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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이전, 본회의 표결 없어야

〔벼리의 돋보기〕누가 구시가지를 죽이려고 하는가

벼리 | 기사입력 2006/12/14 [21:36]

시청이전, 본회의 표결 없어야

〔벼리의 돋보기〕누가 구시가지를 죽이려고 하는가

벼리 | 입력 : 2006/12/14 [21:36]
시청이전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핵심은 무엇인가? 구시가지를 죽이느냐 아니면 구시가지를 살리느냐에 있다. 한쪽에서 구시가지를 죽이려 하기 때문에 다른 한쪽에서 구시가지를 살려고 하는 것이다. 시청이전문제를 둘러싼 갈등에서 다른 핵심은 전혀 없다. 누가 구시가지를 죽이려고 하는가? 이대엽이다. 여기에 시의회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보조를 맞추고 있다.

구시가지를 죽이려는 세력에 맞서 누가 구시가지를 살리려고 하는가? 구시가지를 사랑하는 구시가지 시민들이다. 구시가지의 과거, 현재를 생각하고 미래를 우려하는 성남시민들이다. 성남시민들을 대변해서 시청이전 저지투쟁을 벌이고 있는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이다. 양당의 의회투쟁이 눈물겹다. 여기에 활동을 시작한 시청이전 저지를 위한 시민대책위가 있다.

▲ 지난 140회 임시회에서 시청사 이전과 관련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 본회의장 표결에서 부결에 동의하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기립표결을 하고 있다     ©조덕원

구시가지를 죽인다는 말의 뜻은 무엇인가? 정신적·사회문화적 피해는 일단 따지지 말자. 그러나 그 상처가 깊이 파인 홈처럼 지울 수 없고 간단히 치유될 수 없는 것임은 분명하다. 물질적 피해만 따져도 그 피해는 어마어마하다. 여기서 한 가지 핵심을 지적해보자. 구시가지를 죽인다는 것은 천문학적인 ‘시민의 부’가 구시가지에서 빠져나간다는 뜻이다. 최소 2조 이상의 시민의 부가 구시가지에서 빠져나갈 것이다.

시청이전에 따른 비용이 대략 5천억원 수준. 직접적인 시청이전 비용, 신청사 인근 공원조성 비용, 이후 설계변경 등을 고려한 추산치다. 시립병원, 재개발과 같이 시급히 우선 써야할 데 쓰지 않음으로 해서 오는 시민의 혈세낭비는 5천억. 양자를 합치면 무려 1조다. 시청이전은 구시가지의 도시기능 마비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땅값 추락, 사무실 공실률, 구시가지 지역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 구시가지 공동화, 슬럼화로 인한 피해는 최소 시청이전에 따른 1조의 수준을 훨씬 넘는다.

그렇다. 최소 2조 이상의 천문학적인 시민의 부가 구시가지에서 빠져나간다. 그런데도 이대엽은 ‘시민화합’이니 ‘신구시가지 균형발전’이니 헛소리나 늘어놓으며 시청이전을 강력한 드라이브로 밀어붙이고 있다. 구시가지 공동화, 슬럼화 방지대책도 없이 고작 현 시청사 활용방안이나 마련하겠다는 기만책이나 구사하고 있을 뿐이다. 그밖에 다른 이유는 없다. 이대엽은 단 한 가지, 시장권력을 틀어쥐고 있다는 이유에서 시청이전을 강력한 드라이브로 밀어붙이고 있을 뿐이다. 그가 구시가지에 해놓은 게 뭐가 있나? 달리 내놓을 게 없다.

여기에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이대엽의 시청이전 드라이브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한나라당은 시청이전을 찬성하는 정책이 부재하다. 한나라당이 얼마 전 시민사회에 공개적으로 밝힌 성명서의 내용,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이 의회에서 발언하는 내용들은 정책이라 할 만한 게 전혀 없다. 귀를 기울이다보면 마치 코메디를 보는 착각에 빠진다. 정책이 없는 정당은 정당이 아니다. 패거리집단일 뿐이다. 한나라당의 시청이전 찬성은 단 한 가지, 다수당이라는 이유만 확인된다.

