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 성남병원의 폐업에 따라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심각한 의료불편이 야기된 지 이미 반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시립병원 설립을 시장님이 공약했다든지, 인하병원 폐업수리 거부의사를 슬그머니 거둬 들였다든지, 성남병원 자리에 아파트건축허가를 내준 것이라든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단 언급을 자제하려고 합니다.

▲성남 시립병원 범시민 추진위원회 발족식에서 이재명 공동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우리뉴스

지금은 단지, 성남시가 조직적으로 주민들의 자발적인 시립병원설립운동을 방해하는 비이성적 행위에 대해 깊은 자기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는 점만 지적하려고 합니다.

18,595명의 서명을 받아 시립병원설립조례안을 제출한 성남시립병원추진위는 동별청구인간담회를 통해 해당동 시의원들의 시립병원설립 약속을 받고 있으며, 이는 시의원을 선출한 시민들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당한 주민활동에 대해 성남시가 공권력을 이용해 저지하는 것은 유신시대에나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현재 성남시에서는 이러한 일이 공공연히 그리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중원구 은행 2동은 동사무소에 불려간 노인정 대표들이 모두 노인정을 간담회 장소로 사용하는 것을 거부하였고, 약속을 받았던 장소는 다른 핑계를 대며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날 상대원 3동에서 한 간담회 내용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다른 동사무소에 비치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는 각개 동 단위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결국 성남시 차원에서 추진위의 간담회를 저지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벌이는 일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시립병원 설립을 공약한 시장님이 2개의 종합병원이 문을 닫아 상황이 더 악화된 지금에도 여전히 시립병원 설립에 소극적인 것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대안을 강구중일 것이라고 선의로 해석하고 싶기도 하며, 금년 3월까지 대책이 강구되지 않으면 시립병원을 설립하겠다며 2003년 말 분당의 음식점에서 저에게 한 약속도 지키실 것이라고 여전히 믿습니다.

그러면서도 지금 조례청구인들이 동별 모임을 갖는 것을 공권력을 동원해 막는 것은 도대체 무슨 처사입니까? 이대엽 시장님. 이런 조치는 시장님의 인격과 평판에 먹칠을 하는 행위입니다. 속된 말로 시정잡배처럼 뒷통수를 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저는 시장님이 이런 지시를 했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동사무소들이 나서서 조직적으로 주민간담회 장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이런 전근대적이고 폭압적인 행태가 시정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결국 시장님이 지게 됩니다.

주민간담회에 대한 조직적 방해행위를 중단하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부탁드립니다. 시민들이 뽑아준 시장님이 그 시민들의 입을 틀어막아서야 되겠습니까?

아울러 성남시의 관련 공무원여러분들에게도 부탁드립니다. 지방자치시대에 성남시의 진정한 주인은 시민들입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합법적 행위에 대해 방해행위를 하지 말아 주십시요.

비록 상급기관의 지시가 있더라도 이는 온당치 못한 지시이니 따를 이유가 없고, 또 다라서도 안됩니다. 더구나 그 지시가 비공식 라인에 의한 것이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지방자치의 주인인 시민들이 시립병원이 필요하다고 해서 조례안을 제출하였고, 대표로 뽑은 시의원들에게 가결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정당합니다, 폭력행위를 한 것도 아니며,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