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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만한 소리 하나 없네

[벼리의 돋보기]최근 지방언론을 통한 이대엽의 시청이전 발언

벼리 | 기사입력 2007/01/04 [21:56]

들을 만한 소리 하나 없네

[벼리의 돋보기]최근 지방언론을 통한 이대엽의 시청이전 발언

벼리 | 입력 : 2007/01/04 [21:56]
과연 시장 맞는가?

먼저 에둘러 가자. 이대엽 시장이 언론을 기피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제 입으로 제 말을 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만큼 시장으로서 자신이 없다는 얘기다. 시장이란 이름에 그 자리에 앉은 실제 사람이 걸맞지 않는 것이다. 어쩌다 언론에 나오는 이 시장의 발언은 예외없이 사전에 각색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 각색은 눈치껏 공무원들이 짜서 언론에 제공해 준 것이다. 그러다보니 민선3기 당시 1공단문제로 코너에 몰려 모처럼 기자들을 불러 해명한다고 직접 나섰다가 벼리에게 된통 혼난 적도 있었다. 무릇 장수란 저가 진을 치고 깃발을 내걸고는 한판 붙자고 나서는 것이 장수가 아니겠는가.

이 같은 사정은 언론만이 아니다. 명색이 시장이라는 사람이 자신을 뽑아준 시민들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을 기피한다는 것은 시장이 시민들 속에서 지역의 문제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시장으로서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대체 그는 시민들 속에서 자기의 말로 지역의 문제를, 그에 관한 자기의 생각을, 시민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 적이 없다. 도대체 시장으로서 당당하지가 않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 시청 이전문제는 한 마디로 얘기하면 달리 내놓을 게 없어 장밋빛으로 꾸며 내놓은 이대엽 시장만의 사업일 뿐이다. 이대엽 시장은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의원들, 건강한 구시가지 시민들의 시청이전에 따른 문제점 지적에 대해서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폄하하고 있다.     ©성남투데이

대신 그는 어디 행사에나 나가 공무원들이 미리 써준 원고나 읽고서는 얼굴이나 팔고 손이나 잡아주는 일이나 한다. 그러나 이런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또 이런 일로나 시민들을 상대하면서 소중한 공공의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시장 자리가 요구하는 본색에도 맞지 않고 그에게 지불하는 막대한 봉급이나 판공비 명목의 시민 혈세를 생각해봐도 아까운 생각이 들 뿐이다. 시민들이 그런 일이나 하라고 그를 시장에 앉힌 것은 결코 아니다. 성남을 믿고 맡기겠으니 임기 동안 제대로 책임지라고 그 자리에 앉힌 것이다.

자신 없는 시장의 면모는 의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직은 지방자치가 시민들 속에서 깊이 체험되고 일상의 담론으로 되고 있지 못하다. 때문에 지방자치의 면모는 대개 의회라는 제도적인 통로를 통해 나타나게 되는데 이 의회에서 지방자치를 이끄는 시장의 면모가 영락없이 아니올시다다. 언제 이대엽 시장이 중대한 지역문제를 놓고 시의원들과 격론을 벌인 적이 있는가? 이만저만 해서 꼭 필요한 일이니 도와달라고 제대로 설득에 나선 적이 있는가? 꿀 먹은 벙어리가 따로 없다. 시장으로서의 면모가 아니다. 보면 볼수록 그의 시장 자질에 심각한 의문만 일어날 뿐이다.

허울뿐인 장밋빛 그림, 시청이전

시청이전문제는 한 마디로 얘기하면 달리 내놓을 게 없어 장밋빛으로 꾸며 내놓은 그만의 사업일 뿐이다. 지난 2일 지방지인 인천일보를 통해 시청이전에 관한 그의 얘기가 나왔다. 그가 그린 장밋빛 그림은 “첫째 100만 도시의 위상에 맞는 시청사를 갖고 싶다, 둘째 민선1기부터 시작되었다, 셋째 도시공간구조의 변화를 반영한 도시정책적 사업이다, 넷째 분당으로 가는 게 아니다, 다섯째 신구시가지간 지역통합을 꾀하기 위해서다, 여섯째 도시광역화에 대비할 수 있다”로 요점이 정리가 된다. 왜 장밋빛인가.

