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님도 오셨습니다.
김문수 경기지사님도 오셨습니다. 고흥길 의원님도 오셨습니다. 물론 경기도 내 각 시·군별 시의원, 군의원님들도 많이 오셨습니다. 제4회 경기도 시·군의회의원 체육대회. 그런 자리였습니다. 어느 자치단체장의 멋진 말대로 오늘만큼은 주민을 잊고 그저 뛰고 달리고 즐거운 하루가 되는 그런 자리였습니다.
뛰고 달리기에 앞서 국민의례가 있었습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님, 김문수 경기지사님, 고흥길 의원님 그리고 경기도 시·군의회의원들 모두 건너편에 있는 태극기를 향했습니다. 이게 뭡니까? 태극기 밑에 두 사람이 노란 플랭카드를 들고 서 있었습니다. 열린우리당 김해숙 의원, 김시중 의원이었습니다. 이렇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한나라당 최윤길 시의원 공식석상 동료의원 폭행!!!’ 인상적인 글귀가 눈에 확 띄었습니다. 파란 색의 ‘한나라당’, 붉은 색의 ‘최윤길’, 그리고 역시 붉은 색의 ‘폭행’. 말하자면 플랭카드에 새겨진 문제를, 폭행당한 의원의 동료의원들인 김해숙 의원, 김시중 의원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님, 김문수 경기지사님, 고흥길 의원님 그리고 수많은 경기도 시·군의회 의원님들 앞에서 대문짝만하게 보여주고 모두들 대문짝만하게 보아준 셈입니다. 한 자리에서 서로 다른 상황이 겹쳐져 있는 셈입니다. 겹쳐진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는 플랭카드를 들고 서 있는 두 의원에게 바로 밑에 있는 다른 경기도 시·군의회의원들이 무슨 일이냐고 물음을 쏟아낸 것으로 봐도 그렇습니다. 따라서 이런 퍼포먼스적 상황은 어느 편을 들어 해석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모두가 주인공이고 모두가 관객인 셈이니까요. 더러 어느 편을 들거나 더러 이렇게까지 해도 되느냐며 짜증을 내는 분들도 있겠지만요. 더러 말을 하는 다른 지역 시·군의회 의원님들도 계셨지만 말하지 않았다 해도 보는 눈이 있고, 생각하는 머리가 있고, 느끼는 가슴이 있어 모두들 피할 수 없는 ‘꺼리’가 된 셈입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님을 비롯한 여러 님들이 한 마디씩 하는 순서가 끝나자 관찰자의 눈에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최윤길 의원이 참가선수 대표 선서를 한 것이 그것입니다. 겹쳐진 상황에서 누구는 참가선수 대표로 선서를 하고 바로 그 시간에 누구는 선서하는 최윤길 의원이 동료의원을 폭행했다고 하고. 참가선수 대표로 선서하는 최윤길 의원과 동료의원 폭행을 드러내는 두 의원의 모습을 동시에 보면서 우스개 소리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누구? 접니다!’ 제가 본 것은 무미건조하고 더러 짜증나는 일상 속에서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매우 즐겁고 유쾌한 퍼포먼스 바로 그것이 아니었나 싶군요. 이날 볼 만한 구경거리를 제공한 모든 이들에게 행운이 깃들기를! <저작권자 ⓒ iwa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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