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우병 관련 촛불집회가 계속됐던 2008년 서울 조계사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였던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한용진 공동상황실장.     ©성남투데이

진시황은 폭군의 대명사다. 이런 진시황은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을 세우고 통치 방법으로 ‘법’을 이용하였다. 그러기 위해 한비자의 법가 사상을 활용하였으며, 활용하였으면서도 한비자에게는 사약을 내렸다. 그 후 진나라는 오래가지 못하고 진시황의 아들 호혜의 직위 4년만에 멸망했다.

법이란 통치의 필요를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법은 통치자의 의도대로 만들어지며 그 의도대로 집행된다. 만일 그 의도대로 집행되지 않는다면 법이 잘못되었던지 통치자가 문제가 있던지 둘 중의 하나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이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아무리 삼권분립이 민주주의국가의 상징이라고 하더라도 법원이 집권자의 의도에 정면에 반한 경우는 흔치않다. 만일 그런 일이 있다면 그것은 집권자의 명이 길지 않음을 의미한다.

KBS 정연주 사장의 무죄,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무죄,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의 무죄, 전교조 교사들의 무죄에 이어 지난 1월20일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대표의 명예를 훼손하고 수입업체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 전원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잇따른 시국 사건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여론의 맹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검찰과 이명박 정부, 그리고 한나라당은 법원을 맹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비난을 받아야할 당사자는 법원이 아니라 무리한 기소를 일삼은 검찰이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임을 그들은 똑똑히 알아야하지 않을까?

필자가 광우병 국민대책위 상황실장을 하고 있을 때인 2008년 이명박 정부 1년 차에 봄과 여름을 관통하는 100일간 시민들이 높이 피워 올린 촛불은 이미 경고하였다. 나는 그 촛불을 든 시민들의 눈망울 속에서 그들의 진짜 바램이 무엇인지를 읽었다. 그것은 광우병 쇠고기가 진심으로 먹기 싫었던 것이기도 하였으나 그 보다 더 중요한 요구는 이명박 정부의 무뢰한과도 같은 비민주성을 징치하고자함이었다.

그러한 경고를 무시하고 일방통행 식으로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검찰을 시녀처럼 부리며 내세워 시국사건에 대한 무리한 기소를 하였다. 그 결과는 그 사건들에 대한 무죄 행렬만 가속시키는 것이었다. 이러한 결과들은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대통령이 아닌 법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정부에게 내려지는 심각한 경고다.

국민들은 더 이상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는 없다. 광우병 촛불 때만 하여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가 눈꼽만큼은 있었다. ‘우리도 이제 힘이드니 제발 말로만 잘못해다고 사과하지 말고 소통하라’고하며 말이다.

이제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촛불 시즌2가 시작되어야한다. 촛불 시즌1의 특징은 단결과 단합이었다. 당시에 한나라당을 제외한 각 정당, 그리고 시민 단체, 일반시민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어 이명박 정부를 바로잡고자 했다. 그리고 구체적 행동은 거리와 광장이 주 무대였다.
 
하지만 촛불 시즌2는 단결과 단합의 정신은 올바로 계승하고 필요하다면 거리와 광장을 가득메워 직접적으로 촛불도 들어야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는 6월 2일 지자체 선거에서 그 불꽃을 높이 피워 올려야 할 것이다. 그 불은 이제 여린 촛불이 아니며 제주에서 부산에서 대전에서 경기에서 서울로 이어질 봉화불과 같이 피워 올려야 할 것이다. 이것은 이명박 정부 심판의 봉화이다. /전 광우병 국민대책위 상황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