첫째, 100만 도시의 위상에 맞는 시청사를 갖고 싶다는 것은 현 시청사 규모에 비해 3배 이상 큰 호화판 청사를 짓겠다는 뜻이다. 더구나 초호화판 청사를 지을 경우 정작 구시가지 시민들에게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재개발, 시립병원은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성남시 1년 가용예산 규모가 3-4천억 수준에서 3천억이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초호화판 청사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락없는 혈세낭비사업이다. 또 현 시청사를 옮기지 않고도 재건축이나 리모델링하는 방법도 있고, 인근 건물을 임대해서 쓰는 방법도 있고, 그래도 부족하다면 인근 부지를 확장해 규모를 늘리는 방법도 있다. 왜 다른 방법들에 대해서는 침묵하는가?

둘째, 민선1기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정확히 그가 시장이 되고 나서 다시 추진하는 사업일 뿐이다. 민선1기 때 오성수 시장이 추진하던 것은 오성수 시장의 일로 이미 막을 내린지 오래다. 민선2기 김병량 시장은 시청이전을 추진하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을 오도하고 민선1기부터 시작되었다니? 더구나 민선1기 오성수 시장이 추진한 것은 시청이전이 아니다. 구시가지에 있는 모든 행정기관을 행정타운으로 묶어 다 옮기겠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행정타운 조성사업은 분당의 독립시 요구를 막기 위한 정치적 성격이 강했으며 결국 추진하다가 중단되고 만 것이다. 또 당시 매입한 땅은 여수동 변전소 부근으로 지금의 이전부지인 분당구 야탑동 장미마을 앞과는 전혀 다른 곳이다.

셋째, 도시공간구조의 변화를 반영한 도시정책사업이다? 이는 도시정책적 정당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그가 우기는 억지에 불과하다. 민선3기 당시 이 시장은 시청이전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전을 통해 새로 짓는 초호화판 청사를 ‘핵’으로 설정하고 그 주변에 성남, 분당, 판교, 둔전(서울비행장 폐쇄하고 조성하겠다던 주거신도시)라는 네 시가지를 배치하는 도시기본계획을 짰다가 중앙정부로부터 성남, 분당, 판교 세 시가지나 잘 조화시켜 발전시키라는 공식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무슨 거짓말을 늘어놓는가! 더구나 그가 초호화판 시청사를 짓겠다는 여수동 땅은 중앙정부가 집없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쓰기 위한 땅이다. 취지에 맞게 써야 한다.

넷째, 분당으로 가는 게 아니라니? 누가 분당으로 간다고 했나? 정확히 말해서 구시가지, 그것도 구시가지 한복판에서 빼내간다고 했지. 게다가 분당으로 간다고는 하지 않았어도 새 시청사가 분당구 야탑동 장미마을 옆이라는 점에서는 분당 쪽에 붙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또 새 시청사는 구시가지 주민들이 북적거리는 중원구 모란 쪽에서도 도보로 접근하기에는 아주 먼 거리이기도 하다. 결국 구시가지의 외곽으로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다섯째, 신구시가지간 지역통합을 꾀하기 위해서라니? 지역통합을 시청이전으로 하겠다니? 세상에 이런 무식한 발상이 어디에 있나? 지역통합은 구시가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신구시가지간 사회문화적 차이를 잘 조화시키는데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오히려 시청이전은 성남의 뿌리인 구시가지를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대표하면서 동시에 마지막 남은 도시기능인 중추행정기능을 지워버리겠다는 의미일 뿐이다. 자연 구시가지의 낙후, 신구시가지간 불균형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성남의 뿌리인 구시가지에 사는 성남사람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다.

여섯째, 도시광역화에 대비할 수 있다? 이게 도대체 할 소리인가. 진짜 두번씩이나 시장 하면서 행정 모르네. 2010년 이후 추진 예정인 광주시, 하남시와의 통합 논의는 왜 쏙 빼놓는가. 왜 미래의 성남시민인 판교주민들이 입주도 하지 않았는데 그들을 쏙 빼놓고 시청 이전을 추진하는가. 왜 성남, 분당, 판교만 말하고 송파신도시를 말하지 않는가. 이 점에서 보자면 시정이전문제는 진실로 판교, 송파가 다 만들어지고 그 때 가서 공론에 붙여 논의를 시작해도 전혀 괜찮은 문제일 뿐이다.

