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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 시장, 시장이 뭐요?

이창문 기자 | 기사입력 2004/10/27 [06:51]

[기자수첩] 이 시장, 시장이 뭐요?

이창문 기자 | 입력 : 2004/10/27 [06:51]
이대엽 시장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끊이지 않는 폭탄주 사건도 그렇지만 이 시장이 시장으로서 분명한 견해를 피력하는 자리를 거의 갖지 않거나 그마저 관련부서 공무원들이 써주는 대로 원고나 읽는 수준에 그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이시장이 '대인공포증'에 걸린 게 아니냐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드물게 어쩌다 시민과 대화하는 자리에서도 그 자리가 사전각본이 짜여져 있든 짜여져 있지 않든 이 시장은 종종 헛소리를 토해낸다. 어제 용적율 상향문제와 관련한 재건축지역 주민들과의 면담에서 토해낸 소리만 해도 그렇다.
 
이 시장의 발언 요지는 재건축지역 주민들의 용적율 상향요구를 들어주겠다는 것인데, 이 같은 입장 표명과 관련해 쏟아낸 이 시장의 말들은 과연 시장 자질이 있는지를 의심하게 한다. 시장이 쏟아낸 말들은 요컨대 첫째 자신이 정치인임을 근거삼아 둘째 시의회, 공직사회를 깔아뭉개는 소리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문제를 놓고 시장 자질을 따져보자.
 
첫째 문제를 보자. 시장의 자질을 논할 때 핵심은 시장이 과연 지방자치의 이념과 가치를 확고하게 간직하고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 이 때문에 주민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 시장의 임무라면, 그것은 결코 '정치'로 귀결되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로 귀결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시장은 시장 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나는 정치인"이라고 말 같지도 않은 헛소리나 늘어놓고 있다.
 
둘째 문제를 보자. 주지하는대로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율을 관련법이 허용하는 250%까지 올리느냐? 아니면 현행대로 210%를 유지하는냐?' 하는 문제는 시급하게는 생존의 문제가 걸려 있는 재건축지역 주민들에게도, 중장기적으로는 재개발구역에서 제외된 지역주민들에게도 '뜨거운 감자'다.
 
재건축지역 주민들은 용적율문제에 대해 상당한 논리적 무장과 함께 구시가지 재개발문제와 연계해보는 지평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이들이 시의회나 시청 홈페이지 등에 올린 각종 자료들을 검토해보면 충분히 확인되는 바다.
 
반면 현행 210%를 유지하려는 시의 태도는 단지 250% 상향요구를 불허한다는 입장만 있지 그 논리적 기반이 매우 취약하고 무엇보다 성남의 주거현실을 보는 현실적인 눈이 결여되어 있다. 시의회는 어떠한가. 의회 속기록이나 언론보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간 심의에서 보여준 논의 수준도 충분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결론이 날 때마다 시와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인상마저 풍긴다.
 
시나 시의회는 용적율 상향을 요구하는 재건축지역 주민들의 주장과 이 문제를 기자회견을 통해 다룬 바 있는 재개발범대위의 주장에 대해 정책적인 검토와 판단을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과정은 분명 이에 크게 못미친다.
 
이 시장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일련의 전개 과정을 지켜봤을 터이고, 그렇다면 성남경영의 최고책임자로서 정책적인 검토와 판단을 통해 이 문제를 풀면 된다. 그 과정에서 시의회나 공무원들이 부족했다거나 잘못되었다면 이 시장은 정책적인 반론 근거를 제시하고 대화하고 설득해야 한다. 정책의 수립 및 집행 능력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시장이 갖춰야 할 필수덕목이 아닌가.
 
이 시장이 어제 재건축지역 주민들 앞에 쏟아낸 말들은 이런 정책적인 검토와 판단, 대화와 설득을 통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오로지 시의회, 공직사회를 깔아뭉개는 발언 일색이다. 굳이 보지 않고 듣지 않아도 관련부서의 공무원들이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속으로 어떤 말들을 담고 있는지는 짐작이 가는 데가 있다.
 
시장은 결코 독주하는 자리가 아니다. 시장이 지방자치의 이념과 가치를 구현하는 데서 핵심은 파트너쉽이다. 주민이나 주민단체, 시의회, 공직사회, 시장 사이에는 때론 협조적이거나 때론 긴장관계 속에서 서로를 의식하고 배려하는 파트너쉽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시장이 된 지 벌써 수 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자치 대신 '정치'를 운운하고 성남 경영의 파트너쉽 대신 유치한 '나홀로 쑈'나 벌이는 이 시장을 보노라면 과연 시장의 자질이 있는지 크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시장에게 가슴 깊이 새겨둘 'Q&A' 하나 들려주며 그의 시장 자질문제를 마무리하자.
 
이 시장, 시장이 뭐요? '수석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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