를, 성남의 문제를, 성남사람의 문제를 온몸으로 사고하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그에게 물어야 아는가? 길에서 검객을 만나면 칼을 바치고 시인이 아니면 시를 바치지 말라고 하지 않던가. 단식 중인 그에게 그 무엇 하나라도 묻는 것은 참으로 미안한 일이다. 시청 앞 길거리 천막에 몸져누운 그의 모습에서 나는 그의 분노와 열정과 사랑을 본다. 그의 단식은 따라서 투쟁이 아니다. 그는 온몸의 실천으로 단식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시립병원은 신흥동 부지에 하루라도 빨리 설립되어야 한다. 더 이상, 이 시장은 우리를 기만해선 안된다.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굴리는 우리 곁에 그가 다시 환하게 웃을 수 있게. <저작권자 ⓒ iwa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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