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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그 말 취소해!”

이대엽 시장 비서실장 출신 시의회 무시 발언
열린우리당 의원들 ‘발끈’, 공무원들 “있을 수 없는 발언”

벼리 | 기사입력 2006/12/14 [05:35]

“의원, 그 말 취소해!”

이대엽 시장 비서실장 출신 시의회 무시 발언
열린우리당 의원들 ‘발끈’, 공무원들 “있을 수 없는 발언”

벼리 | 입력 : 2006/12/14 [05:35]
이대엽 시정부의 시의회 무시가 극에 달했다. 민의의 전당 시의회에서 감히 공무원이 의원의 발언 취소를 요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당사자는 이대엽 시장 비서실장 출신 이성주 회계과장이다.

13일 시청이전 관련예산을 재심사하는 경제환경위에서 이성주 회계과장은 의회에 대한 답변 태도가 문제가 되었다.

▲ 성남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 성남시청사 이전 예산심의에서 문길만 위원장에게 "발언을 취소해달라"고 이성주 회계과장 발언을 한 뒤 함구하고 있는 모습.     ©조덕원

열린우리당 김시중 의원이 다년도예산인 중기지방재정계획상의 새해 투자금액과 새해예산안에 반영된 금액의 차이를 둘러싸고 집요하게 추궁하는 과정에서다.

예산심사 과정에서 김시중 의원은 불쾌함을 드러내며 “배 째라식 답변에 어떻게 해야 할지 갑갑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김 의원의 추궁을 통해 시청이전 에산편성에서 시 집행부의 부실행정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이 회계과장이 느끼는 책임의 크기가 김 의원을 비롯한 여러 의원들이 판단하는 책임의 크기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문길만 위원장이 이 점을 지적, “어떻게 시청이전이라는 큰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과장 답변이 그렇게 밖에 답을 못하냐?”며 질책했다. 이에 이 회계과장이 “다시 물어봐라, 답변하겠다”고 맞장을 놓았다.

한차례 설전이 문 위원장과 이 회계과장 사이에 오고가자 문 위원장이 “과장의 태도가 잘못되었다, 이 시장 비서실장 출신이라서 태도가 그러냐!”고 이 회계과장의 ‘아픈데(?)’를 찔렀다.

이 회계과장의 입장에서 문 위원장의 표현이 지나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비서실장 출신이 아닌 공무원의 입장에서 문 위원장 발언이 지나치다는 견해를 당당하게 밝혔어야 했다. 그러나 이 회계과장은 놀랍게도 “그 말 취소하라”고 달려들었다.

▲  결국 상임위원회는 장시간  정회 끝에 이성주 회계과장이 답변태도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 "심사숙고 해서 겸손하게 성실히 답변을 하겠다"고 말한 뒤 일단 마무리가 되어 예산 심의가 속개됐다.     ©조덕원

의회는 의원들이 말을 하는 곳이다. 시민을 대변해서 마음껏 말을 하라고 시민들이 제도적으로 보장해준 곳이다. 공무원이 의회에서 의원의 발언을 취소하라고 달려드는 것은 공무원의 사적인 생각이나 감정의 표현 수준을 넘어 의회 무시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순간 시청이전문제의 중요성 때문에 경제환경위 예산심사를 지켜보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발끈했다. 고성이 쏟아져 나오자 정회가 선포되었다. 이 회계과장을 향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맹렬히 비난을 퍼부어댔다.

윤창근 의원은 “의회에서 과장이 이렇게 고압적이라니! 눈꼴셔서 도저히 못 보겠다”며 “시가 지들 마음대로 해도 되는지 어디 두고보자”며 고성을 질렀다.

특히 열린우리당 당대표인 김유석 의원은 서류봉투를 내던지며 분노감을 드러내고 “공무원이 의회에서 의원의 발언 취소를 요구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냥 내버려둬선 안 된다”며 고성을 지르고 경제환경위실을 나가버렸다.

사태는 속개된 회의에서 이 회계과장이 “차후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성숙한 태도로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들을 존중해서 열심히 일하겠다”는 사과발언으로 진정되었다.

이날 이 회계과장의 의원 발언 취소 요구를 전해들은 공무원들은 한결같이 “같은 공무원이지만 있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이 회계과장의 처신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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