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정부의 고위층 인사를 비롯한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발길들이 ‘민생탐방’이라는 미명하에 재래시장에 잇따르고 있다.
 
연말연시나 설과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실시되는 이 같은 정치인들의 연례행사는 민심을 파악하기 위한 의미있는 정치적 행보이기도 하지만, 현실은 이벤트성 행사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 이귀남 법무부 장관과 이대엽 성남시장이 설 명절을 맞이해 11일 오후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을 방문했다.     © 성남투데이

설 명절을 앞둔 11일 오후 4시 30분 성남시 수정구 태평3동 소재 중앙시장에 이귀남 법무부 장관과 이대엽 성남시장이 설 명절을 앞둔 민심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당초 이 시장은 분당 오리 성남농협하나로마트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 장관의 중앙시장 방문으로 일정을 변경해 함께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을 방문한 것이다.

이날 이 장관과 이 시장의 중앙시장 방문에는 신인섭 상인회 회장과 양경석 수정구청장이 동행을 했다.

이 장관 일행은 중앙시장에서 과일, 쇠고기, 한과 등을 구매하고 물가 동향을 살펴보면서 상인들에게 설 대목 경기 상황에 대해 묻기도 했으며, 시장 곳곳을 다니며 ‘천사의 집’과 다문화가정에 선물 할 과일과 생활 용품 등을 구입했다.

▲ 이귀남 법무부 장관과 이대엽 성남시장이 중앙시장 현장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성남투데이

이 장관과 이 시장 일행은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중앙시장 일부 점포에서 10만원씩의 물품을 구매하면서 재래시장 경기가 어떤지를 물었다.

상인들은 “재래시장이 대형마트와 SSM 등으로 더욱 힘이 들다”고 말을 하자 이 장관은 “재래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라”고 수행한 차관에게 지시했다.

이 장관이 “비가 오는데도 손님이 많다”고 말하자, 지나가던 한 손님은 “서민들 먹고살기도 힘들고 어수선하기만 한데 복잡하게 시리 뭐하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로 항의를 하기도 했다

정육점에서는 “가격표시제과 원산지 표시제에 대해서 잘 되고 있는냐”며 광우병 파동을 의식한 발언을 했고 “재래시장 상인들이 대형마트와 경쟁하기 위해 박리다매로 극복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장관 일행은 재래시장의 열악한 시설 들을 둘러본 뒤 “비올 때를 대비해서 시설물을 보완해 주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신인섭 상인회 회장은  “중앙시장이 현재 재건축이 논의되고 있다”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 중앙시장 상인회를 방문한 신영수 국회의원과 수정구 당협 소속 시.도의원들.     © 성남투데이

또한 이 장관 일행은 시장을 둘러본 뒤 한 포장마차에서 시민들과의 덕담이 오가는 자리를 마련해 민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한 일용직 노동자는 “실업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특히 교포 노동자의 수를 줄여달라”고 요구하자 이장관은 “취업 요건이나 국가별 쿼터제로 조절하고 있고 국내 사정에 따라 방향을 잡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사항은 법무부 홈 페이지에 출입국 본부를 살펴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이 장관과 이 시장의 재래시장 방문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한편으로는 궁금해하면서도 “명절 때만 되면 민생탐방이라는 미영하에 너무 현식적으로 방문을 하는 것이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 장관 일행은 성남 중앙시장 방문에 이어 인근에 위치한 불우아동 보호시설인 ‘천사의 집’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성공한 사람 중 어린시절을 힘들지 않게 보낸 사람이 드물다며, 지금은 조금 어렵지만 꿈을 잃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생활하다 보면 곧 좋은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원생들을 격려하고, ‘법에게 물어봐’, ‘재미있는 헌법 이야기’, ‘만화로 배우는 헌법’, ‘손오공 무법 소탕기’ 등 법무부가 제작한 법교육 만화 교재를 전달했다.

12일 오후에도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이대엽 성남시장 그리고 수정, 중원, 분당 등 3개 구청장 모두가 중앙시장을 다시 방문하여 재래시장 민심과 동향을 파악할 예정이었지만, 임 장관 일행은 이날 일정관계로 방문계획을 취소했다. 

한편, 한나라당 신영수(성남수정) 국회의원도 이병렬, 장윤영 도의원, 이수영, 이재호, 남용삼, 정용한 시의원, 이상호 성남발전연합 사무총장과 함께 중앙시장과 인근 상가를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한편 설 차례상을 준비하기 위해 시장을 찾은 시민들과도 대화를 가졌다.

신 의원은 이날 먼저 중앙시장 상인회를 방문해 신인섭 상인회장으로부터 재래시장과 상인들의 어려움과 애로사항을 듣고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과 관련해 상인들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의원은 중앙시장 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한복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광웅씨가 “지금 많이 어렵고 힘들다. 장사가 잘 안된다”면서 “경제가 회복돼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질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말했다.

이에 신의원은 “지금 경제가 많이 어렵고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용기를 잃지 말고 희망을 갖고 열심히 생활해달라”면서 “경제활성화를 통한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