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6개월 동안 모은 동전을 경기공동모금회에 기부한 송명배 할아버지     © 성남투데이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최신원)는 지난 12월 18일(목) 포천체육공원에서 포천방송모금행사를 진행했다. 그날 1년 6개월 동안 수중에 들어오는 모든 동전(약 10만 원 상당)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경기공동모금회로 돼지저금통을 전달해주신 한 할아버지가 계셨다.

바로 포천시 군내면에 거주하는 송명배 할아버지(81)다. 군내면에는 송 할아버지를 모르는 주민이 없다. 항상 동네를 돌아다니며 형편이 어려운 이웃은 없는지 살펴왔기 때문이다.

송 할아버지는 1980년부터 20년 넘게 면내 사정이 어려운 독거노인에게 양로원 시설 이용을 적극적으로 권유해왔다. “옛날에는 양로원에 가는 노인들이 많지 않았어요. 궁상맞다면서......”라며 “농사를 잠깐 쉴 때는 동네를 쭉 돌면서, 가정에서 소외받거나 하릴없이 집에서 지내고 있는 노인들한테 혼자서 외롭게 지내지 말고 양로원을 가보라고 추천을 많이 했죠”라고 송 할아버지는 말했다. 뿐만 아니라 면사무소를 통해 형편이 여의치 않은 가정에는 꾸준히 쌀을 기부해왔다.

송 할아버지는 이러한 이웃사랑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도 노인의 날에는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송 할아버지는 “심성이 착하고, 부지런히 사는데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안타까워요”라며 “지금은 나이가 많아서 예전처럼 돌아다니지 못하고, 큰돈을 내지도 못하지만, 동전은 나한테 없는 돈인 셈 치고 앞으로도 꾸준히 이웃돕기를 위해 쓰려고 해요”라고 말하며 포천방송모금 이후 새로 구매한 돼지저금통을 보여주었다.

나눔에 적극적인 이유를 묻자, 송 할아버지는 6.25 때 자신에게 도움을 준 한 집주인을 떠올리셨다.

송 할아버지는 6.25를 피해 고향인 포천을 떠나 부산으로 피난을 가셨을 때,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한 가정집에 들어가 무작정 식사를 요청한 적이 있었다. 집주인은 흔쾌히 식사를 제공함은 물론, 50일 가까이 송 할아버지가 끼니를 해결할 수 있게 도움을 주셨다.

“그분에겐 그저 식사 몇 끼였을 수도 있겠지만, 전쟁 중에 그게 얼마나 고맙던지 6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라고 그때를 회상하며 “10원, 100원짜리 동전이 어떻게 보면 적은 돈이겠지만, 이렇게 모인 돈이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30년 넘게 활발하게 나눔을 실천하는 데에는 아내인 장정순 할머니(77)의 응원이 컸다고 송 할아버지는 말한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겠다고 혼자서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걸 할머니한테 말하니까 할머니가 아주 좋은 생각이라면서 당장 시작하라고 그러더라고요”라며 “할머니가 반대했다면 동네에 어려운 사람이 있나 살펴보지도 못했을 거고, 쌀이며 동전이며 아무것도 기부할 수 없었을 거예요” 송 할아버지는 말했다.

꼭 이루시고 싶으신 게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내가 텃밭을 조금 가지고 있는데, 내가 눈감기 전에 그 밭을 독거노인, 부모 없는 가엾은 어린아이같이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 묵는 공간으로 만드는 게 내 소원”이라고 송 할아버지는 대답했다.

한편, 경기공동모금회는 지난 11월 20일부터 2015년 1월 31일까지 ‘작은 기부, 사랑의 시작입니다’를 슬로건으로 ‘희망2015나눔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모금목표액은 160억 원이며, 현재까지 147억1천481만7천원의 성금(목표액의 92.1%)이 모였다.

☎ 기부참여문의 : (경기공동모금회)031-220-7900 | (ARS)060-700-1212 (1통화 2천원) / 한빈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