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의 피랍 봉사단원 살해통첩 등으로 이들이 소속된 분당 샘물교회는 극도로 긴장감이 고조됐다.
전날 밤 교회 1층 사무실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샌 교회 신도와 가족 10여 명은 이날 사무실에서 대책을 숙의하며 정부쪽 협상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통첩시한을 1시간 앞둔 오후 3시30분부터 외교통상부와 연락이 끊긴 뒤 외신에서 한국군 철수를 재차 요구하는 2차 통첩 보도가 전해지자 교회측은 한때 공황상태에 빠지기도했다. 이날 오후 4시20분께 피랍가족 비상대책위원장이자 봉사단원 차혜진(31.여)씨의 동생 차성민(30)씨가 사무실 밖으로 나와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차 씨는 또 "외교통상부 장관은 가족들에게 사실 규명은 물론 구체적인 대책을 밝힐 것을 요구하며 아울러 한국군의 즉각 철군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통첩시한을 넘겨 4시52분께 무장세력이 독일인 인질 한 명을 살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TV 앞으로 몰려 뉴스속보에 촉각을 곤두 세우기도 했다. 오후 5시30분께 한나라당 임태희(분당을) 의원이 교회를 방문해 "외통부에 들러 이야기를 듣고 가족들을 위로하러 왔다"며 "아프간쪽 납치세력의 정체가 파악되지 않아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하지만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샘물교회 관계자들은 초조함 속에서도 극적인 석방을 기대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한편 전날까지 가족들의 안전을 의식해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던 교회측은 이날 오후 처음으로 가족대표 세 명이 공개 기자회견을 갖고 피랍사건 이후 경과를 설명하고 심경을 털어놨다.
가족 대표인 차성민(차혜진씨의 동생)씨는 "어젯밤 살해경고라는 무시무시한 단어를 사용한 외신소식을 듣고 가족의 한 사람으로써 가슴이 너무 아파서...."라며 울먹였다 남매를 함께 아프칸으로 보낸 서명화(29.여).경석(27)씨의 아버지 서정배(57)씨는 "간호사로 일하는 딸은 인도나 르완다 같은 곳으로 여러차례 봉사활동을 다녀왔고 그곳 상황이 너무 비참하고 특히 어린이들을 돌보기 위해 미용 공부를 하고 있는 동생도 함께 데리고 가기로 한 것 같다. 딸은 다녀오면 일본에 가서 외국 간호사 자격시험을 본다" 며 "시험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빨리 돌아와서 공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서 씨는 또 "외신보도가 제발 오보였으면 좋겠다"며 "애들이 무슨 일을 당하면, 나는 이 세상에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울먹여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한편 샘물교회 사무처장 권혁수(57) 장로는 기자들에게 "무엇보다 피랍 신도들의 안전과 조기석방이 중요하니 각계의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면서 교회측 대책 등을 묻는 질문에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저작권자 ⓒ iwa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
|