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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병원(구 인하병원) 개원
'응급의료센터' 기능 없어

진료시설 구축보다 개원행사 급급..."환자들 발길 되돌려"

이창문/전명원 기자 | 기사입력 2004/03/31 [15:00]

예일병원(구 인하병원) 개원
'응급의료센터' 기능 없어

진료시설 구축보다 개원행사 급급..."환자들 발길 되돌려"

이창문/전명원 기자 | 입력 : 2004/03/31 [15:00]
"산재로 인해 하반신마비가 되어 분당에 있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교통편이 좋지 않고 의료수가가 높아 장기적으로 치료 받기가 힘들다. 그래서, 예일병원 개원 소식을 듣고 왔는데 치료받을 수 있는 신장내과, 비뇨기과 등은 보이질 않는다. 또 다시 분당까지  가야만 하는 것인지....안타깝기만 할 뿐이다"

예일병원(구 인하병원) 개원소식을 듣고 진료를 받으러 온 김모(수진동, 50)씨는 "성남시에서 예일병원이 개원한다고 요란스럽게 떠들더니 진료과목 하나 제대로 갖춰 놓지 못한 상태다"며 허탈하게 발걸음을 되돌렸다.

31일 오후 2시 의료법인 예일의료재단(이사장 임두빈)이 예일병원 앞마당에서 수정중원지역 노인회 어르신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식를 가졌다.
▲ 예일병원 개원식에 참석한 양인권 부시장과  성남시의회 의원들.     ©우리뉴스

개원 당일에야 수정보건소로부터 병원 허가를 받은 예일병원은 검사에 필요한 임상병리과, 방사선과, 마취과를 포함해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치과, 정신과 등 9개 진료과목을 갖추고 있다.

병상수는 성남시가 발표한 당초 100병상보다는 많은 52병실 200병상 규모이며, 의료진은 의사 12명, 간호사 12명, 의료기사 5명, 약사 1명, 기타 58명 등이다.

그러나 예일병원은 시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과는 달리 응급의료센터 기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예일병원이 응급의료센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의 주장과는 달리 이날 개원식에 참석한 수정구보건소 서형석소장은 "응급의료센터 지정은 도에서 실사를 한 이후 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 보건위생정책과 관계자도 "예일병원측에서 아직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개원 당일 취재진이 둘러본 결과, 예일병원은 종합병원이라 하기에는 곤란할 만큼 아직 의료장비들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았고 응급환자를 치료하는데 필수적인 신경외과, 심장내과, 정형외과 등의 진료과목은 아예 개설되지 않아, 시와 약속한 개원 날짜를 맞추는데 급급한 인상을 남겼다.

실제로 개원 당일 병실은 병상조차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고, 진료실의 시설도 방사선과를 제외하고는 의료진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특히 응급의료센터로 명시되어 있는 응급실에는 심방세동기, 인공호흡기, 10여 가지에 이르는 응급약, 응급상황시 필요한 소생기기 등은 구비되어 있지 않은 채 산소통과 병상만 휑하니 놓여 있었다.
▲예일병원 응급의료센터 내부 일부분만 응급의료기기가 설치되어 있다.  병원관계자는 나머지 부분은 추후에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우리뉴스

이날 개원행사를 총괄담당한 병원관계자는 "아직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개원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개원을 급하게 서둘러 준비한 것은  사실이나 의료장비와 인력은 준비가 다 되었다"고 말했다.

예일병원 김모 이사도 "의료장비와 의료진이 미흡한 것 같은데 모든 과가 지금이라도 진료를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진료 할 수 있다"고 대답했지만, 1일 오후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아직도 외과병동은 도색작업중이었으며, 실제 진료가 가능한 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리디스크와 무릎관절염을 앓고 있는 최준봉(64, 태평4동)씨는 1일 예일병원에 입원치료를 받으려고 병원을 찾았으나,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말에 발길을 돌리는 현장이 취재진에 의해 목격되기도 했다.

예일병원을 둘러본 보건의료 관계자는 "응급의료기기뿐 아니라 응급의학과 출신 의사가 1명도 없는 상태에서 응급상황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마치 예일병원 개원이 구시가지의 열악한 응급의료 현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선전하는 것은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성남시와의 31일 병원 개원 약속 때문에 예일병원측이 너무 급하게 개원한 것으로 보인다"며 "개원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제대로 진료할 수 있는지, 응급의료기능을 갖추었는지 시당국의 철저한 지도감독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예일병원의 재정과 관련해 병원 관계자는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200억원의 기채를  승인받았지만 금융권의 대출은 힘든 상태"라며 "현재 국민은행으로부터 25억원을 대출 받은 것 외에 외국계 금융기관과 대출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예일병원은 인하재단에 갚아야 할 130억원을 6개월 유예하는 조건으로 근저당 설정을 해놓고 있다..
▲ 개원한지 하루가 지난 1일에도 외과병동은 페인트 도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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