요컨대 이 시장이 지난 2일 한 지방언론을 통해 발언한 시청이전문제는 그가 장밋빛 그림이나 제시하면서 문제를 호도하고 있으며 시청이전에 따른 심각한 문제들을 보지 못한다는 결론을 얻는다. 그래놓고도 그가 하는 말은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의원들, 건강한 구시가지 시민들의 시청이전에 따른 문제점 지적에 대해서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폄하한다. 놀랍다! 성남을 이끌어야 할 시장에 있는 사람이 도대체 상황인식이 어떤 수준이길래 고작 이런 ‘말을 위한 말’이나 짓고 앉았으니!

시청이전에 따른 문제들에 대해 단 한마디도 안하다니!

시청이전문제는 이 시장이 아무리 장밋빛으로 꾸며 말한다고 해도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공감하고 있듯이 이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한나라당 의원들과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의원들 사이에는 이전에 따른 문제들에 대해 전자는 심각하게 보지 않고 후자는 심각하게 본다는 결정적인 차이가 놓여 있다. 그리고 이 차이는 구체적으로는 지역살이에서의 삶의 깊이, 의원으로서의 정책적 고민의 정도, 지역 미래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의 유무를 의미한다.

문제는 시청이전에 따른 문제들에 대해 이 시장이 단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와 관련해 그가 말하는 것은 정말 짜증난다. 시청이전은 거침없이 밀어붙이겠다는 사람이 시청이전에 따른 문제들이 무엇인지, 그 문제들이 구시가지 시민들의 삶에 얼마나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고민도 하지 않고 그에 관한 발언도 전혀 하지 않으면서 고작 “앞으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말풍선이나 불어댄다. 게다가 이미 올해 첫 삽을 뜨겠다고 한나라당만의 시의회를 통해 밀어붙였으면서도 ‘지금 당장’이 아니라 나중인 ‘앞으로’다!

그가 단지 가슴에 와 닿지 않는 공허한 장밋빛 그림만을 말하고 시청이전에 따른 문제들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은 주목을 요한다. 이 점을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은 그의 시장 자질문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어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다름아닌 그가 정책수행에서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명암에서 어두운 측면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는 정책의 명암을 따져 손익을 계산하고 이득이 있을 때 정책을 집행한다는 정책수행의 ABC도 모른다는 의미 곧 책임지고 정책을 다뤄야 할 시장으로서의 기초적인 자질문제와 직접 연결되는 것이다.

시청이전문제는 찬반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현실적으로는 구시가지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사는 곳이 망한다는 위기의 문제이자, 논리적으로도 밀어붙이는 이 시장의 근거와 논리가 부재 내지는 절대 빈곤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허한 장밋빛 그림이나 내거는 이 시장은 마치 칼날 위에 선 사람과도 같다. 시청이전문제에는 이 시장의 자기도취에 빠진 아상만이 있을 뿐 정말 성남의 지역문제 특히 구시가지의 명운을 고민하는 시장은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 오랏줄 없이 자기를 묶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경우라 하겠다. 

이 시점에서 이 글을 쓰는 까닭이 분명해진다. 바로 그에게 위험하다고 신호를 보내는 바로 그것이다. 이 위험신호에서 무엇을 읽어내고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는 전적으로 그의 몫이다. 여기서 분명하게 보태줄 수 있는 얘기는 그를 두번이나 시장에 앉혀준 시민들에게 그가 보은하지 않으면 안되며 그 길은 딱 한 가지라는 점이다. 민선4기 시장이 되면서 최우선순위 사업이 재개발이라고 자신이 공개적으로 밝힌 대로 구시가지의 낙후된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민선4기에는 꼭 하겠다고 공약으로 내건 시립병원 설립에 온힘을 쏟아 붓는 일이다. 구시가지 성남사람들에게 더 이상 가슴에 못을 박아서는 안 된다.

성남의 문제를 풀어가는 일에서 구시가지가 잘 먹고 잘 사는 길을 우선 밟아야 한다. 분명하다. 그래야 구시가지보다는 훨씬 나은 분당, 판교 나아가 송파신도시까지도 함께 어우러져 조화롭게 공생할 수 있다. 이것은 상식이다. 쓸데없는 아집 피우지 말고 가슴에 새겨두시라. 무슨 때 아니게 얼어 죽을 시청이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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