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성남시장 이대엽)가 시립박물관의 명목으로 그 동안 무리하게 추진해온 공연예술박물관 추진사업이 결국은 실패로 돌아갔다. 성남시는 이 같은 실패를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인정했다.

민선3기에 이어 민선4기 역시 시민의 꿈인 시립박물관 추진사업은 좌충우돌을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그 동안의 예산과 행정력 낭비, 정책 실패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난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 성남시가 시립박물관의 명목으로 그 동안 무리하게 추진해온 공연예술박물관 추진사업이 결국은 실패로 돌아갔다. 성남시는 이 같은 실패를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인정했다. 사진은 성남시 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안 심사를 하고 있는 성남시의회 사회복지위원회 모습    ©성남투데이

성남시는 공연예술박물관 추진사업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공식 인정했다. 시의회에 제출한 행감 자료를 통해 “공연예술박물관 건립은 사실상 불가한 상태”라며 “현 시점에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공연예술박물관 추진사업이 실패로 돌아간 것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밝혔다. “시민공감대가 조성되지 못했다”는 점과 “역사와 전통을 가진 국립국장에서 내년 7월 개관을 목표로 공연예술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첫째 이유는 성남시가 ‘시립’박물관을 추진하면서도 그 주인인 성남시민을 무시하고 배제한 채 정책을 수행했다는 의미이다. 공연예술박물관은 ‘시민없는 정책’, ‘그들만의 정책’ 추진에 불과했음을 드러낸 것이다.

성남시가 공연예술박물관 추진을 위한 재정확보를 위해 올해 BTL사업을 문화관광부에 신청했다가 퇴짜를 맞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둘째 이유는 ‘국내 유일의 독창성’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추진해온 공연예술박물관이 한국공연사의 메카이자 산 증인인 국립국장을 무시한 채 ‘지역이기주의적 발상’에서 비롯되었다는 의미이다.

이 같은 정책 실패는 공연예술박물관 추진이 무산되었다는 단순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당초 한국토지공사가 판교 새도시 개발이익금으로 판교지구 제4호 근린공원에 건립하기로 한 시립박물관 건립이 물거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예산상으로는 무려 369억원. 민선4기에 들어서서도 그간 성남시가 공연예술박물관 추진을 위해 들인 ‘성남공연예술박물관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비용 2천600만원을 비롯, 각종 준비과정에 들어간 자체 예산의 낭비에 비할 바 아니다.

돌이켜보면 첫 출마 당시 시장선거 공약인 시립박물관 추진 명목으로 주택전시관에 크리스탈 박물관을 추진한다며 난리법석을 피우다 중단된 민선3기의 정책 오류가 있었다. 이로부터 시작해 성남시는 무려 6년이란 허송세월을 보낸 셈이다. 다름아닌 무능행정의 종합판.

근본원인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27일 공연예술박물관 실패를 다룬 행정사무감사에서 관계공무원에 들려준 윤광열 의원(대통합신당)의 지적이 그 답을 들려준다.

“초등학생도 이렇게는 하지 않는다. 누구인지 말씀 못 드리겠다. 그 분이 이거 아니다. 이렇게 가자 했으면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초등학생만도 못하다는 ‘그 분’이 누구인가. 그 분은 자신의 선거공약으로 추진된 공연예술박물관 실패에 대해 과연 100만 성남시민에게 솔직히 고백하고 엎드려 사죄할 수는 있을까?

이 정책 실패의 사례는 영락없는 ‘시장 퇴출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