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의 정책 결정은 물론 성남지역사회의 논의와 합의도 없이 시립박물관을 일방적으로 공연예술박물관 방향으로 추진해온 성남시와 성남문화재단(상임이사 이종덕)이 성남시의회으로부터 전방위로 깨졌다.
 
예산낭비, 성남적인 정체성과의 충돌, 거꾸로 된 추진절차는 물론 위탁주체를 성남문화재단으로 미리 결정부터 해놓고 이에 맞춰 사업이 추진되는 이른바  짜고치는 고스톱 등에 이르기까지 의원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 성남시 정중완 문화예술과장이 사회복지위원회에 출석해 공연예술박물관 추진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조덕원

25일 오전 성남시의회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최윤길)는 이대엽 성남시장이 시의회에 제출한 ‘성남문화재단 정관변경 동의안’을 심사 자체를 보류시켰다. 이 과정에서 시의 시립박물관 건립정책과 그 동안 업무를 위임받아 추진해온 문화재단이 집중 성토를 당했다.

성남문화재단의 정관변경 동의안의 취지와 골자는 시립박물관 추진을 위한 연구 및 자료수집을 위해 학예사 등 4명의 인력이 필요하므로 성남문화재단의 현정원 92인을 96인으로 늘려달라는 것이다..

이 같은 취지 및 골자로 성남문화재단 정관변경 동의안이 시의회에 보고되자마자 사회복지 소속 의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포문을 열어 성남시와 성남문회재단을 전방위로 질타했다.

윤광열 의원은 “이미 토지공사가 판교개발이익금으로 판교에 112억원을 들여 건립토록 되어 있는 것을 시가 따로 부지도 마련하고 4백억원이 넘는 시비를 들여 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예산 낭비”라며 사안의 핵심부터 찔렀다.

이어 윤 의원은 “시와 문화재단이 시립박물관의 테마를 공연예술로 미리 정해놓은 것은 성남의 정체성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질타해 공연예술박물관 추진방향이  ‘그들만의 리그’식 추진임을 지적했다.

▲ 성남시립박물관 부지     © 조덕원

정종삼 의원은 졸속행정을 질타했다. 정 의원은 “시립박물관은 시민의 이해를 구하면서 방향을 정해야 하는데 미리 방향부터 정해 놓고 시민의 이해를 구하는 방식”이라며 시와 문화재단이 시립박물관 추진을 거꾸로 하고 있슴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또 “시립박물관을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지 시의회, 시민사회의 논의 및 합의도 거치지도 않은 상태에서 벌써부터 어떻게 유품 기증 합의와 같은 일을 문화재단이 할 수 있느냐”며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최윤길 위원장은 “성남문화재단이 정관 변경 동의안을 통해 인력을 늘리려는 것은 시립박물관을 공연예술박물관으로 건립하고 이를 위탁받으려는 것”이라며 공연예술박물관 추진방향은 미리부터 위탁주체를 문화재단으로 결정해놓고 사업을 추진하는 짜고 치는 고스톱임을 질타했다.

실제로 성남문화재단은 재단 발행 계간지인 《월간 아트뷰》 7월호에 실린 ‘speciail interview 성남시장 이대엽’을 통해 “(공연예술박물관) 완공 이후 운영을 성남문화재단이 맡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대엽 시장은 같은 기사를 통해 시립박물관을 공연예술분야의 전공자나 공연예술가들을 위한 박물관으로 추진하겠다고 발언, 성남적인 정체성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야 할 박물관을 기대하는 시민들을 황당하게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