비록 하나의 성남시를 구성하고 있지만 분당 신시가지와 성남 구시가지는 분명 다르다. 아픈 이야기이지만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차이’와 ‘특성화’가 두 시가지를 이해하고 함께 더불어 갈 수 있는 핵심 키워드다. 이 점에서 분당지역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구시가지의 명운이 달린 문제에 생각없이 나서서는 안 된다. 단지 한나라당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대엽에게 힘을 보태줘서는 안 된다. 장대훈, 박권종, 이형만 의원 같은 구시가지 출신의 분당지역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더 말할 게 없다.

특히 구시가지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시청이전이 갖는 정치적·사회적·경제적 파장에 대해 깊은 생각을 가져야 한다. 남용삼, 정용한, 이수영, 이상호, 이재호, 유근주, 한성심, 김재노, 황영승 의원은 깊이 살펴야 한다. 신상진 의원, 강선장 위원장도 시청이전문제에 관한 한 이대엽과 함께 가서는 안 된다. 수정구, 중원구 당 차원에서 정책과 정치적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사정이 안 되면 의원 스스로라도 판단해야 한다. 구시가지 한나라당은 시청이전문제에 관한 한 결코 이대엽과 함께 가선 안 된다.

구시가지를 살리려는 피눈물나는 노력이 점차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의회투쟁이 ‘사즉생’의 기운으로 펼쳐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시의회 경제환경위에서 13, 14 양일간에 걸쳐 이루어진 시청이전 관련예산을 삭감하기 위한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눈물겨운 의회투쟁이다. 같은 시각 양당 동료의원들은 심사과정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뜨거운 동료애를 발휘했다. 시청이전 저지 시민대책위 관계자들, 민주노동당 지지자들도 밤새 의원들을 격려하고 응원했다.

경제환경위에서의 의회투쟁은 대낮부터 시작해 밤을 새우며 다음날 새벽까지 장시간 예산심사를 한 사례로 성남시의회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단일한 지역정책의제로서 시의원들이 이렇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사례로도 성남시의회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10시간이 넘는 예산심사 과정에서 김시중, 김해숙, 김현경 의원이 보여준 논변과 열정은 눈물겨운 것이다. 김현경 의원이 한나라당의 기만적인 표결처리 시도에 의사봉을 빼앗아 저지에 나선 일은 가히 성남역사의 한 장면이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가. 14일 경제환경위에서 박권종 의원을 빼고 시청이전 관련예산을 통과시키기 위한 표결처리를 시도하다가 좌절된 한나라당이 회의 속개 후 박권종 의원을 도로 집어넣는 방식을 통해 5대4로 시청이전 관련예산을 통과시킨 것이다.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경제환경위에서 장엄한 전사를 했다. 그것은 한나라당에게는 생즉사의 의미,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에게는 사즉생의 의미다. 결국은 예산결산특별위에서 경제환경위를 통과한 시청이전 관련예산이 전액 삭감되었기 때문이다.

오는 20일 시의회 본회의를 앞두고 폭풍전야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 전운을 일으키려는 장본인은 누구인가? 다수당의 힘을 내세워 표결처리를 시도하다가 좌절된 한나라당이다. 한나라당 시의원들을 희롱하고 있는 이대엽이다. 전운의 실체는 본회의에서 예산결산특별위의 결정을 뒤집으려는 시도다. 가진 것이라고는 그것뿐인가, 한나라당의 수단은 역시 충분히 예견되는 바 다수당이라는 수의 논리다. 이미 몇몇 한나라당 의원들이 거론하고 있다. 시 집행부의 모종의 작업도 시작되었다.

시의회 본회의는 예산결산특별위에서 결정한 예산심사안을 개별이 아닌 ‘통으로’ 부결 또는 통과시키는 제도적 장치이다. 이것을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존중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시청이전문제만을 따로 떼어내어 표결처리를 통해 예산결산특별위의 결정을 번복하려고 나섰다간 큰일이 터진다. 우선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강력한 의회내 저항에 부딪치칠 수밖에 없다. 이미 불붙기 시작한 구시가지 주민들의 시청이전 저지투쟁에 기름을 확 끼얹게 될 수밖에 없다. 사태가 엄중해진다. 이 점에서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깊이 새겨두시라.

‘표결처리 없이 가시라!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구시가지를 죽이는 길을 절대 걷지 마시라! 절대 이대엽과 같이 가지 마시라! 절대 이대엽과 공멸의 길을 걷지 마시라! 성남역사에 절대 반역의 죄를 짓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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