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쓰레기봉투를 만들어 시중보다 30% 싼 가격에 성남지역에 유통시킨 공급책과 이를 직접 구입해 판매하거나 사용한 업주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가짜 쓰레기봉투 5만 여장을 만들어 유통시킨 혐의(공문서위조 및 행사)로 김모(50)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가짜 쓰레기봉투를 구입한 허모(36)씨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한 뒤, 이들에게서 가짜 쓰레기봉투 2천530장을 증거물로 압수했다고 18일 밝혔다.
▲ 가짜 쓰레기봉투를 만들어 시중보다 30% 싼 가격에 성남지역에 유통시킨 공급책과 이를 직접 구입해 판매하거나 사용한 업주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사진은 생활쓰레기봉투를 뜯어 쓰레기 성상조사를 하고 있는 모습. ©성남투데이 | |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6월초부터 10월말까지 성남시 로고가 찍힌 가짜 쓰레기봉투 5만여장(6천만원 상당)을 만들어 허씨 등 성남지역 나이트클럽과 슈퍼마켓, 식당의 업주들에게 판매한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10ℓ(소매가 250원)와 20ℓ(500원), 50ℓ(1천220원), 100ℓ(2천420원) 용량의 쓰레기봉투를 각각 제조해 30% 싼 가격에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K나이트클럽 김씨 등은 공급업자들이 유통한 쓰레기봉투가 가짜인 것을 알면서도 싼 가격에 구입해 직접 사용한 혐의다.
K마트 업주 이모씨(51) 등 쓰레기봉투 판매점 업주들은 가짜 쓰레기봉투가 정품보다 30% 싸다는 것을 알고 공급업자에게서 이를 구입한 뒤 소비자에게 정품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해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가짜 쓰레기봉투 제조경위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으나, 경찰은 이들이 중국에 자주 드나든 점으로 미뤄 중국에서 가짜 쓰레기봉투를 만들어 국내에 들여온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경찰은 또 성남시가 연 평균 100억원 가량의 쓰레기봉투 매출을 보이다 최근 1년 사이 10억원 가량 줄어든 사실에 주목, 이들이 유통한 가짜 쓰레기봉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다른 유통 조직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공급업자 김씨 등은 경찰 조사결과 전국 지자체 가운데 쓰레기봉투 사용량이 가장 많은 성남시에서 가짜 쓰레기봉투의 유통을 막기 위해 암호표시와 일련번호, 바코드 등 위·변조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이를 정교하게 위조해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성남시가 판매하는 정품 쓰레기봉투는 봉투 하단 “주의” 표시 가운데 앞 따옴표를 한 자 띄었는데 위조 봉투는 따옴표 앞 뒤 모두 한자씩 띄기를 했고, 정품 봉투는 안내문의 일부 글자를 명조체로 했으나 위조 봉투는 모두 고딕체로 처리한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