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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대북정책, 역사는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안신정 | 기사입력 2010/08/17 [10:09]

MB의 대북정책, 역사는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안신정 | 입력 : 2010/08/17 [10:09]
▲ 안신정 6.15안양본부 사무국장     ©성남투데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가장 지탄을 받는 분야 중 하나가 남북문제이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이 북핵위기를 가져왔기에 강경한 대북정책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최근 서해안에서 일어난 천안함 문제를 계기로 군사훈련이 계속 벌어지고 있으며 다음달에는 조지워싱턴호라는 항공모함까지 군사훈련에 참가할 것이라는 보도와, 이에 대한 북과 중국의 반응을 보면서 심각한 위기의식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잠시 조선의 역사를 보자.

조선왕조 중 반정으로 왕좌에서 물러난 임금이 두 명 있다. 그 중 한명이 광해군이었다.

역사에서 광해군은 원로를 쫒아내고 인척, 궁녀, 내시만 믿었으며 뇌물로 정사를 망치고 고된 부역으로 백성들을 괴롭혔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광해군의 큰 잘못으로 지적한 것은 ‘사대의 예’를 버린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광해군이 왕으로 있던 시기, 중국은 명이 쇠퇴하고 여진족이 진출하여 후금을 세웠다. 명은 조선에 원군을 요청하였으나 광해군은 출병을 하면서도 당시 총사령관인 도원수 강홍립에게 “정세를 잘 살펴보고 행동을 결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광해군은 명나라와는 명분을, 후금과는 실리를 꾀하며 전쟁이란 상황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마치 북 한 번 울리면 적을 싹 쓸어버릴 것 같이(광해군일기 11년)” 말한 신하들은 이러한 광해군의 처세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결국은 인조반정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광해군이 물러나고 4년 뒤, 후금은 조선을 침략하고 조정은 강화도까지 피신하고 결국은 후금과 화친을 맺게 된다.

당시 조선의 관료들은 중국에서 일어나는 정세를 보지 않고 자신들이 신봉한 주자학의 이념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결국은 몇 년 뒤 청의 침입을 받게 된다.


천안함 사건 이후 정부는 보복과 강경대응을 계속 외치고 있다. 그리고 보란 듯이 연일 서해에서는 군사훈련이 이어지고 있으며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네티즌들을 소환 조사까지 벌였다. 남북당국 사이 대화는 물론 민간교류까지 막으며 북을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광해군이 물러나고 인조가 들어선 이후 척화파들이 오랑캐를 물리쳐야 한다고 주장했던 당시의 상황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청나라와 국교를 단절하고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척화파는 기세등등했고 이를 비판한 주화파는 조정에서 쫓겨났다. 그리고 국경지방에 병력을 배치하는 등 군사적 조치까지 취한 결과는 전쟁이었다.


마치 한국전쟁 60년을 맞아 다시 한 번 전쟁이라도 할 듯 불안불안한 서해안의 상황을 보면서 이명박 정부가 조선시대 척화파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세에 대한 객관적 판단도 없고 국민들의 불안이나 받게 될 고통도 생각하지 않으며 오로지 자신들이 신봉하는 ‘반공’이란 이데올로기에 잡혀 “미사일 한 번 쏘면 북을 싹 쓸어버릴 것같이” 말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역사는 당시 권력을 가진 자들이 기록을 남긴다해도 그 평가는 후대가 하기 마련이다. 조선시대 악덕한 왕으로 기록된 광해군의 외교정책이 훗날 높이 평가받고 있듯이.

지금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과연 역사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 것인지 스스로 돌아보고 역사 속에서 그 답을 찾길 바란다. / 안신정(6.15경기본부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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